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위워크 공간에 있는 머그컵에는 'Do What You Love
전 세계 위워크 공간에 있는 머그컵에는 'Do What You Love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라)'라는 글귀가 담겨 있다. 'Making a life, not a living’ 생계를 위한 삶이 아닌, 인생의 ‘업’과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글로벌 네트워킹 플랫폼을 제공하는 위워크Wework는 2010년 이스라엘 출생의 애덤 노이만과 미국 오리건 주 출신의 미겔 매켈비 두사람이 공동 창업한 위크스페이스 브랜드이다.
대부분의 유니콘 스타트업이 위치한 실리콘벨리가 아닌, 뉴욕에서 시작된 위워크Wework는, 현재 전 세계 12개국의 39개 도시로 지점을 확장하여, 창업 후 6년만에 기업가치가 170억달러(약 17조원, 2016년기준)에 이른다. 워워크에는 그들이 ‘멤버’라고 부르는 다양한 형태의 입주자들이 존재하는 데, 스타트업, 개인 프리랜서나 대형 업체의 특정 부서가 그들이 주요한 고객이다. 위워크Wework를 창업한, 미겔 매켈비는 매거진 B와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부터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금의 위워크가 아니었습니다. 사업 초반부터 위워크를 뛰어 넘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죠. 저희가 상상한 건 서로에게 도움과 영감을 주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글로벌 네트워킹 플랫폼입니다. 위워크 혹은 위리브 같은 물리적인 공간이 됐든, 온라인상 디지털 플랫폼이 되었든, 이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의 인생의 업과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자 했습니다”라는 그의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오늘은 매거진 B의 2016년 12월호의 위워크에 관한 통찰들을 바탕으로, 유니콘 스타트업, 위워크의 브랜딩 및 플랫폼 확장 전략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2008년 미국 경기는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불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당시, 뉴욕의 브루클린의 덤보 지역에서, 사무실 한 층을 임대하여, 15개의 사무 공간으로 쪼개어 재임대하는 아이템으로 ‘커뮤니티를 만드는 부동산’를 지향하는 그린 데스크 Green Desk를 운영하던 애덤 노이만과 미겔 매켈비는 이와 같이 위기를 기회로 인식한다. 애덤 노이만은 금융 위기로 실업자로 내몰린 사람들은 새로운 비지니스를 시작할테고, 규모를 줄이는 대신 그에 맞는 새로운 사무실을 찾게 될 것이다라며, 물리적 공간에 결합되는 커뮤니티와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그의 말은 적중했다. 미국 중소기업청 자료(SBA)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뉴욕 시에 기반을 둔 회사 중 종업원이 10명 미만인 소규모 회사의 수는 금융 위기 직후에도 크게 내려가지 않았다고 한다.
위워크Wework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그린 데스크Green Desk의 재임대 아이템은 여전히 위워크의 주요 비지니스 모델의 근간을 이룬다. 위워크의 주요 비지니스 모델은 10년 또는 20년 단위로 사무 공간을 장기간 임대한 뒤, 그걸 다시 잘게 나누어 월 단위의 코워킹 스페이스로 재임대하는 것이다. 2010년 2월 뉴욕 소호에 첫 번째 지점을 연 뒤 2011년 말 미국 내 5개 지점으로 확장했고, 현재는 미국과 유럽의 주요 도시를 비롯하여 텔아비브, 홍콩과 서울등 전세계에 100여개의 지점이 있다. 회원수는 불과 5년만에 약 8만명이 이른다.
위워크는 6년이라는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브랜딩에 대한 중요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위워크의 CBO(Chief Brand Officer)로 활동 중인, 레베카 팰트로 노이만은 매거진 B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가 운이 좋아 급성장하고 있지만, 이 상황에서 브랜드를 근시안적으로 접근하면 브랜드의 진정성이 악화될 지 모르죠. 전, 저희 회사의 브랜드를 걸고 하는 모든 부분에서 진정성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라며, 위워크의 위커뮤니티는 일과 삶과 생각의 방식을 바꾸는 일종의 ‘움직임(Movement)’으로 여겨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레베카는 불교와 유대교를 공부하며 여러 명상법을 익히며, 요가 강사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위워크Wework가 삶의 지혜, 의식(Consciousness)을 모으는 플랫폼이라 이야기하는 레베카는 개방적이고, 타인에게 항상 배우고자 하며,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의지가 있는 위제네레이션 세대를 위한 커뮤니티 비지니스가 곧 위워크Wework라고 표현하고 있다.
위워크의 창업자, 미겔 매켈비는 매거진 B와의 인터뷰를 통해 “위워크하면 사람들에게 떠오르는 것이 ‘급성장’, ‘기업 가치, ‘투자 유치액’이 아니라 위워크에 입주한 멤버들의 이야기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라며, 기업의 가치가 수십업 달러를 넘어서고, 흔히 말하는 ‘유니콘’ 기업에 반열에 올라선 이후에도, 초심을 굳건히 다지고 현실감을 유지하는 것(stay grounded)에 집중했음을 강조했다. 미겔 매켈비는 위워크의 브랜드를 앞세우기 보다는 위워크에 속한 멤버들과 그들의 경혐이 위워크 신화의 요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며, “위워크가 죽느냐 사느냐는 결국 멤버를 만족시키느냐 못 시키느냐에 달려 있으니까요.”라고 말한다.
공연수요 예측 플랫폼, 마이뮤직 테이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재석 대표는 실재로 위워크의 서울 강남역 브랜치에 입주해 있다. 그는 매거진 B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 세계 도시에서 다양한 공연을 열기 때문에 해외 네트워크가 잘 된 코워킹 스페이스가 필요했고, 그런 지점에서 위워크는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덕분에 위워크 지점이 있는 도시로 출장을 떠날 때, 사무공간을 찾을 필요가 없어요. 위워크는 국적과 도시 상관 없이 동일한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두번째 이유는 교통편입니다. 주로 공연 관계자와의 미팅이 잦은 멤버들에게 강남 사거리 만큼 이동하기 편한 곳은 몇 없죠.”라고 말한다. 위워크의 멤버들은 이와 같은 '물리적인 것'들 뿐 아니라, '디지털상의 것’에 대한 효용성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서울, 런던, 뉴욕등 자신이 입주해 있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위워크 멤버들간의 네트워크 및 커뮤니티의 비지니스적 거래는 아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위워크 커뮤니티 안에서 얻은 사업만으로도 회사가 굴러가는 성공담도 종종 들려온다고 한다.
스타트업 및 개인 프리랜서등을 대상으로 한 코워킹 플레이스가 정부 및 기업/재단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사회 공헌)의 측면에서 운영되고 있는 국내의 현실과는 달리, 위워크는 스타트업이라는 민간 주도로,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한 예인 점이 흥미롭다. 스타트업이기에 스타트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들을 위한 ‘물리적인 것’과 ‘디지털상의 것’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아가는 위워크Wework의 브랜딩 및 플랫폼 확장 전략은 한국의 스타트업들에게도 의미있는 통찰을 전해 준다.
창업후 6년만에 기업가치 170억달러(한화 17조원)을 이루어 낸 신화의 요점은 고객(위워크의 멤버들)의 경험이라는 점. 흔히 말하는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올라선 이후에도, 초심을 굳건히 다지고 현실감을 유지하는 것. 이와 같은 자세로 생계를 위한 삶이 아닌, 인생의 ‘업’과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글로벌 네트워킹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 나아가는 위워크Wework의 진정성을 접하면서, 어느 순간 필자 역시 이들의 영업사원이 되어 있었다. 위워크Wework의 브랜딩의 성공 사례가 바로 필자였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