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 ever give up
실패는 정말 쓰라리다. 내 의견에 대한 악플만 받아도 가슴이 아픈데, 시장의 쓰라린 반응과 남겨진 재고는 가히 악몽에 가깝다. 그리고 이 재고는 다 돈이고, 그 돈은 회사가 벌었거나 누군가로부터 빌린 자금일 것이다. 팔리는 건 제대로 생각 안 하고 무작정 만들고 구매하기만 했던 내 자신의 결정이 미워진다.
가족, 친구 카드론까지 끌어 다 썼는데 고작 나에게 남은 건 하나도 없다. 주변 친구들은 집도 사고 휴가시즌이면 휴가도 가는데 내 인생은 말도 안 되게 꼬인 듯하다. 그렇다고 다시 회사에 들어가자니 회사가 벌려놓은 일을 수습하기도 벅차다. 나도 이 일을 시작할 때는 빛나는 창업자가 돼서 작은 엑시트라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냥 빚만 가득한 바보 같다.
투자자들에겐 좋은 성과로 회사의 가치를 키워 돈을 벌어다 줬으면 좋겠지만, 투자로 받은 돈은 후다닥 날아가버리고 이상한 의사결정만 여러 가지로 해봤던 뼈 아픈 경험이 남는다. (기존 사업과 관계없는 신사업 확장, 채용, 사무실 이전, 복지 확대)
한 달마다 무섭게 다가오는 부채의 쓰나미는 도대체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저번달이 가장 큰 파도라 생각했는데, 이건 뭐 넘어도 넘어도 새로운 파도의 연속이다. 세상은 이런 기업을 좀비 기업이라 칭하기도 한다. 생명력은 끈질기나, 그 끈질김 외에 성장은 없는 슬픈 비유다.
처참하다. 슬프다. 이런 과정을 알았다면 사업을 시작했을까? 이건 단지 재고와 돈에 관련된 이야기고... 직원들 이슈, 행정 폭탄, 실수나 사고가 없으면 오히려 불안한 하루. 비슷한 업을 하는데 나보다 잘하는 회사를 보며 느끼는 불안감과 비교.
자... 이런 상황을 가정하고 (내 상황이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흔히 가족과 친구와 사회가 생각하는 실패가 된다. 나는 포기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포기에 제일 빠른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사업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게 있다. 버티는 놈들은 생각보다 정말 강하다는 점. 그리고 그 생존력과 꾸준한 실행이 같이 갈 때 무조건 결과를 만든다는 점. 이것이 성공의 확률을 만드는데 90% 이상 된다고 느낀다.
성공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니, 나의 기준에서 성공을 나열해 본다면,
-아내, 내 자식, 부모님, 장인장모, 형제, 자매를 섬기고 감사하는 마음. 대접할 수 있는 금전적 여유와 시간.
-1년에 2주 정도는 휴가를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 (바르셀로나의 바르셀로니타 해변에 콘도미니엄 구입하는 것)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 친구의 성장과 성공을 바래줄 수 있는 마음과 대접.
-팀원의 업무적 성장과 팀원의 재무적인 안정.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무와 참여 (교육관이 맞는 재단에 기부, 그리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게 멘토링 등으로 참여)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 좋은 팀원들과 함께하는 시간.
-건강하고 성장하는 삶. 운동을 기본으로 체력을 증진하고 새로운 배움에 노출되어 경청하고 공부하고 나의 세계관을 하루하루 넓히는 삶.
-먹고 싶은 것, 경험하고 싶은 것 가격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써놓고 보니 갈 길이 멀다. 무엇을 원하는지 써보면 결국 이 길엔 포기만 하지 말자는 결론이 나온다.
자. 성공하고 싶은가? 그럼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 놀랍게도 이건 내가 확신하는 세상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