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서 만난 하늘위 놀이터

인터라켄 하더쿨룸으로 가자

by 이완 기자

아들이 스위스 여행에서 가장 좋아했던 곳은?

1) 융프라우

2) 고흐 작품

3) 놀이터

4) 유람선



원래는 융프라우에서 라우터브루넨 위쪽에 있는 뮈렌에 있는 놀이터에 가려고 했었다. 알프스 3봉이 보이는 높은 곳에 놀이터가 있다니, 생각만 해도 근사했다. 런던에 놀러가도 박물관 보다 공원 놀이터를 더 반기는 아이에게 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알프스로 떠났던 10월말,

그곳은 여름 절기가 끝나고 높은 산으로 가는 케이블카나 기차 선로가 폐쇄되던 시기였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기도 했고, 겨울 시즌을 대비해 설비들을 고치기도 하던 때. 결국 뮈렌 쪽으로는 케이블카 접근이 어려웠고, 아이를 데리고 걸어가기에 멀었다. ㅜㅠ


하지만 전망대 하더 쿨럼이 있었다. 11월말까지 푸니쿨라가 운영돼 접근이 가능한 전망대. 인터라켄 동역 근처에서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간다. 인터라켄과 브리엔츠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있다.

그곳에서 드디어 구름 위 놀이터를 만났다.




구름 위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는 재미는 어떨까?

아이들에게만 허락된 산중 미끄럼틀의 묘미. 아이가 한참동안이나 이 미끄럼틀을 떠나지 못한것을 보면 무척 짜릿했으리라.



아이와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무엇일까.

부모는 세상이 넓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고, 엄청나게 유명한 관광지도 데려가보고 싶고, 이렇게 우리 가족은 세계를 정복하고 다녔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여행길 곁에서 본 아이는 달랐다. 어디를 가느냐 보다 누구와 같이 노느냐. 그곳에서 뛰어 놀 수 있느냐에 더 행복해 했다. 어디어디를 다 찍고 다니고 기념사진을 남겨야 한다는 것은 부모의 욕심일 수 있다. 물론 사랑하는 아이와 여행을 가는 것은 부모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놀이터 쪽에서 바라본 하더 쿨룸 전망.

올라왔을때만 해도 구름이 저렇게 많지 않았었는데, 순식간에 구름으로 가득찼다. 산의 날씨는 급변한다더니... 전망대 위쪽에 구름이 많으면 올라가지 말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었는데, 여기서 실제 확인할 수 있었다. 구름이 많이 몰려오면 산에서 볼 수 있는 게 없다.



놀이터에서 신나게 노느라 다들 인생샷을 찍는다는 전망대나 산밑을 내려다보며 맥주 한잔 할수 있다는 레스토랑을 구경하진 못했지만, 그 자체로 만족했다. 우리는 올라왔고, 아이는 해보지 못한 경험을 했다.



이번 스위스 여행에서 융프라우도 좋았고, 그린델발트도 좋았고, 라우터부르넨을 내려다보는 기막힌 전망대도 좋았지만, 브리엔츠 호수 유람선도 좋았지만 아이와 함께한 하더쿨룸의 기억은 계속 남을 것 같다.



참, 알프스 곳곳에 조성된 놀이터는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그린델발트에 있는 놀이터에서도 아이는 한참 놀았다. 아이거 북벽을 보며 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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