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7,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에 대해 쓰는 7번째 브런치북을 열어본다.

나는 매일 같은 메뉴를 먹고, 봤던 영화를 또 보고, 들었던 음악을 또 듣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부리또 볼은 1년 중 최대 250번 정도를 먹어봤고, 영화 Good Will Hunting 은 40번 넘게 봤으며,

Nas 의 Illmatic 앨범은 내 평생 한 달에 한 번은 듣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편집증적으로 감상했다.


하지만 내 평생 그녀만큼 내게 질리지 않는 존재는 없었다.

매일 딱 붙어서 보고 또 봐도 부족했고, 사랑을 고백하고 고백해도 내 사랑을 다 말할 수 없었고,

그녀가 예쁘다고 매일 수십번을 얘기해도, 그녀가 얼마나 예쁜지 도저히 표현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내 사랑을 보고 질려버릴만큼 그녀를 끝까지 반복해서 사랑해주겠다.


브런치에서 6권을 마치는 동안, 매일매일 그녀가 예쁘다고 말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그녀.

내가 하도 예쁘다고 해서, 이제는 본인도 진짜 그렇게 믿게 될 지경이란다.

그녀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사람이다. 내겐 일말의 의심도 없는, 담백한 팩트일 뿐이다.


그녀도 그 사실을 완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180일이 아니라 18000일이라도 알려주겠다.

볼 때마다 예쁘다고. 보고 있어도 예쁘다고.

보지 않고 있을 때, 머릿속으로 그녀의 미모를 비현실적으로 과장해서 부풀려 상상해봐도,

다시 실제로 마주치면 내 그 어떤 상상이라도 뛰어넘게 예쁜 그녀라고.

사실 그대로.


그녀야말로 오늘도 나에게 그녀의 사랑을 넘치도록 부어준다.

나도 그녀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넘치게 받았으면 좋겠고,

그녀가 그런 느낌을 주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단다.

눈물이 날뻔했다. 참 고마운 말이다.

나를 위해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이 세상에 있다니. 나는 정말 행복한 줄 알아야 한다.


어제 밤은 부모님을 모시느라 4시간 반 정도만 취침을 취했다.

그녀는 내가 요즘 일도 많고, 잠을 잘 자지 못해 피곤할까 내 걱정부터 해준다.

그녀의 존재만으로도 오늘의 나는 몸과 마음에 건강이 흘러넘치지만,

그녀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오늘은 1시간이라도 일찍 퇴근하기로 약속했다.


예전엔 새벽 3-4시까지 회사에서 일하곤 했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돈을 벌고 있지 않으면 갑갑했다.

회사의 차가운 사무실과, 내 방에 갇힌 이름 모를 적막이 오히려 마음이 편했고,

생각해보면 더 금방 끝낼 수 있는 일도 꼼꼼하게 한다는 미명 아래 시간을 늘어뜨렸다.

엉덩이가 무거운 게 나의 유일한 무기였기 때문에, 의자에서 떨어뜨리지 않았다. 눕지 않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일한다고, 꼭 똑똑한 것만은 아니다.

벽에 못을 박을 때, 망치로 30초를 두드리면 될 것을 맨 이마로 1시간 동안 부딪히는 건 바보짓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시간에 효과적으로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녀를 만나고서야 나는 내가 이렇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았다.

절반도 안 되는 시간 내에 같은 일을 훨씬 훌륭하게 완수할 수 있었고,

일상의 모든 부분에 있어서 시간을 더 알차게 쓰는 사람이 됐다.

특히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됐고,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을 더 보람있게 보낸다.


그녀를 만나 이런 사람이 되고 나니 부작용도 있다.

그녀와 함께 있지 않는 시간이 낭비로 느껴지고,

그녀와 함께 먹지 않는 음식이 맛이 없고,

그녀가 곁에 없으면 나는 쓸모가 없는 것 같고,

그녀와 결혼하지 않은 상태인 게 이해할 수 없고 어색하다.


22년 전 처음 그녀를 만난 날, 나는 그녀의 겉모습에 첫눈에 반했다.

그리고 처음 그녀의 내면을 본 날부터, 나는 그녀가 평생을 같이 할 사람이란 걸 알았다.

오늘도 그녀에게 더 다가가고, 그녀를 더 신경써주고 위해주려 한다.


오늘 그녀는 출근 전 병원에서 검진도 받고, 은행 등 처리해야할 일을 해치운다.

비용도 들고 힘든 일이긴 하지만, 몸과 마음을 챙기는 그녀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혼자 병원에 가야하는 게 못내 마음에 걸린다. 함께 살 땐 병원에는 꼭 손을 잡고 가리라.

그녀의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해 보일 때, 나는 진정으로 행복하다고 느낀다.

나도 그녀라는 소중한 사람을 위해, 몸과 마음을 더 아끼리라 다짐해본다.


다음달에 진행할 '프리프리웨딩' 사진 촬영에 대해서도 알아봐주는 그녀.

그녀가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볼 생각에 신이 나서, 내가 거의 반강제로 진행하는데도,

부담이 되더라도 나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배려가 참 고맙다.

다만 일이 점점 커져서, 알뜰살뜰한 그녀 기준에는 일이 너무 거창해지는 감이 있다.

결국 나는 턱시도를 한 벌만 해도 상관없으나, 그녀가 드레스를 최대 3벌까지 하도록 한다.


촬영 스튜디오에서 옷을 다 빌려주니, 그녀가 옷을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괜히 아쉬웠다. 나는 그녀가 옷을 살 때 너무 즐겁다. 무슨 옷이든 예쁘니까.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빈틈없이 갖춰입든, 제일 부드럽고 편한 잠옷을 입고 있든,

티셔츠 하나에 청바지를 입든, 온 몸을 몇겹으로 꽁꽁 가리든, 실오라기 하나 없이 벗든,

언제나 아름답기만 했다. 난 그녀를 안고 싶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녀를 안지 않기란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었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에.


프리웨딩 촬영을 알아보며, 친구들에게 의견도 구하고 대화를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당연한 듯 내년에 나와 결혼할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그녀.

내가 그녀의 일상과 미래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해준 그 모습에서,

나는 내가 그녀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넘치게 받는다.


그녀가 내게 스며들어온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혼자 병원에 가야하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나와 평생을 함께 하는 미래를 당연히 여기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내 마음 구석구석까지 스며든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