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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오키나와 여행 (5화)

추억 여행을 마무리하며

by 하루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불쾌한 순간들


아련 그러고 보면 오키나와 여행에서 참 특이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형주 일본에서는 드문 경험인데- 국제거리에 있는 돈키호테를 갔을 때 굉장히 불친절한 점원들을 봤어요.


성훈 기억나요. 거기서 계산하는 점원이 굉장히 불친절하게 하기 싫은 티를 팍팍 내면서 계산을 해줬는데, 그 사람은 한국인이었어요.


형주 그 사람도 그랬는데, 계산을 다 하고 나서 면세 처리를 위해서 따로 카운터가 있잖아요 거기에 있던 직원들이 정말 최고였어요. 여러 명이 면세 카운터에서 금액에 맞게 다시 확인을 하고 재포장을 해주는데, 자기들끼리 일본어로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우리는 그걸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었는데 면세 카운터에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비웃으면서 까는 내용이었어요.


아련 정말 말 그대로 앞담화네요.


성훈 아까 이야기했던 한국인 직원도 그랬는데, 아무래도 오키나와 국제거리 지점이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사람이 너무너무 많이 오다보니까...


아련 우리나라도 그런 곳이 있기는 하죠. 외국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오는 지역 중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외국인 손님들이 언어를 못 알아들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을 막하거나 하대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성훈 오키나와 국제거리는 정말 오키나와에 있는 외국인들이 다 모이는 곳이고, 그 중에서도 돈키호테는 외국인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 중에 하나이니까요.


아련 그러고 보니까 삿포로에서 드럭스토어 갔었던 것도 떠올라요. 삿포로 스스키노 거리의 다누키코지에 있는 드럭스토어를 갔을 때 거기는 점원들이 중국인들이었어요. 하도 중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오니까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관광지에는 중국인 점원들을 배치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점원들이 계산을 해주면서도 자기들끼리 중국어로 계속 이야기를 하는데, 중국어를 잘 하지 못하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촉이 있잖아요. 이 사람들이 우리에게 친절하지 않고 한국인이라는 걸 알아보고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자기들끼리 하고 있다는 감이 팍! 왔거든요. 그때도 기분이 나빴었는데... 일본 문화를 떠올리면 ‘기본적으로 굉장히 예의가 바르다’, 그 속내는 어떨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렇다는 인상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인상이 깨지는 경험도 조금씩 쌓이는 것 같아요. 그렇게 외국인들이 몰리는 지역에서는 더욱 쉽게 변하는 것 같고요.


형주 전체적인 경험을 다 더해서 비율로 보자면 아직도 친절한 경험들이 훨씬 많죠.




오키나와가 품고 있는 아이러니


아련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느껴지는 문화나 음식을 먹을 때 여기는 일본이라기보다 일본이 아닌 외국이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잖아요. 아메리칸 빌리지나 거리에 널린 일본 외 음식점들, 외국의 문화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모습들 때문에- 심지어 가장 번화한 거리 이름도 ‘국제거리’고요. 오키나와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이곳이 굉장히 개방적인 곳처럼 보일 수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돌아다니면서 오키나와 문화가 외국인에게 개방적이라는 느낌은 못 받았어요.


형주 저도요.


성훈 맞아요.


아련 미군이 그렇게 많이 들어와 있고 생활에서도 자주 마주할 텐데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영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거나 거기 오는 외국인들을 유독 환영한다는 느낌은 전혀 못 느꼈어요. 그런 것도 신기하더라고요.


형주 여러 번 언급되었듯이 우리에게는 ‘오키나와는 휴양지다‘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갔던 곳들에서는 외국인들을 더 적극적으로 유치하려고 하거나 특별히 환영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성훈 앞에서 미군 부대 이야기를 많이 했잖아요. 오키나와가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여행하기 좋은 휴양지라고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전략요충지예요. 가장 안전한 곳일 수도 있지만 가장 먼저 타겟이 될 수도 있는 곳인 거죠.


아련 아이러니하네요.


형주 사실 남의 나라 군대가 어떤 하나의 지역에 이렇게까지 들어가서 주둔하는 것이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아이러니하죠. 역사적으로도 더 깊게 들어가면 오키나와에서 원래 살고 있던 현지 주민들은 미군이 이렇게까지 많이 주둔하게 된 것이 좋지만은 않았을 거고요.


아련 굉장히 복잡했을 것 같아요. 이미 일상의 너무 많은 부분을 잠식하고 있을 거예요. 실제로 미군 관련된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니 먹고 사는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이 되고요. 반면에 전쟁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좋은 기억들만 갖고 있는 게 아니죠.


형주 아마도... 그런 부분에 관련된 이야기를 아련이가 그 때 해줬던 것 같아요.


아련 이번 대화의 초입에도 언급을 했었는데, 오키나와를 가기 전에 일부러 찾아서 읽었던 작품이 오키나와 출신 작가의 단편 소설집*이었어요. 그 책에서 3분의 2에 해당하는 작품들이 전쟁 전후의 인간 심리를 다루고 있어요. 전쟁을 다룬 소설들은 엄청 많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기에 일본은 전쟁을 일으켰던 국가고요. 그런데 그 책에 실린 소설들은 ‘일본이 전쟁을 일으켰다’라는 사실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아요. 전쟁의 현장에 나간 군인들이 돌아와서 어떤 환영을 보고, 어떻게 삶이 변하는지를 그려요. 그런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서 자꾸 충돌이 일어나는 거예요. 이 이야기들이 어떤 맥락에서 나오게 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결국 역사적 배경을 조금 찾아봤어요. 오키나와를 다녀오면서 여행을 가기 전에 그 곳에 관한 역사적 사건이나 문학 작품들을 읽어보고 가는 것이 그 곳에서 경험하고 이해하는 것의 폭을 바꿔 줄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됐어요.


성훈 어떤 면에서는 오키나와가 휴양지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직접 선택한 것이라기보다 어쩔 수 없어서일 것 같아요. 미군 기지가 들어서면서 개발 면에서 제한되는 부분도 많았을 거예요. 그러다보니 주어진 천혜의 자연 환경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는 거죠.


형주 그것도 일리가 있네요. 독립된 섬이니 해상 교역을 이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일단 본토랑 너무 많이 떨어져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본토 소비를 고려한 규모의 산업을 추진하기에는 위험이 따를 수가 있겠죠.


아련 최대한 오키나와섬 내에서 자체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부분을 개발시키려고 했을 것 같아요. 오키나와와 관련된 책을 문학 작품 말고도 찾아봤었는데요, 「오키나와에 헌책방을 열었습니다」라는 책이예요. 본토에 있는 대형 서점에서 일하던 저자가 일을 그만 두고 오키나와에 들어와서 혼자 작은 헌책방을 열면서 경험한 것들을 정리한 에세이인데, 그 책에서 오키나와가 얼마나 독립되어 있는지 짐작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요. ‘아무리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도 일본 본토에서 출판되는 날짜와 오키나와에서 출판되는 날짜가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오키나와에 있는 서점에 책이 배포되려면 실제로 책을 배나 비행기로 실어 와야하는데 사실 책 무게가 어마어마하잖아요. 그리고 오키나와 사람들의 취향도 완벽히 다르고. 그러다보니 오키나와 출판계는 본토의 출판계와 전혀 다른 분위기와 질서로 이루어져 있대요.



오키나와 여행을 다녀온 지금, 다시 오키나와를 갈 수 있다면?


아련 오키나와에서는 정말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들을 했는데- 그러면 다시 또 가고 싶어요?


형주 네, 저는 가고 싶어요.


성훈 다시 가고 싶어요. 어디든지 다시 또 가는 게 좋지만 오키나와는 스노쿨링 같은 액티비티를 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뭐, 그런 걸 안 하고 이번처럼 소소하게 구경을 다녀도 좋을 것 같고.


아련 잠깐, 잠깐. 두 분 다 다시 가고 싶다고 하니까- 그러면 다시 오키나와 여행을 가서 딱 한 가지를 하겠다, 정해야 한다면 어떤 걸 하고 싶어요?


형주 딱 한 가지요?


아련 네, 해 봤던 걸 또 해도 좋고, 안 해 봤던 걸 해봐도 좋고요.


성훈 저는 이번에 안 해 본 걸 하고 싶어요. 패러글라이딩?


오키나와 바다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할 때 볼 수 있는 풍경들



아련 오-


성훈 이번에 바다를 갔을 때 거기서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을 봤거든요. 원래 하늘을 날아보는 게 꿈이기도 하고.


아련 패러글라이딩 유경험자로서, 패러글라이딩은 그런 종류의 액티비티 중에서 굉장히 정적인 활동이에요. 일단 하늘에 뜨면 가만히 앉아있으면 되고, 바람 소리랑 자연의 소리? 그런 걸 제외하고는 아주 고요해요.


성훈 패러글라이딩도 그렇고, 서핑도 그렇고. 바다에 간 김에 바다에서 할 수 있는 그런 활동을 하면서 오키나와 바다를 즐기고 싶어요. 하나 더 덧붙이자면 미군 기지에 들어가 보고 싶어요.


아련 아니 그렇게 스리슬쩍 하나를 더 하시다니! (웃음) 나보다는 두 사람이 이틀 정도 오키나와에 더 있었잖아요.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은 아니었는데 미련이 많이 남았나봐요.


형주 더 알게 되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성훈 오키나와라는 공간이 그만큼 커요. 그리고 여행 경비가 충분하지 않아서 마음껏 즐기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 남아서 그런 게 떠오르나봐요. 사실 아메리칸빌리지가 그런 곳인지도 몰랐고 만약 돈이 더 있었다면 마음껏 구경하고 사고 싶은 것들이 많죠.


형주 나도 아메리칸빌리지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냥 일산 라페스타 같은 곳인 줄 알았거든요.


아련 앗... 사실 나는 아메리칸빌리지가 딱 라페스타 같다고 느꼈었는데! (핫핫핫핫) 사람마다 이렇게 감흥이 다를 수도 있군요.


성훈 주변에 여사친 중에서 오키나와 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어요. 아메리칸빌리지에서 어디에 포인트를 둬야할 지 모르겠다고. 인터넷에서 찾아봤을 때도 비슷한 평들이 보였어요. 그런데 만약 밀덕인 사람이 간다면 엄청엄청 좋아할 거예요.


아련 그럼 형주는 어떤 걸 하고 싶어요?


형주 오키나와를 다시 간다고 하고 딱 하나만 할 수 있다면, 자동차 일주?** 자동차를 빌려서 오키나와섬을 한 바퀴 돌고 싶어요.


아련 아아(생각보다 큰 스케일에 놀람)


형주 우리가 가봤던 몇 군데 바다들의 느낌이 다 달랐어요. 오키나와 남쪽부터 북쪽까지 돌아볼 수 있다면 정말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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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는 드라이브를 하면서 절경을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정말 많다.


성훈 스포츠카로 빌려서?


아련 아니면 험비? 험비?


형주 아니 그런 것들은 비싸서-


아련 어차피 가상인데 뭐 어때요, 돈 다 준다고 치고.


형주 아, 돈 다 줍니까?


성훈 네, 고르세요! (하하하하)


형주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그러면 험비 H2나 레인지로버로 할게요. 오키나와니까 아무래도 역시 험비가 좋겠죠. 그래야 바닷가도 들어가고 산에도 들어가고..


아련 눈동자가 욕망으로 가득 차 있네요.


성훈 단내투어인가요?


아련, 형주 하하하하하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성훈 그러면 누나는 어때요? 오키나와 다시 가고 싶으신가요?


아련 사실 나는- 다시 안 갈 것 같아요. 그래서 조용히 두 분의 생각만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형주 단내투어 컨셉으로 경비가 충분히 있어도?


성훈 왜 다시 안 가고 싶어요?


아련 일단 이번에 나는 2박 2일을 머물렀는데, 그 이틀은 내가 오키나와에 다시 가고 싶을 정도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어요. 물론 이틀동안 돌아다니면서 경험한 것들은 좋았어요. 기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니까. 그런데 다른 지역도 많이 여행을 다녀본 나에게는 그렇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형주 애당초 오키나와 자체가 일본스럽지 않다고 놀랐었잖아요. 기존의 일본 여행을 하면서 좋아했던 포인트가 오키나와 여행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을 수 있죠.


아련 그리고 나는 기본적으로 걸어다니면서 돌아볼 수 있는 곳을 좋아해요. 자동차 여행을 할 때 느낄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일단 자동차를 타고 이동할 때 나는 자동적으로 잠이 들거든요. 실제로 졸리는 것과 상관없이 그게 일종의 멀미 같은 건데, 잠들지 않으려면 스스로 굉장히 노력을 해야해요. 그런데 오키나와는 아무래도 렌트를 해서 돌아다니는 것이 더 많은 걸 볼 수 있는 곳이니까 나에게는 조금 매력이 떨어지지 않나..


성훈 삿포로 여행 때랑 비교했을 때 오키나와 여행 일정이 훨씬 빡빡하긴 했어요. 그래서 실제로도 더 피곤했을 거예요.


아련 차에서 내려서 어떤 걸 보고 경험한 기억은 확실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는데 이동하는 도중에 경치를 보고 이런 것들은 굉장히 흐릿하게 남아있어요. 그런 게 조금 아쉽죠. 걸어서 돌아다닐 때 매력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국제거리도 나한테는 매력이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굳이 오키나와를 다시 갈까? 약간 회의적인 생각이 들어요. 언론에서 오키나와 여행을 다룰 때 주로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았는데, 왜 그렇게 하는지 이해가 됐어요. 렌트를 하고, 모든 게 다 케어되는 리조트나 호텔에서 머물면서 아름다운 바다를 즐기는 그런 여행이 딱 좋지 않을까 싶어요.


형주 그러면 다음번 오키나와 여행은 따로 가는 걸로...


성훈, 아련 하하하하


아련 (갑자기) 아!!! 오키나와 여행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오늘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참고할 만한 것들을 찾아보다가 발견한 건데, 오키나와에도 평화 박물관*** 같은 것이 있더라고요.


형주, 성훈 아아


아련 오키나와 여행을 가기 전에 「물방울」이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여행을 갔을 때 그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떠오르는 게 좋았거든요. 내가 인식하고 있는 일본은 명백하게 2차 세계대전을 이끈 가해국 중에 하나인데, 오키나와 작가가 쓴 「물방울」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완벽히 전쟁의 피해자처럼 그려졌어요. 거기서 일단 모순이 발생하는데, 심지어 그런 작품을 한국인인 내가 읽고 있다는 점도 모순적으로 느껴졌어요.


형주 복잡하네요.


아련 그렇죠. 그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오키나와에 여행을 와서 정말 복잡한 감정들을 느꼈어요.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모순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역사적인 배경도 찾아봤는데, 2차 세계대전에서 ‘오키나와’라는 곳의 의미도 복잡하더라고요. 그래서 오키나와에 있는 평화박물관이나 전쟁과 관련된 기록을 볼 수 있는 곳에는 다시 가보고 싶어요. 혹시 오키나와 여행에서 리조트와 바다를 바라보며 휴양하는 것 말고 역사적인 이야기들에도 관심이 있다면 오키나와 작가나 오키나와를 배경으로 한 책들을 읽고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형주 그러면 다음번에 오키나와를 또 가게 되면 내가 자동차로 태워서 날라주면 아련이는 거기서 걸어다니면서 시장도 구경하고, 박물관도 구경하고 그러는 걸로.


아련 좋습니다.











덧붙이기


* 오키나와 여행을 가기 전에 찾아읽은 오키나와 작가의 단편 소설집은 메도루마 슌 작가의 「물방울」이다. 현재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2번으로 출판되어 있다. 단편 소설집의 제목이나 첫 번째로 실려있는 작품 '물방울'은 한 남자의 오른 다리가 통나무처럼 부어오르더니 엄지발가락 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기발한 발상으로 시작한다. 발가락 끝에서 떨어지는 물은 매일 밤 나타나는 병사들의 유령에게 '생명수'가 되고, 현실의 사람들에게는 '기적의 묘약'으로 이름난다. 전쟁 후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의 심리를 다루면서 오싹하고 긴장되는 분위기를 유지하여 읽는 재미가 있다.

문학동네에서는 메도루마 슌 작가를 소개하기 위해 이런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일본에 속해 있으면서도 일본 본토와 일본인을 자신들과 구분하는 오키나와인. 오랫동안 류큐라는 독립국으로 존재해온 오키나와는 메이지 시대 일본에 강제로 편입되었고, 태평양 전쟁 당시에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벌어져 많은 희생자를 냈으며, 전쟁 후에는 미군이 주둔하여 현재까지 주민들과 끊임없는 마찰을 빚고 있다. 메도루마 슌은 이런 고향 오키나와의 비극적인 역사를 문학적 주레로 삼아 활동하는 작가로, 오키나와의 전통과 풍습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기발한 발상과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오키나와 자동차 일주에 대해서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된 오키나와 여행 정보 사이트의 유용한 포스팅 '10 Places to Go for a Drive in Okinawa: Spots and Advice' (https://okinawa-labo.com/en/okinawa-drive-3202).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가 정리되어 있다.


*** 정확하게는 '오키나와 평화기념공원'(맵코드 232 341 179 *77). 정확한 위치와 정보는 https://goo.gl/maps/vEVEYoJhm482 링크 참조. 네이버 지식백과 설명에 따르면 부채꼴 모양의 공원에 20만 명의 희생자 이름이 새겨진 위령비가 줄지어있고, 일제강점기 때 이곳으로 끌려와 사망한 한국 국적의 조선인 231명과 북한 국적의 조선인 82명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고 한다. 오키나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벌어진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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