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 2024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오늘은 12월의 첫날이다.

2024년은 내 인생 최고의 해였고, 그 연말과 이 12월 한 달 전체가 내 인생 최고의 한 달이 될 것이다.

오롯이 그녀 덕분이다.


요즘은 모든 일이 잘 되고, 매사에 행복하다.

심지어 보는 영화마다 취향을 저격했다.

데드풀과 울버린, 9/10.

위키드, 9/10.


영화가 재미있는 것은 그 영화를 잘 만든 감독과 배우들과 스태프의 몫이지만,

내 인생이 재미있는 것은 오로지 그녀 덕분이다.


그녀는 오늘 며칠 동안이나 고생한 일을 마무리해냈다.

바쁘고 힘든 중에 큰 사고 없이 진행한 그녀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겸손한 그녀라면, 누구나 할 수 있고 겪는 일에 지나친 칭찬이라 말하겠지만,

나는 그녀가 무슨 정신과 체력으로 동시에 이 많은 것들을 감당해내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입으로는 눕고 싶다고 말하면서, 오늘 그녀는 몽키스패너를 들고 샤워기를 스스로 갈아준다.

키는 분명 내 턱이 그녀의 머리 위에 있고, 덩치와 몸무게는 내가 그녀의 두 배인데,

연장 따위 전혀 못 다루고, 비용으로 막아버리는 나를 만나서 고생이 많을 게다.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그녀가 필요하고,

그녀와 같은 사람에게는 내가 필요하다.

서로 잘 보완해서 완전한 삶을 살아가리라.


재택근무라고는 1도 할 수 없는 성질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만나야할 사람이 100만명이고 활동하는 단체가 1000개인 사람이,

본인은 집에서 반경 몇 킬로미터만 벗어나면 에너지가 급속도로 닳는다고, 빨리 눕고 싶다고 고백한다.


전생에 이불이었냐고 농담을 건넸다.

사실 스스로를 '집순이' 라고 부르는 그녀를, '집순이' 여서 좋아한다.

나도 '집돌이' 이고, 우리의 가장 행복한 여행지는 우리의 집이 될 것이다.

또한 그녀는 내가 마지막으로 살 집이 될 것이다.


오늘 그녀는 그녀의 참 좋으신 어머님께서 방문하셔서, 평소보다 더 행복하고 신나 보인다.

함께 좋은 곳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게다가 어머니가 오랜만에 그녀의 집에서 함께 주무시고 가시기로 하셨다.


나도 오늘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서로 불편하거나 욕을 해야하는 가족이 아닌, 믿을만한 가족을 가진 것은 굉장한 행운이다.


그녀는 '가족이 함께 있으니까 좋네' 라 말한다.

난 '그래서 그녀와 함께 있으면 좋은 거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나의 가족이고, 나는 그녀의 가족이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아침 5시부터 밤 12시까지 눕기는커녕 단 한 번도 앉지 못하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내가 못할 일들도 척척 혼자 잘 해내며, 사방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다 받아내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나도 그녀의 가족이 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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