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서 만난 여성 3인방
해외 출장 중에 한국인을 만나는 경우는 대부분 통역을 도와주는 분들이다.
아니면 코트라 같이 현지 사정에 밝은 분들의 조언이 필요할 때이다.
그런데 이번 출장은 이탈리아-팔레스타인-요르단-이란으로 이어지는, 상대적으로 먼저 알고 있기가 어려운 지역이다 보니, 한국인들의 도움을 특히 많이 받았다. 인터뷰 섭외나 통역 뿐만 아니라, 심지어 취재 대상으로 기사쓰기까지. 한달이라는 긴 기간 동안 출장이다 보니 더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팔레스타인에서 한국인 여성 3인방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한국에서 출장을 떠나기 전 현지에서 인터뷰를 할 팔레스타인 현지 청년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하던 중에 우연히 오차(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서 일하는 노민희 씨를 알게 되었다.
노씨는 실제로 앞서 쓴 베들레헴을 달리는 청년 조지 지단을 소개해줬을 뿐만 아니라, 이메일을 주고받는 와중에서 팔레스타인에 있는 유엔기구에서 일하는 한국인이 4명 있다는 사실도 들려줬다. 심지어 이 분들은 모두 여성!!! 위험하다고도, 낯설게도 여기지는 땅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리니..
이건 기사가 될 수 있겠다는 촉이 바로 들었다. 그래서 팔레스타인에서 만나자고 요청을 했고, 4분 가운데 3분이 시간을 내줬다. 더구나 지리를 잘 모르는 우리를 위해 예루살렘에서 호텔에 와주기까지 했다.
유네스코와 유엔여성기구 등에서 일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계로 나가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또 찾으면 있겠구나 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왜 이걸 이제야 알았을까? ^^:;) 또 정부가 유엔 등 국제기구에 많은 참여를 하면 할수록,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들은 유엔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관심이 있다면, 유엔기구의 거창한 이름보다 어떤 사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850270.html
어느덧 이들을 취재한지 일년하고도 반이 더 지났다.
얼마전 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연락을 해봤다. 이들은 또 팔레스타인을 떠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한명은 요르단 암만으로 갔고, 또 한명은 세네갈로 갔다. 한명은 팔레스타인에 남아 아직 그곳의 여성들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 떠난 분들도 안전한 곳이 아닌, 내전 중인 예멘을 위해 정세가 불안한 말리나 부르키나 파소 등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 이들이 부디 안전하게 임무를 완수하고,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