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카페엔 우리가 흔히 즐기는 라테와 흡사한 '플랫 화이트'가 있다.
호주에서 시작된 커피인 플랫화이트는 카페에서 시키면 대부분 차이나컵이라고 불리는 컵에 나온다. 에스프레소 원샷에 스팀 우유, 그리고 0.5cm 정도의 거품을 만드는 커피로, 라테보다 좀 더 적은 우유 양이 들어가고 단단한 거품층을 느낄 수 있다.
한국에 돌아와 내가 즐겨 마시는 라테와 비교를 해봤다. 일반 라테에 샷을 하나 추가하면 흡사한 플랫화이트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Flat White는 본래 뉴질랜드에서 시작되었다.
현재는 호주와 뉴질랜드 두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에스프레소 기반의 커피인데 사실, 이 메뉴는 바리스타의 실수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한 바리스타가 카푸치노를 만들려 했다가 우유거품이 풍성하게 만들어지지 않아 손님에게 내놓지 못했는데 버리기 아까워 자신이 마셨더니 오히려 에스프레소의 맛이 강하게 드러나면서 커피의 질감도 매력적이었던 거다. 이후 그 형태를 일정하게 재현해 손님에게 테스트를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랑받는 하나의 메뉴로 자리 잡게 된 것이라는 재미있는 스토리이다.
메뉴에서는 잘 찾을 수 없지만 주문하면 나오는 '피콜로 라테', '매직' 등 호주만의 커피도 있다.
라테의 작은 버전으로 피콜로 글라스는 일반적인 라테 글라스의 2/3 정도 사이즈로 라테처럼 원샷 에스프레소위에 스팀 우유를 넣지만 컵이 작아서 플랫화이트에 비해 우유의 양은 더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커피의 진한맛을 느낄 수 있다.
주로 멜버른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커피로 메뉴판에서는 찾을 수 없지만 대부분의 멜버른 카페에서는 주문하면 당연히 만들어준다. ( 난 아직도 왜 이 커피들을 메뉴판에 공개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
여행기간 동안 호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점이 있었는데 바로 모든 숙소에 비치되어 있는 ‘우유’였다. 영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홍차에 우유를 넣은 밀크티를 즐기거나 커피에 두꺼운 우유거품을 만든 플랫화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영국을 여행할 때에도 호텔방에 비치된 우유를 본 적은 없었다.
아무튼 덕분에 우유를 좋아하는 둘째 아이는 아침마다 일어나 마트를 가지 않아도 집에서처럼 모닝 우유를 마실 수 있어 참 좋았다.
호주 숙소에서 찾은 또 하나의 히트는 코코아 ( hot chocolate)였다.
보통은 홍차나 녹차가 전부인데 아이들을 위한 배려인지 아님 이것도 우유를 선호하는 호주인들의 기호인지 알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