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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기자 May 27. 2016

마크 저커버그 책상 들여다보기

실리콘밸리 페이스북 방문기, 한층에서 모든 직원이 일하는 기업 


혹시 이 글을 페이스북에 들어왔다가 보셨나요? 저는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기준 하루 활동 사용자가 10억4000만명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SNS입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중독된 것처럼 페이스북을 매일 열어보고 있지요. 


페이스북이 그걸로만 유명한게 아닙니다.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 주식 99%를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혀 세상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세계를 정복할 것 같은, 세계에 좋은 뜻을 뿌릴 것도 같은, 지난해말 현재 1만2691명이 일하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페이스북 본사를 탐방하고 왔습니다. 



페이스북은 다른 대기업처럼 건물 높은 곳에 '페이스북'이라고 쓴 간판을 걸고 있지 않습니다. 모르고 지나가면 그곳이 페이스북인지 알기 어려운데, 건물 앞 한쪽에 이렇게 페이스북을 알려주는 조형물이 서있습니다. 회사 로고보다 큰 '좋아요'가 인상적이네요. ^^




페이스북은 사옥이 현재 2개입니다. 계속 기업이 크고 있어서 3번째 사옥을 주변에 짓고 있다고 합니다. 일단 먼저 새 건물에 들어가보겠습니다. 이 건물은 축구장 7개 면적에 달하는 4만평방미터 규모의 단층 건물이며, 아래 층은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페이스북 직원들은 상하층 없이 뻥 뚫린 장소에서 일한다는 이야기지요. 




건물 군데군데 공사 때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철골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함께 간 페이스북코리아 홍보담당자 이야기로는 혹시 기업이 망하면 주변 생태를 훼손하지 하고 건물을 철거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건축 자재를 썼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보니 공사할 때 쓴 메모인지 직원이 남긴 메모인지 모르는 글이 그대로 보입니다.   




날 것 그대로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구요. 예술가들도 와서 외벽을 멋지게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참고로, 이 건물을 설계한 사람은 프랭크 게리라는 유명한 건축가인데 설계를 의뢰할때 몸값이 높아 저커버그가 다른 이에게 설계를 맡기려 하자, 스스로 비용을 낮춰 자신이 하겠다고 지원했다고 합니다. 




자, 드디어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인 저커버그의 책상에 도달했습니다. 꼭 저커버그의 책상을 보려 온것은 아닌데, 보안상 모니터가 켜진 직원들의 책상이 있는 사무공간은  보안상 촬영할 수 없습니다.

마침 이날은 저커버그가 자리에 없었습니다. 운이 좋으면 일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아깝네요 ㅜㅠ





대신 저커버그가 읽는 책이 무엇인지 살짝 보았습니다. 

제일 위에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이 있네요. 저커버그도 <한겨레21> 같은 시사주간지를 보나 봅니다. (물론 표지기사가 저커버그 부부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 

이밖에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펀드 투자자 워렌 버핏의 에세이와 중국 시진핑 주석에 관한 책,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책이 눈에 띕니다. 많은 책들이 책상에 놓여있네요. 




페이스북 건물을 구경하다 눈에 띈 벽면입니다. 치타 그림을 보니, 화요일만 2G 라고 쓰여져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치타 처럼 빠른 인터넷 공간에서 일하는 페이스북이지만 화요일 하루는 2G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 속도가 느린 곳의 환경을 경험해봄으로서 개발자들이 지구 전체를 생각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물론 하루종일 2G를 쓰면 답답하지 않냐는 우문을 던졌는데, 신청한 개발자만 하루종일 2G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지구촌에 대한 생각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직원 가운데 어머니를 위한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식당입니다. 이곳에선 매주 금요일 저커버그가 직접 직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합니다. 바닥에 노란 선이 그어져 있는게 보이시나요? 원하는 직원들이 모두 들을 수 있게 의자를 가져다 놓고 정렬하기 위해 그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실리콘밸리 기업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직원들에게 공개된 경영정보입니다.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창업자의 이념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돈은 벌고 있는지 들을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채 시키는대로만 하는게 아니라 회사와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지요. 



이 버스는 페이스북의 첫 건물과 두번째 건물을 왕복하는 버스입니다. 걸어가기에 먼 것은 아니지만 페이스북에 구경온 사람들이 더 타는 것 같습니다 ㅋㅋ



버스 외에 자전거도 타고 다닙니다. 페이스북 내를 오가며 누구나 탈 수 있게 비치되어 있구요. 페이스북의 색깔인 밝은 파란색이 칠해져 있네요. 참고로 구글 캠퍼스 내의 자전거는 무지개색이 칠해져 있습니다. 



페이스북 개발자들의 건강은 중요하죠. 특히 두뇌!!! 이 인재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만드는 데 ㅋㅋ 헬멧도 비치해두었습니다. 자전거 타면서 문자도 보내지 말래요. 



건강만 챙기는게 아니라 시간까지 챙깁니다. 출근할때 주차장의 빈자리를 찾아 뱅뱅 돌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아예 발레 파킹 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주차할 시간에 빨리 사무실로 들어와 일을 하라는 것이지요. 직원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페이스북의 첫번째 건물입니다. 건물 번호만 표시되어 있네요. 

구글 캠퍼스는 일반인들이 건물 출입은 못해도 건물 사이를 오갈 수 있지만, 페이스북은 건물이 성벽처럼 되어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아는 사람이 없으면 건물 사이도 지나갈 수 없죠. 자신의 SNS 안에서만 놀게하는 등 모든 서비스를 내부로 끌어들이는, 이른바 폐쇄형 인터넷으로 가고 있는 페이스북의 모습을 드러낸다고 할까요.   





문을 통과해 들어가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골든 게이트 브릿지 색깔을 그대로 가져와 저 철제 다리에 칠을 했다고 합니다. 저커버그가 좋아한대요 ^^



인스타그램도 들어와 있네요. 페북 보다는 훨씬 작은 조직이지만 앞으로 성장을 기대한다고 합니다.



뭐니뭐니해도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최대의 복지는 먹을 것. 페이스북은 직원들에게 공짜로 아침, 점심, 저녁을 제공합니다. 다양한 메뉴가 있고 맛있는 것도 많다보니 가족들까지 데려와 먹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개발자들이 일하다말고 어디 밥먹으러 가는데 시간 쓰는 대신 회사 내에서 먹는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가져온 밥상입니다. 양껏 가져오느라 좀 지저분해보이는데;;;; 맛있었습니다... ^^

과일도 양껏 먹을 수 있습니다 ㅋ




직원들이 음악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있네요. 점심 먹고 와서나 일이 끝난 뒤 즐긴다고 합니다.




방문자 센터에 가면 페이스북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점자를 이용해서 페이스북을 할수도 있게 했구요. 여기 사진엔 없지만 손을 쓸수 없는 이들을 위해 눈동자 깜빡임으로도 페이스북을 할 수 있는 장비도 있었습니다.

회사 직원들을 향한 복지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도 차별받지 않고 불편함 없이 할 수 있는 기기를 갖추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왜 우리는 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요? 페이스북 벽면에는 빼곡히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습니다.

페이스북 건물이 보여준 것은 실리콘밸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가운데 하나인 다양성입니다. 


직원의 직급이 어떻든 비슷한 책상, 비슷한 자리에서 일하고

인종이 어떻든 누구나 같이 밥을 먹고 

아이가 있으면 휴게실을 제공받고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으로 존중 받으며 삽니다. 


사용자 역시 

그가 열악한 모바일 환경에 있든

그가 누구든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만들려 합니다. 

(최근 보수 성향의 뉴스를 페이스북이 일부러 보여주지 않는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지만 일단 저커버그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부정한 상태입니다. 반면 영국 일간 가디언은 페이스북 내부 뉴스처리지침을 보면 알고리즘 보다 사람의 손에 의해 미국의 주요 언론뉴스(자유주의에 가까운, 우파와 먼)가 주요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



그러나 세상 모든 일이 선의로 성공하거나, 선의로만 포장될 수 없듯

페이스북 역시 한순간에 훅 갈 수 있다는 긴장감을 가지고 사는 기업임은 분명합니다.

직원들도 복지도 좋은만큼 일하는 것도 많습니다. 야근을 하는 직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칼퇴하고 끝나는 것은 아니랍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에서도 메신저를 켜놓고 일을 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만큼 할일이 많다는 이야기이겠지요. 


페이스북 이전 이 건물을 쓰다 쇠락한 선 마이크로시스템의 로고를 페이스북은 그대로 뒤에 남겨두고 보고 있었습니다. 이상 방문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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