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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하 May 30. 2022

1초 만에 클릭하게 되는 카피의 비밀

앱 푸시부터 인스타그램까지! 시선을 사로잡은 카피 탐구생활


CRM 마케터로 일하게 된 지 어연 1년이 넘어가는 요즘. 업무에서 매일 고객에게 닿을 문장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레퍼런스를 찾고 모으게 됐다.


인스타그램부터 배너광고, 메일 등 다양한 곳에서 만났던 광고 중 눈길을 사로잡은 카피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잠깐, CRM이란?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은 '고객 관계 관리'의 줄임말로, 고객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여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경영전략이다.

주로 신규 고객 획득, 우수 고객 유지, 잠재 고객 활성화, 평생 고객화 등 사이클 단위로 유저를 관리한다. CRM 마케팅은 유저의 특성을 분석하고 예측한 뒤,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여 적절한 타이밍에 적합한 메시지로 넛지 하여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사례 탐구 1

오늘 뭐해 치맥 하자! / 퍼블리

Point : 아이폰 문자 창 화면을 연상시키는 소재 + 실제 대화 내용 같은 카피



실제 대화처럼 생동감 넘치는 퍼블리의 광고. 별생각 없이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넘기던 중 발견했다. 익숙한 아이폰의 iMessage와 비슷해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고, 메시지 내용도 실제 친구와 나누는 대화와 비슷해서 한번 더 놀랐다. (퇴근 후 치맥은 못 참지~!)


1+1 이벤트 내용 또한 친구에게 퍼블리 멤버십을 선물하라며 자연스럽게 소구 했다. 위 광고를 보고 생각나는 친구가 있었다면, 자연스럽게 링크를 클릭하게 되지 않을까?




[응용편]

Point : 카카오톡 대화창을 연상시키는 소재 + 고객 후기를 활용한 카피

소재 속 귀여운 강아지는 '소콘소콘' 작가님의 이모티콘!
이모티콘 클래스 수강생분이 남겨주신 후기


위 플친은 이모티콘 클래스 기획전을 알리기 위해 직접 발송했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메시지다. 광고 소재는 카카오톡 대화창 화면과 비슷하게 제작하여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문구는 이모티콘 클래스 후기 중 하나를 참고하여 작성했다. 클래스를 듣고 이모티콘을 2개나 승인받았다는 후기 내용 자체가 좋은 셀링포인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객 후기는 광고 소재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주제기도 하다.)


할인율을 메인으로 소구 하지 않았기에 유입률과 CPC는 벤치마크 대비 다소 아쉬웠지만, Active PV(유입 후 개별 클래스 페이지를 탐색한 유저의 비율) 수치가 우수했으며 UTM으로 기여된 클래스 구매도 모두 이모티콘 클래스였다.





사례 탐구 2

오후 4시에 생각나는 건강 디저트 / 와디즈

Point : 매력적인 상세페이지 + 머릿속에 생생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구체적인 카피


한창 비건 디저트에 빠져 열심히 검색하던 중 와디즈에서 발견한 비스코티다. 서촌에 있는 '힐사이드 테이블'이라는 카페에서 판매하는 제품이었다. 상세페이지가 매끄럽게 작성되어 있어 한창 스크롤을 내리던 중 한 문장에 시선이 멈췄다. '오후 4시에 생각나는 건강 디저트!'


특정 시간을 콕 집어 말하니 문장에 생동감도 더해지고 정말 그 시간에 비스코티가 생각날 것만 같았다. 실제로 가장 졸리고 달달한 게 당기는 시간이기도 하다. 통밀로 만들어 죄책감까지 덜어준다니, 정말이지 당장 주문할 뻔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tumblbug)


상품 상세페이지(PDP : Product Detail Page)는 고객을 설득하는 데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다. 페이지에서 유저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면 구매 버튼을 누르지 않고 이탈하니 말이다.


너무 짧거나 길어서는 안 되며 해당 상품이 왜 필요한지 핵심만 일목요연하게 전달해줘야 한다. 더군다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는 실제 제작되기 전의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라, 오로지 참신한 기획과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해야 하기에 상세페이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텀블벅이나 와디즈의 인기 후원 프로젝트를 둘러보면 상품을 매력적으로 풀어내는 법을 배울  있어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이미 제작된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어려운데,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세상에 없는 제품을 설명하는  더욱 어려운 일이니까. 그렇게 잠깐 구경한다고 들어갔다가 펀딩까지 하고 나온 적이  많은   비밀이다^^;;


텀블벅 바로가기 >>

와디즈 바로가기 >>




사례 탐구 3

로스터리에서 커피 볶는 중! / 코케

Point : 브랜드 정체성이 녹아든 센스 있는 주문 확인 알림톡



한창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집에서 커피를 내려마실 일이 많아졌다. 그러던 중 알게 된 원두 구독 서비스 '코케 KOKE'. 첫 구매 시 3천 원 할인까지 해준다길래 평소 좋아하는 WERK 로스터스에서 원두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귀여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바로 로스터리에서 커피를 볶고 있다는 것! 일반적인 주문 완료 알림톡이었다면 '주문이 정상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딱딱한 문구였을텐데, 코케는 서비스 정체성을 살려 평범한 알림톡도 자신들만의 언어로 풀어냈다.


단순히 알림톡 몇 개를 받았을 뿐인데 브랜드에 자연스럽게 호감이 생겼다. 고객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알림톡 문구도 이렇게 세심하게 신경 쓰는 곳이라면 믿고 계속 사용하고 싶어졌다. 뻔한 알림톡 메시지도 어떤 문구로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180도 다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걸 실감했던 사례!




사례 탐구 4

궁금하시죠? / 아이디어스

Point : 유저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시선 집중시키기

작가님의 새로운 상품 판매를 알리는 푸시


과거 아이디어스에서 커튼을 사려고 구경하던 중 어느 작가님을 팔로우한 적이 있다. 결국 커튼은 다른 곳에서 구매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팔로우한 작가님이 새로운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푸시가 계속 왔다. 이미 커튼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상태였기에 클릭하지 않고 지워버렸고, 매번 똑같은 문구로 발송되어 눈에 잘 띄지 않기도 했다.


새롭게 받은 작가님의 새로운 피드 소식.


그러다 최근 새로운 내용의 푸시를 받았다. 작가님이 새로운 피드를 업로드했다는 것!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건 '궁금하시죠?'라는 문구였다. 과거와 동일한 말투였다면 평소처럼 넘겼을 텐데, 도발적이면서도 귀엽기까지 한 문구에 나도 모르게 클릭하게 됐다. 내가 푸시를 클릭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던 걸까?




[응용편]

Point : 동일한 명분이나 내용도 새로운 문구로 소구 하자!

작년 6월에 발송했던 타임딜 푸시.


위 아이디어스 푸시와 비슷한 사례가 있어 데려왔다. 바로 우리 서비스에서 작년부터 꾸준히 발송하고 있는 타임딜 앱 푸시다.


타임딜은 매일 한정된 기간(24시간) 동안 클래스를 할인하는 이벤트로, 매일 14시가 되면 할인이 종료된다. 즉 지금이 아니면 할인이 종료된다는 명분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인턴으로 근무하던 초창기 한 달 동안은 타임딜 푸시 발송을 내가 전담했었다. 당시엔 타임딜을 명분으로 총 2개의 액션을 세팅했다.


오전 11시, 할인이 3시간 뒤 종료된다는 마감 푸시와 오후 2시, 오늘의 타임딜이 시작됐다는 오픈 푸시를 보냈다. 하지만 액션을 지속하다 보니 개선해야 할 점이 보였다.


[문제점 as is]

1. 타임딜 오픈 푸시보다는 마감 푸시가 성과가 우수하다. 오픈과 마감 알림을 나눠 발송하다 보니 액션 임팩트가 분산될뿐더러, 세팅 리소스도 많이 든다.

2. 서너 개의 문구를 번갈아 사용하다 보니 유입률 및 성과가 점점 저조해졌다.
 


결국 팀원분들과의 논의와 활발한 피드백을 통해 타임딜 푸시는 아래와 같은 방향으로 효율화되었다.


[개선 방향 to be]

1. 타임딜 마감 푸시만 발송하되, 마감 3시간 전이 아닌 2시간 전에 발송한다.

2. 문구와 푸시 이미지는 매일 변경한다. (ex. 당일 할인 중인 클래스 중 인기 클래스 이미지 넣기)


타임딜 액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유저는 동일한 메시지에 반응하지 않는다!
동일한 명분과 내용도 다른 문구로 소구하여
유저가 새롭게 느낄 수 있게 하자.


이후로도 문구 실험을 계속 진행하며 액션을 효율화시키는 중이다.





사례 탐구 5

카운터 예쁘네요, 매일 듣게 될 거예요 / 페이히어

Point : 상품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자! 감성 사진과 감성 문구의 콜라보레이션


“카운터 예쁘네요” 매일 듣게 될 거예요”. 감성적인 사진에 하얀색으로 문구가 적혀 있었다. 무슨 광고인지 이것만 봐서는 감이 오지 않았다.


궁금증이 일어 링크를 클릭하자 놀랍게도 포스기 판매 업체 사이트가 등장했다. 태블릿을 포스기로 활용하는 '페이히어'라는 서비스였다. 즉 크고 무거운 포스기 대신 태블릿을 포스기로 사용하면 매장 내 깔끔한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었다. 종종 방문했던 카페 카운터에 놓인 태블릿이 바로 여기 서비스였구나!




정직한 포스기 이미지만 있었다면 클릭하지 않았을 텐데, 페이히어는 직접 대상을 언급하는 대신 감성 사진으로 눈길을 끌고 간접적인 카피로 궁금증을 유발했다.


포스기 광고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페이 히어는 이렇게 똑똑하게 풀어냈다. 이 집 광고 참 잘하네! 마케터의 센스가 돋보이는 광고였다.





이렇게 클릭을 부르는 카피에 숨겨진 비밀을 낱낱이 살펴보았다.


마케터 서하의 카피 탐구 생활은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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