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어제 휴식을 취한 그녀는, 아침 운동으로 일요일을 싱그럽게 연다.
그리고 오랜만에 헤어샵을 들른다. 머리를 하며, 최근 다시 공부하기 시작한 중국어 교재를 읽는다.
헤어스타일의 완성은 얼굴이라, 그녀는 언제나 머릿결이 예쁘지만, 더 예뻐지려나보다.
사진을 보내줬다. 실물만큼 사진빨이 안 받는 그녀이지만, 정말 너무 예쁘다.
약간의 갈색이 물들어 숱이 풍성한 머릿결이 어깨 아내로 굽이굽이 흘러내린다.
함께 잠들 때마다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귓가에 키스해주곤 했다.
젠장, 당장 보고 싶어진다.
더 다듬어진 미모를 자랑할겸 오늘은 댄스팀 연습에 임하는 그녀.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춤도 추고, 커피도 한 잔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자신을 '호르몬의 노예' 라고 부르며, 춤의 본새가 잘 안 난다며 흥미를 잃어간다는 그녀.
그녀는 내가 평생 본 사람 중에 감정의 높낮이가 안정적이기로 탑3 안에 들고, 즉흥적이지 않고,
루틴에 집착하고, 무슨 일에든 꾸준하려고 노력하고, 자신의 습관과 버릇을 감찰하는 사람이라,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그녀에게 '호르몬의 노예' 라는 말은 안 어울린다고 이야기하려다 참았다.
다만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자신의 삶과 심신에 도움이 되는 것을 계속 찾는 그녀가 멋지다.
그녀를 만나고 내 삶에 가장 즐거운 변화 중 하나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하고, 함께 고민할 사람이 생겼다는 점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후회 없이 시도해보고,
비록 마음대로 되지 않는 어려운 미래일지라도, 그녀는 같이 손잡고 나갈만한 믿음직한 동료다.
돌이켜보면 나야말로 '호르몬의 노예' 였다.
루틴대로 살아가는 나였지만, 조금이라도 그 루틴에 방해가 되는 것은 가차없이 쳐냈고,
기분이 나쁠 일은 하지 않았고, 나의 선을 넘어오는 사람은 용서하지 않았고,
나 자신의 삶 외에는 신경쓸 여력이 없어서, 언제나 날카롭고 뾰족하게 나 자신을 만들어왔다.
요즘도 여전히 그런 모습이 나올 때가 있지만,
그녀가 곁에 있을 땐 나는 내 얼굴처럼 어느 정도 동글동글한 사람이 된다.
그녀의 온기를 받는 것만으로 나는 무던해지고, 만사형통의 현신이 된다.
분명 그녀가 칼춤을 출 수 있도록 내가 칼집이 되어주겠다고 하는데,
정작 나를 포근히 감싸 안아준 건 그녀였다.
그녀가 더 그리워지는 일요일. 그녀의 사진을 다시 한 번 본다.
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될까.
된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내가 없어도 알찬 주말을 보내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나란 사람의 전부를 부드럽게 안아주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더욱 빛나는 머릿결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