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물가 비싼 아이슬란드. 처음엔 겁을 좀 먹었다. 하지만 외식 물가가 비싼 것이지 식재료 물가는 한국하고 비교했을 때 그리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의 물가가 이미 오를 대로 올랐기 때문일 거다. 빵이나 유제품 등 오히려 아이슬란드라 더 저렴한 것도 많았다.
사실, 이번 유럽여행 기간에 난 다이어트 중이었다. 여행의 묘미는 식도락 여행인데 어렵게 시작한 다이어트가 폭망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난 지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다이어트 기간 중 유럽여행은 강추한다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탄저지 방식의 다이어트를 하기에 유럽 식단은 최적이다.
유럽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데일리 식재료는 치즈, 요거트, 우유 등의 유제품과 달걀, 소시지, 햄, 고기 등의 단백질 군, 그리고 어디 가나 샐러드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그것도 한국과 비교되는 저렴한 가격에 말이다.
한국에서 다이어트 기간 중 밥과 빵을 멀리했다면 유럽여행 중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호밀빵과 잡곡빵 등 드라이한 다이어트 빵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심지어 글루텐 프리 제품들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우리 가족은 조식으로는 간단하게 시리얼과 소시지, 달걀 프라이 등을 먹었고, 점심은 샌드위치와 샐러드, 저녁엔 스테이크나 닭 요리 등을 직접 조리해 먹었다. 간식으로 소시지와 요거트, 바나나 등을 챙겼고 많이 걷는 날엔 에너지 바도 잊지 않았다. 참, 유럽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수프도 자주 애용했다.
글의 초반에도 이야기했지만, 한식 없이 유럽식으로 간단히 먹고사는 게 가능했던 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여행을 많이 다닌 영향도 있겠지만, 단순히 잘 먹여 끼니를 채우자는 생각보다 "먹는 것도 여행의 일부"라는 아빠의 말처럼 그 나라의 음식문화에 대해 계속 대화하고 체험하고 시도하게끔 응원해 줬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아이슬란드를 여행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두 손 가볍게 여행을 떠나시라고,,,
Tip:
1. 양념은 소금, 설탕, 후춧가루 ( 필요하다면 고춧가루 )만 조금씩 챙겨간다. 현지에서 구매 가능하지만 양념은 생각보다 사용이 적기 때문에 나중에 버리게 될 가능성이 많다.
2. 현지에서 안남미 쌀을 작은 팩으로 구매 가능하고 한국 쌀보다 조리하기도 편리하다. 꼭 한국 쌀을 먹어야 한다면 햇반은 비상으로 조금만 챙기자.
3. 컵라면은 현지에서 2유로 미만으로 구매 가능하다.
4. 현지에서 작은 올리브 기름 하나 구매하면 팬요리나 샐러드 등 여행 내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5. 다회용 나무젓가락을 챙겨 가자. (일회용 X ) 이동하면서 점심을 먹게 될 때 매우 요긴함.
우린 현지에서 구매.
6. 플라스틱 샌드위치 도시락통을 챙기자.
도시락을 싸거나 남은 음식을 담을 때 정말 유용함 ( 독일 마트에서 구매한 샌드위치 도시락 케이스는 여행 내내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
7. 텀블러를 챙기자. ( 쌀쌀한 아이슬란드에서 따뜻한 물을 챙겨 다니면 아이들이 참 좋아함 )
아이슬란드 핫도그 번은 특히 부드럽고 담백해서 그냥 잼 발라 먹어도 맛있다. 약간 모닝빵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