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2, 2024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겨울의 공기는 새하얗게 차가워졌지만,

길거리엔 연말 분위기가 넘치고, 사람들의 온기는 더욱 진해졌다.


그리고 나는 한결 더 여유를 찾았다.

일도 수월하게 마치고, 내 자신도 좀 더 돌아볼 수 있었다.

관점에 따라, 혹은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인생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지금 나의 관점은 오로지 그녀를 바라보는 것이다.


쇼핑을 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연말 세일도 뜨겁다.

좋은 프로모션이 있나 하고 슬쩍 들여다보지만 딱히 내가 살 건 없었다.

나는 필요한 것, 갖고 싶은 것을 다 가진 사람이다. 감사한 일이다.

이제 그녀만 있으면 된다.


함께 여행할 날이 일주일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오늘도 나에게 사랑이 담긴 말들을 전해준다.

'빨리 보고 싶어'

'평생 같이 살자'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고작 몇 개 단어들의 조합으로 큰 감동이 될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다.


그녀는 오늘 집에서 요리를 했다.

사진으로만 봐도 너무나 맛있어 보인다. 플레이팅은 언제나 그랬듯 예술인데, 오늘은 맛이 사진을 뚫고 나온다.

그녀는 나와 같이 시간 보낼 결심을 한 후, 제일 하고 싶어진 것이 '집밥' 이란다.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정말 많이 변했다.


심지어 오랜만에 네일도 했다.

일할 때 불편해서든,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신경쓰여서든, 무슨 이유로든 자주 하진 않은 것으로 아는데,

나와 함께 여행할 생각에 그녀의 예쁜 손을 색색으로 물들인 마음이 아름답다.


나도 많이 변했다. 나도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정말 많이 변했다.

일하는 것이 언제나 최고로 중요한 사람이었는데,

예쁜 손으로 집밥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1분이라도 빨리 달려가는 것이 제일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

하루 종일 그 누구와도 한 마디 음성도 섞지 않고 지내는 날이 많았는데,

그녀와 대화를 하지 않으면 입에 병이 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나를 침묵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말하고 싶어 미치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녀가 얼마나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인지 말해주고 싶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집밥을 하고 있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나를 만난다는 것만으로 변해버린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까지 변하게 해준 그 마음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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