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에서 만난 인권경영
세계 1위 당뇨병 치료 제약 회사 노보노르디스크 탐방기
노보 노르디스크를 만난 것은 운이 좋았다.
덴마크로 취재를 떠나며, 원래 염두에 뒀던 기업은 레고와 머스크였다. 해외 취재 일정은 보통 국내에서 사전 섭외를 얼마나 잘했느냐에 달려있다. 그냥 찾아가서 멀리 서울에 왔으니 만나달라고 하면 응하는 기업은 있을까? 없다.
원래는 두달전부터 준비해야했지만, 게으름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취재 탓에 ㅜㅠ 한달 전부터 섭외는 시작됐다.
레고는 잘 알다시피 세계적인 장난감 기업이며, 머스크는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선단을 운용하는 1위의 해운사다. 덴마크 기업을 사전 조사하면서 찾은 자료에서 레고는 일하기 좋은 근무환경을 만들고 있었고, 머스크는 그동안 한국 언론과 직접 인터뷰를 한 적이 없는 기업이라 흥미가 생겼다.
까짓, 인터뷰 요청해보자. 없는 영어로 요리조리 인터뷰 제안서를 만들어 용감히 두 회사에 메일을 보냈다. 메일 내용은 이랬다. 덴마크 기업 보니 노동자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더라,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다. 또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게 좋은 회사인데, 너네는 어떤 노력을 하냐. 뭐 이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싶다고 했다.
코펜하겐 공항의 모습그러나 돌이켜보니 너무 솔직했나보다. 덴마크와 멀고 먼, 그것도 유력 언론도 아닌, 한국의 한 잡지사 기자가 "너네 경영이 궁금해" 라고 보냈으니, 메일을 받아보는 사람도 황당하지 않았을까. 그것도 이사회의 내밀한 영역인 노동자 대표의 역할을 알고 싶다니 ㅋㅋ
홍보담당자는 메일을 보내왔다. 레고는 단칼에 거절했다. 회사 내에 그것을 말해줄 사람이 없다나...
코펜하겐 거리의 레고 상점머스크에게선 답이 오지 않았다. 여기는 아예 답도 안해주는구나 실망하고 독일로 일단 떠났다. 그리고 마침내 독일에서 메일을 받았다. "한국에서 직접 우리에게 연락한 너의 이메일을 보고 놀랐다. 본사가 직접 한국, 그동안 우리가 감안하지 않았던 나라, 에서 온 기자와 인터뷰를 해야할지 고민이다. 좀더 우리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완곡한 거절의 뜻이었다.
흠... 코펜하겐에 들어가 코트라 관장님에게 물어보니, 머스크는 덴마크 내에서도 보수적인 기업이랜다. 이렇게 덴마크 기업을 하나도 못 만나나 전전긍긍하던 차에, 코트라에서 노보노르디스크를 주선했다.
노보 노르디스크? 거기가 어디야?
당뇨병을 치료하는 인슐린을 만든다고?.... 처음에는 별 기대가 없었다. 그렇게 코펜하겐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노보 노르디스크를 찾아가게 됐다.
노보노르디스크 본사로 가는 길.
안내 데스크를 거쳐 2층으로 올라가면, 자유롭게 책 등을 찾아볼 수 있게 오픈된 공간이 있다.
음료와 간식을 즐길 수 있는 쉬는 공간도 훤하다. 부럽다.
자연 채광이 들어올 수 있게 쇼핑몰처럼 공간이 트인 구조다. 원을 그리는 복도 뒤쪽이 사무실이다. 따뜻한 느낌이다... 제일 윗층에는 회사 이사진들이 함께 있는 방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샤를로테 에르스볼 부사장을 만났다. 그는 직접 커피를 들고 회의실로 왔다. 노보노르디스크에서는 임원도 비서가 타주는 커피 대신 자신이 커피를 타 마신다. 그는 주주·직원·고객 등 기업의 이해관계자 참여(Corporate stakeholder engagement) 부문을 맡고 있다.
에르스볼 부사장은 멀리 한국에서 온 기자에게 친절했다. 그는 경쟁력이 “기본을 지키는 데서 나온다”고 했다.
“모든 작업장에서 충족해야 하는 기준이 있다. 예를 들어 모성을 보호하기 위한 휴직이 가능해야 하고 직원을 위한 인권조약도 있다. 노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매년 한다. 노보노르디스크 웨이(길·Way)나 이센셜(필수·Essential)이 실제 근무환경에서 지켜지고 있는지 조사한다. 장기근속 직원과는 질적 인터뷰를 통해 실질적으로 근무환경이 개선되고 있는지 뭘 고쳐야 하는지 보고서도 작성한다.”
그 자세한 내용을 아래 기사에 담았다. ^^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0696.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