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3,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주말이 왔다.

브런치 9권을 토요일로 시작하니 산뜻하니 좋다.

물론 그녀와 함께 하루 종일 붙어있는 주말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곧 그렇게 될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주말이 되면 서로 가장 보고 싶은 사람들이지만,

곧 모든 주말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그녀는 오늘 혼자 병원에 가야한다.

마취도 잠깐 해야하고, 눈이 많이 오는 날씨에 홀로 대중교통으로 왔다갔다해야 한다.


그녀가 아프든, 검진을 받으러 가는 길이든,

'병원' 을 가는 길이라면, 아무리 별일이 아니라 하더라도, 내가 아무리 바쁜 일이 있다 해도,

꼭 그녀와 함께 손잡고 다녀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오늘은 그렇지 못하니 마음이 좋지 않다.


지금의 그녀는 아주 건강하고, 그렇게 큰 일이 아니므로 나의 호들갑이긴 하지만,

혼자 주말을 보내며 일을 처리하는 그녀의 모습이 못내 눈에 밟힌다.


추운 날씨를 뚫고 할 일을 모두 마친 그녀는, 수많은 빵집의 유혹을 뿌리치고,

어머님이 보내주신 맛있고 건강한 재료들로 집밥 한 상을 차려본다.

플레이팅부터 이미 파인다이닝이지만, 어머님의 손길 하나하나가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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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김이 아닌 곱창김을 후라이팬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후,

된장에 양념된 보리새우까지 곁들여, 청정하고 야무진 식사.

든든한 뱃속을 마지막으로 정갈한 차로 마무리해본다.


잠들기 전, 나에게 사랑스러운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분명 피곤할텐데, 목소리에 기운이 별로 없는데도, 눈물이 날 것 같다며 사랑을 표현해주는 그녀.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그녀는 사랑을 되갚아줘야 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나 없이 궂은 날씨의 주말을 꿋꿋하게 보내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건강하고 알찬 식사를 차리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를 사랑해주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