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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n Jun 18. 2017

일의 언어

소비자는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 고용한다.

이 책은 '파괴적 혁신' 으로 유명한 하버드 경영대학원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교수의 새로운 이론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새로운 이론을 '할 일 이론'이라고 명명한다.

'할 일 이론'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진짜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바로 어떤 일을 '행하기 위해(do a job)' 구매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품/서비스는 고객들로 부터 채용(hire)되어야 하며 고객이 원하는 일을 수행하도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이론이므로 이번 리뷰는 단순히  책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할 일 이론의 뜻과 역할, 적용에 대해 정리해보겠다.

1. 할 일 이론이란

 : 할일 이론을 구성하는 관련 요소로는 '할 일', '발전', '상황', '기능적/정서적/사회적 복잡성'이 있다.


(1) 할 일

 : '할 일 이론'의 핵심은 아주 간단한 전제에서 출발한다. 고객은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을 이루기 위해 제품/서비스를 생활 속에 도입한다는 것이다. 즉, 할 일이란 '어떤 사람이 특정 환경에서 이루고자 하는 발전'으로 정의된다. 또한 제품/서비스가 고객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고객의 할 일을 발견하고 해결해야 한다. 할 일을 정의

따라서 성공적인 이노베이션은 고객이 소망하는 발전을 돕고 갈등을 해결하고 충족되지 않은 열망을 성취해주는 것이다. 


(2) 발전

 : 발전이란 '어떤 목표 혹은 열망을 향해 나아가는 움직임'으로 정의된다. 고객들에게 할 일은 발전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다.

따라서 고객의 할 일을 정의하기에 앞서 고객이 이루고자 하는 본질적인 발전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책에서 제시된 맥도날드의 쉐이크 사례에 빗대어 본다면, 고객들은 통근하는 자동차에서 '허기의 충족', '편리성', '무료함 제거'의 발전을 이루고 싶었고 밀크쉐이크의 할 일은 '간편하게 허기를 달래주고 잠을 깨워줄 수 있으며 심심하지 않은 통근길을 제공 하는 것'이다.


(3) 상황

 : 할 일은 그것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상황(맥락)과 관련하여 정의되며, 성공적인 해결안도 거기에서 나온다. 따라서 상황에 대한 정리는 할 일을 정의하는데에 있어 필수적이다. 

할 일은 일상의 흐름속에서 생겨난다. 따라서 상황은 할 일을 정의하는데 중심개념이고 이노베이션 작업의 해김단위가 된다. 상황에 비하면 고객의 특징, 제품의 속성, 새로운 기술, 시장의 흐름 등은 핵심단위가 아니다.



(4) 기능적/정서적/사회적 욕구의 복잡성

 :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말하는 욕구(needs)는 다소 포괄적이다. 가령 '벅고 싶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고객에게 중요하지만 이노베이터에게는 막연한 방향 제시에 불과하다. 따라서 방향의 관점으로는 유의미 하지만 제품/서비스를 선택하는 이유를 파악하는데에는 불충분하다. 

욕구 덩어리늘은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욕구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서적 욕구도 포함한다. 

따라서 할 일을 정의함에 있어 단지 기능적인 측면만을 살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그보다 사회적, 정서적 차원이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2. 할 일 이론의 적용

(1) 할 일 사냥(할 일을 발견하는 법)

① 해결되지 않는 일

 : 고객의 생활 속에서 미해결 상태로 있는 일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는 고객의 삶을 크게 바꿔 놓을 획기적인 통찰이다.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잘 관찰하면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 직관적으로 파악해야 해결되지 않는 일을 발 견할 수 있는 통찰이 가능하다.


②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

 : 제품/서비스를 고용하는 사람들 못지 않게 고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할 일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들은 '무소비자'라고 하며 자신의 할 일을 흡족하게 해내는 해결안을 발견하지 못해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소비자들이다. 이는 기존 제품/서비스의 개선 및 확장에 단초를 제공한다.

저자는 킴벌리클라크의 예를 들고 있다. 노인들의 요실금 치료를 위한 기저귀 제품을 만들었지만 정작 노인들은 부끄러움에 기저귀를 고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교 생활을 포기해버렸고 킴벌리클라크는 요실금 환자의 사교생활을 되찾도록 해주는 것을 할 일로 삼았다. 이러한 할 일 렌즈 아래 기저귀와 같은 느낌을 제공하지 않는 성인용 내의를 개발했다. 성숙한 시장에서 무소비자에서 기회를 발견한 것이다.


③ 차선책과 보상적 행동

: 할 일에 대한 기존의 해결안을 불만족을 느끼고 있는 고객들 중 스스로 해결안을 찾는 고객들이 있다. 이는 또다른 이노베이션의 기회가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다. 할 일에 대한 충족이 이뤄지면 우리의 고객으로 발길을 돌릴 잠재 고객이기 때문이다.


④ 부정적인 일

 :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 못지않게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매우 많다. 이러한 부정적인 일을 예방하고 발생했을 경우 대신해주는 것 역시 이노베이션의 기회가 된다. 가령 병원에 가야 할 일이 생겼을 경우 병원을 찾아가 예약하고 의사를 만난는 일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때에 따라 반나절 이상이 걸리는 일이기도 하다. 이 경우 할 일은 '가벼운 병은 의사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빠르게 처방 받고 싶다'이다. 미국의 CVS미닛클리닉은 이러한 할 일을 반영하여 환자가 들어오는 즉지 간호사가 환자의 상태를 살핀 뒤 가벼운 질병은 즉석에서 처방전을 발행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벼운 증상의 대다수의 환자들이 의사를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 현실을 반영하여 미국의 CVS 약국안에는 1000개 이상의 미닛클리닉이 개설되어 있다.


⑤ 이례적 용도

 : 고객이 제품을 활용하는 방식을 관찰하면 새로운 할 일을 발견할 수 있다. 제품의 속성 범주가 아닌 고객의 해야 할 일 관점에서 시장을 이해한다면 시장의 방향과 규모는 변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암앤해머의 베이킹 소다이다. 빵을 굽는 용도로 처음 개발된 이 브랜드는 현재 할 일 관점에서 청소, 구강 청결 등 다양한 범주의 제품을 제공한다.


(2) 할 일 정의 프로세스

① 고객은 어떤 발전을 이루려고 하는가?

: 제품/서비스와 관련하여 고객이 소망하는 발전의 기능적/사회적/정서적 차원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② 고객이 처한 갈등 상황은 무엇이며 그 속에서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은 무엇인가?

: 제품/서비스 이용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할 때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그 상황에 있어 고객들이 경험하고 있는 갈등 상황과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


③ 어떤 보상적 행동을 통해 갈등과 걸림돌을 보완하고 있는가?

: 걸림돌이 있음에도 제품을 구매하는지, 다른 차선책을 선택하는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지 파악해야 한다.


④ 그렇다면 고객의 할 일은 무엇인가?

: 현재의 걸림돌을 불필요하게 하고 고객의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제품/서비스의 본질적인 할 일은 무엇인지 정의한다.


(3) 소비자들의 고용과 해고

 : 소비자들이 새로운 해결안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보상적 행동이나 차선책을 해고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제품이 고용되려면 어떤 제품이 해고되어야 하는가'라는 맥락 속에서 '새것의 매력'은 '옛것의 관성'과 '새로운 것에 대한 불안의 총합'을 압도할 정도로 강력해야 한다.


(4) 할 일 설명서

 : 위의 할 일 구성요소들을 토대로 '할 일 설명서'를 작성하고 올바른 체험을 제고아는 계획을 세워둔다면 이노베이션의 구체적 행동 지침이자 청사진이 명확해진다. 할일 설명서 작성 시 전제되어야 할 점은 '고객이 제품/서비스를 사들이고 사용하는데 있어 진정으로 바라는 체험은 무엇인가?'이다.

< 할 일 설명서의 단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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