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입니다.. 한주에 3개의 밋업을 참석해본건.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컴퓨터와 소통합니다. 너드(Nerd)라는게 일종의 멋을 가미한 실력의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거북목과 더벅머리, 그리고 소통하기 어려울수록 이사람은 찐 개발자라는 약간의 농담과 진심이 섞인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개발자들에게 밋업(Meetup)은 꽤 멋진 활동입니다. 사람은 사회에 속한 하나의 일원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회에서의 교류는 필수적이라는 제 생각을 빗대어볼때, 특히나 직업적으로 사람과의 교류가 적을 수 밖에 없는 개발자들에게, 밋업은 어떻게보면 쉽게 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활동이기도 하죠.
제가 대기업에서 근무할 당시엔, 회사 안에서도 다양한 인사이트를 나누고 서로 교류할만한 기회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 와중에도 다양한 밋업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사람들과 교류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점점 업무가 많아지면서 이런 기회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코로나가 있었던 시기에는 이러한 행사도 굉장히 적었기 때문에, 약 3년가까이 밋업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우연치않게(?) 이번주에 자그마치 3개의 밋업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최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AI, 특히 AI 에이전트의 사용 방법입니다. 송길영 박사님의 책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에도 나와있는 내용입니다만, 저는 앞으로 많은 직장인들 특히 개발자들은 모두 1인 사업자와 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는 경력이 올라갈수록 후배들, 또는 내가 관리하고 있는 사람들을 잘 가이드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고 그 사람들의 경험을 키워주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내가 고용하고 있는 에이전트들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학습시켜서 키워나가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이 신입 개발자들에게는 굉장히 무서운 이야기겠지만, 오히려 반대로 이제는 개발자들이 '명확한 설계와 지시'를 잘 해나갈 수록 시니어라고 부를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경력이 많다고 시니어가 아니라, AI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보다 얼마나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일을 할 수 있는가가 시니어의 척도가 될 날도 올것 같습니다.
무튼 이런 생각으로 최근에 클로드 코드(Claude Code)에 거금을 들여 유료 서비스 사용을 시작했습니다. 기존에도 Windsurf나 Gemini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대표적인 '에이전틱(Agentic)하게 업무를 요청할 수 있도록 설계된 AI Agent'인 클로드 코드를 제대로 사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과금도 하고, 책도 사고, 공부를 시작하다보니 확실히 제가 지금까지 사용해온 방식은 깊은 바닷속의 겉 표면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저곳을 검색하다가 2군데의 AI와 관련된 밋업을 찾았습니다.
AWSKRUG 밋업은 대부분 AWS 제품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이번에는 딜라이트룸에 근무하는 최종원님이 Claude Code에 대해서 발표해주셨습니다. 특히 소개란에 'Claude Code 창시자의 철학을 따라가보며 내부 동작을 깊이있게 분석했던 사례'라는 문구가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솔직히 클로드 코드에 대한 저의 첫번째 밋업이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CLAUDE.md 파일을 사용한 SDD(Spec Driven Development), 컨텍스트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 MCP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서 컨텍스트 낭비를 줄이는 방법, Ultrathink를 통한 복잡하고 세밀한 추론 등 정말 좋은 내용들이 가득해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때 들었던 내용들을 제가 직접 수행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들을 포스팅해서 공유하겠습니다.
특히 놀랐던 것은, 저의 경우 이때 들었던 발표내용 대부분이 굉장히 새롭고 흥미로웠는데요, 발표자님께서 '이정도는 너무 기본이라 오히려 다들 아실 것 같아 걱정했다'라고 말씀하셔서 앞으로 공부해야할게 정말 많구나 하고 반성도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클로드코드에서 공식적으로 한국에서 진행하는 첫번째 밋업이었습니다. 굉장히 의미있는 밋업이었고, 클로드 코드의 엔지니어분과 Claude Code Template 개발자 분의 발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개발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스티커도 많이 얻었습니다.
이 날 발표자 중에는 Sionic AI의 개발자이신 Sigrid Jin(박진형)님도 계셨는데요,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진형님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토큰을 많이 사용한 클로드코드 유저'라는 타이틀도 보유하고 계실정도로 파워유저였는데요, 클로드코드를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한계에 대해 궁금해하는 제게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도 동일하게 Ultrathink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개발자의 경우 복잡한 코드에 대한 추론과 이를 단계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중요할때가 많습니다. 특히 코드가 복잡해질수록 이전 세션에 대한 기억이 왜곡되거나 사라져서 중간에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만들어지고 이게 세션 내에서 학습되어서 골치아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Ultrathink만으로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클로드코드에게 깊은 생각을 강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가로 PLAN.md와 같은 계획을 세우는 방법도 말씀하셨는데, 이런것도 추후에 제가 학습하면서 새로운 포스팅으로 공유해보려고합니다.
또한 클로드코드만의 장점인 서브에이전트 활용을 적극 권장했습니다. 종원님과 진형님 모두 에이전트마다 역할을 부여하고, 이 에이전트끼리 서로 논쟁(debate)하도록 만든다음, 여러번의 논쟁을 진행해서 최종적으로 서로 합의되었을때 결과를 적용하도록 하는 구조를 말씀하셨습니다. 굉장히 흥미로운 내용이었고, 앞으로 작업할때 꼭 사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AI와 관련된 것은 아니었고, 제가 8월 중순부터 약 1달간 진행한 학습모임(포스팅)이 있었습니다. Uniswap에 대해 Joel Mun님이 무료로 개인 시간을 내어 강의해주신 유익한 시간이었는데요, 마지막에 밋업을 통해 여러 Web3 종사자 및 Web3에 종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강의를 해주신 조엘님이 고맙기도하고, 뭔가 리프레시(?)도 할겸 저는 헬퍼로 참석했는데요, 예상했던것보다 훨씬 많은 약 140명에 가까운 분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현재 저는 블록체인과는 살짝 거리가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는 등 부정적인 이유는 아닙니다. 이 글의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저는 앞으로 한 우물만 파는 개발자가 되는 것보다 AI를 잘 활용하는 개발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허들은 점점 낮아질 것이고, 개발자는 하나의 모듈이 아닌 전체적인 상품을 볼 수 있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에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상품을 구성하는 전체 구조에 대한 시야를 보고, 원하는 바를 명확하고 알기쉽게 AI에게 설명하고 이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튼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지금은 블록체인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필드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래도 블록체인에 대한 소식이나 정보들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포스팅 에서도 적었지만,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궁금한 점이 많습니다. 이러하다보니 이러한 밋업에 참여해서 동향도 확인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시간도 꽤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저에겐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어쩌다보니(!) 다음주에도 몇개의 밋업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저는 인맥과 소통보다는 학습 과정에서 생기는 궁금함을 해결할 수 있는 통로로 생각하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음주에는 제가 계속해서 궁금함을 가지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밋업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내향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활동을 하려니 쉽지 않은데요, 그래도 이번주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을 가졌던 것 같아 굉장히 뿌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