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이다지도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사랑하기 때문에

by 리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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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 수업이 끝났다.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수업이지만 막상 끝나니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바쁜 스케쥴 속에서 작곡이고 뭐고 내가 뭐하는 짓인지 힘들어서 다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나 혼자만의 시간이 생기자 오히려 기분이 울적해졌다. 할 일이 없는 상태에 머무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불안해졌다. 이대로 아무런 발전도 없이 또 하루를 맞이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게 나쁜건 아닌데도 내 안에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욕심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결국 맥북을 키고 로직을 켰다. lo-fi사운드를 만들어보려고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다가 친구와 통화도 하고 언니와 통화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늘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내가 생기가 있던 순간은 음악을 들을 때, 음악 작업을 할 때, 악기 살 생각에 들떠 있었을 때. 그리고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음악 이야기를 할 때. 온통 음악 뿐이다.


순간의 감정은 어떤 것이라고 정의되는 지점에 완벽히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는 mbti 검사를 하면 감정형 사람이라고 나오지만, 감정이란 것은 좀처럼 믿을 수가 없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고 잘하고 싶어하는 음악이라는 꿈 앞에서도 내 몸은 하기 싫다며 나의 감정을 짜증과 불안 속으로 몰아넣기도 하니까. 또한 반대로 죽도록 싫었던 일조차 어느 순간 내 손에 익어버리면 어느 순간에는 내가 좋아하는 루틴이 되기도 한다. 어디 일뿐만일까. 사람도 사랑도 마찬가지다.


마음 그자체에 고귀함이 있을 수 있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단순히 마음 만으로는 누구에게도 감동을 줄 수가 없다. 그 마음을 어떻게 보여주어야 상대방에게 닿을 수 있을지, 수없이 많은 고민이 있어야 다듬어지고 깎여지고 아름다운 작품이 된다. 세상에는 그런 고민 없이도 잘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나처럼 융통성이 좀 부족하고 수더분한 사람들은 그게 좀처럼 쉽게 쉽게 되지 않는다.


요즘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자세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사는 중이다.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사랑을 잘하지 못한다. 에리히 프롬이 했던 말 처럼, 사랑이든 뭐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스킬의 영역이다. 스킬은 어느날 갑자기 연마되는 능력이 아니다. 일정부분 시간과 노력을 쏟으며 시행착오도 겪어보며 깨달아가는 것. 사랑도 음악도 일도 성실해야 잘할 수 있다.


사랑을 어떻게 보여주어야 내 사랑을 믿어줄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인생. 참 복잡하고 난해하고 사서 고생이 따로 없지만 어쩌겠는가. 나의 사랑을 그저 그런 것으로 치부하고 싶지 않은 이 욕심이 나의 삶을 이루는 가장 큰 근간인 것을. 그렇기에 오늘도 내일도 나는 사랑이라는 거창한 삶의 목표를 가지고 조금씩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리라 다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