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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코딩이란 단어는 적절하지 않다

vibe coding is both hilarious and cringe

by 월리

나무위키 에서는 바이브 코딩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바이브(vibe) 코딩이란 개발자가 생성형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코드를 작성하는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로 프로그래밍을 할 때 사전에 엄밀한 논리나 설계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직감과 느낌에 의존한다는 의미로 바이브 코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요즘 유튜브, 링크드인 등 수많은 곳에서 바이브코딩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내가 개발을 하지 못하더라도, 혹은 개발을 할줄 알더라도 AI를 사용하면 내가 코드를 한줄도 작성하지 않아도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영화에서나 보던 단순히 엔터 하나에 프로그램이 뚝딱 만들어지는 멋진 모습을 '바이브'라는 단어에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AI가 해주는 코딩은, 그렇게 바이브가 넘치는 일만은 아닙니다. AI를 개발이 아닌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할 때에도 우리는 '할루시네이션'이라는 정보의 불일치를 경험합니다. 이는 AI가 '모른다고 하지 않도록 설계' 되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나에게 모르는 것을 질문하게 되면, 그 내용을 모른다고 사실대로 말하거나 혹은 아는척을 하게 됩니다. 모른다는 것을 사실대로 말했을때에는 정보의 불일치가 발생하지 않지만, 아는척을 하게 되는 순간 상대방은 '이 정보가 진짜로 사실인지 계속 검증해야 하는' 부가적인 수고로움이 발생하게 됩니다. 더 위험한 것은 이 거짓된 정보가 사실이라고 믿는 순간, 질문한 사람은 대답이 거짓이라는 것을 정확히 알기 전까진 계속 잘못된 방향으로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죠.


듀얼브레인 에서는 모르는 질문이 들어와도 어떻게든 대답을 만들어내야하는 LLM의 특성이 할루시네이션을 야기하였고, 이는 인간이 아직도 AI를 100% 믿으면 안되는 원인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퍼플렉시티 등에서는 AI가 답변을 위해 사용한 외부의 정보들을 모두 출처로 함께 전달하면서 자신이 답변한 내용의 정당성을 사용자에게 인정받기도 합니다.




많은 강의나 유튜브에서 바이브코딩을 '비개발자가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최고의 정답지'처럼 이야기합니다. 내가 개발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다면(컨텍스트), 그리고 AI에게 잘 가이드할 수 있다면 프로그램은 AI가 개발하도록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바이브코딩을 광고하는 분들의 대다수는 개발자입니다. 프로그램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고, 어떤 기술을 사용해야하는지 알고, 오류가 발생했을때 AI에게 오류의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간혹 AI가 계속해서 오류를 해결하지 못한채로 남아있으면, 코드를 보고 어디가 문제인지 고민한 다음 해결할 수 있는 구간을 제시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Screenshot 2025-09-16 at 10.43.56 AM.png 바이브에 대한 생각


그런 점에서 바이브라는 단어는, 오히려 AI를 사용한 개발의 환상을 심어주는 과장된 광고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는 AI를 현명하게 잘 다뤄야 합니다. AI가 방황하지 않고 목표하는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해 효율적으로 토큰을 사용해가면서 단계별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가이드해야합니다. claude code의 'dangerously-skip-permissions' 처럼 완전히 AI에게 맡겨버리는, 마치 내가 엔터발사대가 되어버리는 사이가 되어버려서는 안됩니다. 이건 바이브가 담긴 멋진 코딩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일을 마무리 짓고싶지만 나의 선택과 생각은 하고싶지 않은 무책임한 코딩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AI의 코딩실력이 점점 좋아지는건 사실입니다. 코드 전체를 읽어오는 능력도 그렇고, 문제가 생겼을때 해결해가는 과정도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이젠 사람이 아이디어와 개발 단계만 잘 정하면 되는, 진짜 프로덕트(product) 엔지니어가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그렇게 되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바이브라는 단어는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좀더 멋스럽고 느낌있는 단어로 바이브를 선택한것 같지만, 오히려 이것이 'AI에게 무지성으로 모든걸 의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지는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좋은 단어가 생각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바이브 만큼 인상적인 단어가 떠오르지는 않네요.



Assuming whatever pops up on your screen is correct just because it compiled is dangerously naive. You need expertise to read, understand, review, and modify that code yourself. Otherwise, you’re just an amateur with a magic wand, hoping for the best.

: Vibe coding is one of the stupidest things I’ve ever heard - Alexis Cha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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