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단언컨대 살면서 가장 행복한 보름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친한 친구들과, 믿을 수 있는 가족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을수록,
그 개인의 행복과 건강과 수명에 좋은 영향이 있다고 한다.
나는 그녀만큼 사회적이지는 못해서, 그녀만큼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사회를 살고 있진 못하지만,
그녀 한 명만으로도 내 인생 여느때보다 건강하고, 행복하며, 수명이 늘어나는 삶을 살고 있다.
이 보름으로 수명이 열다섯 달은 늘어난 느낌이다.
좋은 것을 많이 봤다.
멋진 장소, 귀여운 옷, 반짝거리는 보석, 좋은 공연, 맛까지 예쁜 디저트.
바라보기 시작하면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녀와 입술이 닿으면 입술을 떼기가 힘들었다.
주변에 민폐를 많이 끼쳤다.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면, 모두들 아름다워 보이는 사랑을 하고 있는 잘 어울리는 커플들이었는데,
입술을 맞닿고 있는 사람은 나 뿐이었다.
그녀가 얼마나 참아줬을까. 여행의 마지막 날에야 제대로 깨달았다.
'성차별' 이라는 요인 외에 여러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슈퍼스타 여성 배우조차 조금은 덜 알려졌을 남성 배우에 비해 적은 페이를 받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도 마찬가지인 일이다.
더 생각할 부분을 주는 이야깃거리이지만,
나의 주된 관심은 그녀라는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다보니,
아무래도 내 머릿속에서는 그녀가 남초 현상이 굉장히 높은 업계에서,
한국 뮤지컬계나 할리우드 영화계보다도 더 차별이 클지도 모를 곳에서,
얼마나 많은 차별과 질투와 시기와 고생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살아냈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런 곳에서도 그녀는 자신의 자리를 찾고 인정받으며 많은 돈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그녀는 그 어떤 차별이나 난관도 뚫어내리라.
크게 개의치도 않는 사람이니까. 멋진 사람이다.
그래서 본인도 크게 예민하지 않고, 대범하고, 관대하고, 차별하지 않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정말 좋은 호텔에서 비싼 음식을 먹을 때 너무나도 어울리는 사람이,
허름하기 그지 없는 곳에 앉아도 그 자리를 빛내고 반짝거린다.
눈이 초롱초롱 반짝거려서 그런 걸까.
몸이 불편할 수 있는 자리에서 저렴한 음식을 먹어도 '배부르다' 는 탄식 외에는 한숨 짓지 않고,
내가 10원 한 쪽을 써도 매순간 고마워하며, 나의 정성 한 점 한 점 모두 알아주고,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지' 혹은 '난 이런 거 너무 싫어' 하는 말은 웬만하면 안 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니, 그 어떤 사랑을 부어줘도 자연스럽다.
그녀는 세상 모든 사랑을 받아도 부족한 사람이다.
그녀를 사랑하는 것이 부자연스럽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나는 그녀를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해는 어느 방향에 있어도 아름답다.
그녀가 내 곁에 있든, 지구 반대편에 있든, 일어나고 있든, 잠들고 있든, 뜨고 있든, 지고 있든,
그녀는 나의 아름다운 태양이다.
그녀는 커플링, 커플시계, 선물받은 목걸이 등을 회사 동료들이 덜 알아준다고,
이런 분위기의 일터에서 일한다며 귀엽게 하소연을 한다.
나의 작은 마음의 선물들을 그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하고, 행복해하는 그녀의 마음이 지독하게 고맙다.
나와의 휴식보다는 아쉬운 하루에도, 열심히 일한 그녀는 오늘도 표창을 받는다.
나도 그녀도 너무나 꿈 같은 휴식을 취하고 각자의 일터로 돌아오다보니,
평범한 회사의 일상이 아직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일 게다.
단꿈만 꾸다가, 로맨스 따위 없는 드라이한 사람들과 그런 일터라는 현실로 돌아와버렸다.
하지만 그래서 그녀와의 시간이 더욱 특별하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일상과, 고될 수 있는 생업에서 생계를 걱정하다가도,
둘이 붙어있을 때는 구독자 2명의 방송 채널처럼 둘만의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기 좋게 틀린 친구의 주식 관련 조언을 가재눈으로 의심하면서도,
친구의 조언대로 주식을 산 그녀는 나에게 한 번 더 확인을 받더니 마음을 좀 더 놓는다.
귀여워 죽겠다.
나의 말이라면 철썩같이 믿어주고, 나를 따라와주는 그녀.
나도 그녀를 믿고 따라가려 한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