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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드레킴 May 09. 2024

최저 시급을 알면 그 나라의 물가가 보인다

호주를 여행하면서 만만치 않은 물가를 경험했다.


10일 여행하는 동안 AUD 1,200을 환전했다.( 당시 원화 금액 1,028,388원) 호주 1달러당 900원이 약간 안 되는 기준 환율이었는데, 아마 이 글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놀랄 수도 있다.


4인가족이 10일 동안 호주 여행을 가는데 100만원 바꿔간다고???

시드니에서 구매한 유심칩 AUD 25


사실 우리 가족은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환전을 많이 해가는 편은 아니다. 여행 전 이동하는 경비 ( 렌터카나 대중교통수단), 각종 입장권과 숙소등도 99% 이상 결제를 하고 출발하기 때문에 환전해 가는 현금은 주로 식비와 기념품등 기타 잡비에 사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우리도 사람인지라 그만큼 더 많이 쓰고 싶은 건 당연지사! 진짜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한번 더 생각하고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된다는 게 우리 가족의 여행 지출에 대한 생각이다. 또 다른 이유는 도난과 분실의 우려다. 특히, 유럽 여행 시에는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면 소매치기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수수료를 좀 내더라도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게 경험 상 깨달은 방법이라고나 할까?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유가 어찌 됐든 이번 호주 여행에서 100만원을 바꿔간 건 지금 생각하니 좀 너무 했다는 생각이다. 원화와 비교해 환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현지 물가가 높을 거라는 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건 큰 실수였다.

특히, 여행 중 예상치 못했던 호주의 외식물가는 가히 살인적이었다. 생수가격도 비쌌고 노상에서 파는 아이스크림도 비쌌다. 커피는 한국과 비교해 저렴했지만 (한국의 커피 가격은 정말 이해할 수 없음) 대부분의 공산품 가격이 비쌌다.

멜버른에 가서 시간이 애매해 간단하게 먹고 가자며 저렴해 보이는 중국사람이 운영하는 누들집에 들어갔는데 기본 소고기국수가 AUD16.50 (약 15,000원)이었다. 심지어 생수도 따로 사 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 작은 식당에서만 점심 한 끼 6만원을 넘게 지출했다.

4인 가족 하루 식비와 기타 지출비용을 10만원 (약 AUD110 )을 잡았다니 말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하루를 먹고 다니려면 적어도 15만원 이상 필요했다.






아이슬란드 여행 때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기에 아예 외식을 생각지 않고 대부분 마트에서 식료품을 구매해서 직접 조리해서 먹고 다니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호주도 별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세계에서 면적이 6번째로 큰 나라 호주엔 다양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서 국내에서 자체 생산되는 식료품들이 상당히 많다. 특히, 소고기는 야채와 과일만큼이나 저렴하고 우유나 달걀등 유제품도 품질과 가격 모두 훌륭했다. 과일도 정말 맛있었는데 바나나, 파인애플 그리고 아보카도까지 모두 호주산이라는 게 놀랍기도 하고 부러웠다. 이런 이유로 그로서리에서 장 보는 건 품질대비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호주에서 가장 저렴했던 식재료 소고기




반면 호주에서의 외식물가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예를 들면 샌드위치나 간단한 핫도그를 판매하는 간편식의 경우에도 기본 AUD10은 기본이고 좌석에 앉아서 먹는 식당의 경우 1인 기본 AUD20가 넘는 메뉴가 대부분이었다. 인건비 비싼 이곳에서 외식 물가가 비싼 건 어쩜 당연한 일 인지도 모르겠다.


호주의 최저 시급이 AUD21.38 (약 19,300원)라고 한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기준이기에 비정규직은 더 높다고 한다. 게다가 주말 시급은 1.5배로 세계 최고이다. 시드니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촌동생은 직원을 고용하는 부분에서 상당히 부담된다고 했지만 그만큼 정부의 지원과 고용정책 시스템에서 상당히 보호를 받고 있는 듯했다.

한국에서 대학생의 경우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아 여행을 하는 것보다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호주에서 일을 하면서 여행을 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오기도 한다. 시드니의 물가가 매우 비싸더라고 한 달 지출과 수입을 비교해 보면 약 200만원 정도의 수입이 생긴다고 하니 매력적일 수밖에,,



여행자의 입장에서 최저시급이 높은 나라를 방문하는 건 주머니 사정이 녹녹지 않고 맛있는 음식도 양껏 먹지는 못하겠지만 호주 국민들 입장에선 아쉬울 게 없는 복지가 아닐까? 이제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여행 국가의 최저 시급을 꼭 검색해 봐야겠다.




시드니에서의 마지막 만찬으로 함께했던 저녁은 1인 AUD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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