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그녀는 오늘 나에게 물었다.
정말 행복한 것 맞냐고.
오늘따라 통화 음질이 좋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최대한 진심을 전달했다.
빈틈없이 행복하다.
나는 살면서 지금처럼 행복해본 적이 없다.
지금처럼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 없고, 이런 자부심을 가진 적이 없고, 나의 삶에 이런 확신을 가진 적이 없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오늘은 그녀를 향한 브런치 9권의 30화, 마지막 화다.
내일이면 브런치 10권으로 넘어간다. 내일은 그녀와 함께 살기 전 마지막으로 혼자 출근하는 금요일이다.
돌이켜보면, 브런치 각 권을 마칠 때마다 내 삶은 뭔가 신기하거나 중요한 지점에 맞닿아 있었다.
1권을 마무리하는 2024년 11월 10일은, 다음날이 빼빼로데이라 그녀를 만나면 줄 빼빼로를 사고 있었다.
2권을 마무리하는 2024년 12월 10일은, 그녀와 2주간의 연말 여행을 떠나는 날이었다.
3권을 마무리하는 2025년 2월 2일은, 그녀와의 연초 여행을 2주 동안 다녀온 날이었다.
4권을 마무리하는 2025년 3월 4일은, 그녀와의 봄 여행을 준비하며 짐을 싼 날이었다.
5권을 마무리하는 2025년 4월 17일은, 그녀와 새로운 집에서 함께 살기 위해 내가 이사하는 날이었다.
6권을 마무리하는 2025년 8월 6일은, 그녀와 프리 웨딩 사진을 찍기로 하고 스튜디오와 계약한 날이었다.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세상 일들에 마음이 편치 않은 날들도 있었다.
7권을 마무리하는 2025년 9월 24일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그녀의 일터에 여러가지 일이 많았다.
8권을 마무리하는 2025년 12월 12일은,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홀로 병원을 다녀와야 했다.
확실한 건, 완벽한 날들도, 완벽하지 않은 날들도, 나는 언제나 그녀와 함께 걸어왔다는 것이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오늘 9권의 마무리도 참 신기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내일이면 일을 마치고 그녀와 다시 함께 살러 간다니.
왜 이렇게 우연과 우연들이 겹쳐서, 나의 매일은 신기했던걸까.
온 우주가 합력해서 그녀를 사랑하는 걸 도와주는걸까.
잘 생각해보면, 우주가 도와준 것은 아니다. 질투를 하면 질투를 했지.
우연도 아니다. 필연, 아니 운명에 가깝다.
그녀라는 사람이 너무나 환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나의 하루하루가 특별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가 온 힘을 다해 저항해도,
그녀를 만났을 때, 반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녀를 다시 만났을 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녀와 사귀는 동안, 그녀에게서 조금 거리를 두고 싶을 수 있기나 할까.
그녀 같은 사람을 일부러 놓쳐야겠다고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
우연이란 없다.
운명이란 없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것은 필연이다.
누구나 그녀를 단 한 번이라도 본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
사랑스러운 사람.
안녕, 9권.
그녀를 사랑해주고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