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야구장 드디어 가보다
야구장은 문화였고, 이 도시가 어디인지 말해주는 기념물이었다.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장을 방문했습니다. 출장을 마치며 준비했던 단 하나의 일정이었고, 샌프란시스코에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죠.
우버 풀을 타고 AT&T파크로 가자고 했습니다. 운전기사 역시 야구를 좋아한다고 했지만 최근엔 AT&T 파크에 가본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꼭 야구장에서 갈릭 프라이를 먹어보라고 권했습니다. 뭘까, 뭐지?
서울과 마찬가지로 야구장 주변은 교통이 혼잡했습니다. 기사는 즐거운 경험이 되길 바란다며 한 블럭 전에 내려줬습니다. 한 블럭 전에 내렸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이미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행진은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이죠.
드디어 도착. AT&T 파크는 써있다시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이다. 2000년 개장한 구장이고, 개장 경기때 박찬호가 LA 다저스 선발로 나와 승리를 거뒀다. (참고 위키백과) 이 간판을 보는 순간 가슴이 설렜다
티켓은 stub.center 사이트를 통해서 구했습니다. MLB 사이트 보다 이곳을 이용하라는 블로그 글이 많아서 했습니다. 이 사이트는 시즌권을 가진 사람이 자신이 가지 않는 대신 그 자리를 이용할 수 있게 좌석을 재판매하는 곳 같았습니다. 티켓을 사면 원래 좌석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있습니다. 시즌권 소유자들은 웃돈을 받고 팔아 돈을 벌어서 다음 시즌 시즌권을 산다고 하네요. 좋겠다!!!

예매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날짜를 정하고 앉고 싶은 구역을 정하고 좌석을 정하면 됩니다. 그런데 바로 티켓이 오지는 않습니다. E티켓을 신청했더니 메일로 보낼테니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며칠후 티켓을 다운로드 할 수 있다고 메일이 날라오더군요.. 이제 인쇄한 티켓을 가지고 비행기를 타고 여기로 가면 됩니다. ^^
입장하는 것은 국내 구장 보다 조금 까다롭습니다.
경찰들이 보는 가운데 소지품 검사를 합니다. 공항에서 하는 것과 같죠. 금속탐지기를 지나갑니다. 그리고 저 문을 통해 우르르 들어가는거죠
들어와 보니 이런 모습이 떡!!!
케이블티브이에서 보던 그 장소가 맞네요.. 베리 본즈가 심심하면 홈런 치던 곳... 그곳이 맞네요.. ㅜㅠ
경기 전이라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국내 선수들이 시합 전에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파노라마로 찍어봤는데 생각했던 것 만큼 나오진 않네요.. 암튼 갤럭시6로 시도해봤습니다.
이날 경기는 시카고 컵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였습니다. 컵스는 메이저리그 출범때부터 있었던 역사가 오래된 팀입니다. 지난해에는 챔피언십시리즈까지 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직 염소의 저주를 풀지 못해 우승을 한지 너무너무 오래되었죠.
그러나 팬들은 엄청 많습니다. 자이언츠 홈구장이었지만 파란색의 컵스 팬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이 나라가 야구 보고싶다고 서울에서 광주 가는 거리도 아닌데, 시카고에서 날아왔나봐요.
경기가 안 풀리니 감독?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내야진을 불러 모읍니다. 이것도 국내 야구랑 비슷하네요.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오른쪽 담장 너머 샌프란시스코만의 모습입니다. 가끔씩 바다로 공을 빠뜨리는 환상적인 홈런 장면이 나오는 곳이지요.
경기를 보다가 구장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진짜 카누를 타고 홈런볼이 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경기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 장외 오른쪽 홈런, 여기서 공을 받은 사람이 있을까요?
제가 앉은 좌석의 반대편에서 본 모습입니다.
저기 가장 높은 상단석에서 경기를 봤습니다. 거의 매진이네요. 4만명이 넘게 입장했습니다.
중앙 상단석, 선수들이 작게 보여도 무려 한 좌석에 100달러가 넘었습니다. 여기 티켓 가격은 상대팀이 누군인지 주말인지, 팀 성적은 어떤지에 따라서 변한다고 하네요.
외야 뒷편으로 가면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전차도 한대 가져다놨습니다.
이걸 보면 야구장이 문화이고, 도시를 상징하는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저 안에 들어가서 경기를 보진 않고 ㅋㅋ 노네요..
개도 자유롭게 야구장에 들어오네요. 안내견인데요. 앞서 가던 분이 시각 장애인인지는 보질 못했습니다.
여긴 야구장 후문이구요.
외야 전광판 뒷편에는 이렇게 먹고 마실 곳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기 있는 분들은 야구를 보러 오는 건지, 맥주를 마시러 오는 건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맥주 한잔 하기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외야에도 꽤 많은 좌석이 있었습니다.
잠실 야구장 같은 경우는 외야는 좌석 밖에 없어서 다른 것을 즐기기 힘든데요. 최근 지어지거나 리모델링된 대구나 수원, 광주 같은 경우는 좌석 위주보다 놀 것 위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구장은 어린이들이 야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온 아이들이 야구를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야구를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야구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매우 중요한 마케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야구 문화를 만드는 노력이기도 하겠지요.
보이시나요?
외야 좌석이 바글바글 할뿐만 아니라 할 게 많네요.
저 코카콜라병 안에서 미끄럼을 타는 모습도 보이네요.
이리저리 야구장을 둘러보고 놀다가 제 자리로 돌아가려 했더니 이 아저씨가 복도에서 가로 막네요.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좌석에 앉아있는 관중을 위해,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계속 움직이면 경기를 집중해서 보는데 방해되니까요.
경기 흐름이 중간에 멈추면 빨리 자리로 가라고 하네요.
한국에서도 도입해볼만한 문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이게 갈릭 프라이입니다.
이걸 들고 먹는 관중들이 굉장히 많더라구요.
감자칩 위에 마늘 소스를 뿌렸는데 든든하고 맛이 있었습니다. 특히 맥주와 함께 먹기에 딱 입니다.!!!
(참고로 여기는 맥주를 살때 나이 확인을 철저히 하더군요. 나이 파악이 안되는 동양인이라서 그런지 신분증을 계속 보여달라 하더라구요. 기분은 좋았습니다 ^^ 서비스 인가?? )
앞쪽에 박병호 팬도 와계시네요.
일정상 한국 선수들이 나오는 경기를 보지 못한 건 정말 아쉬웠습니다. 이분도 그래서 오셨나봐요.

관중들이 일어서서 뭔가를 부릅니다.
여기의 전통인가 봅니다.
이날 경기는 자이언츠가 컵스를 5-3으로 이겼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발 멧 케인은 잘 던졌을 뿐만 아니라. 2회에는 스스로 2타점 2루타를 치기도 했습니다. 타율은 1할 정도였는데 느닷없이 적시타를 치니 상대 투수도 황당했을 겁니다. 투수가 북치고 장구치면서 자이언츠는 컵스를 잡았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나왔습니다.
이분들도 기념사진을 찍네요. 미국인들도 AT&T 파크에 와본게 큰 추억이 되나 봅니다. 정말로 훌륭한 구장, 구장 보다 좋았던 야구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
다음에 다시 오기를 기대하며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