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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기자 Jun 22. 2016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방문기(1)

신문의 온라인화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을 방문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지역신문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한국 언론이 가지고 있는 온라인과 모바일에 대한 두려움을 여기서는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지 얘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건물 앞입니다. 1865년에 만들어졌다고 전통을 자랑하고 있네요. 

종이신문 <크로니클>의 유효 발행부수는 16만7600부(평일 기준)지만, SF게이트 사이트 구독자는 66만9500명, 유료 사이트 <크로니클>의 구독자는 17만4500명입니다. 한국의 대형 신문에 견줘 적어보일수 있지만 온라인 구독자까지 합하면 네번째로 큰 신문이라고 합니다. 




입구에 들어가자, 크로니클 설립자의 흉상이 반깁니다. 오른쪽은 크로니클의 설립 역사를 기록한 동판입니다. 왼쪽은 아주 예전에 썼던 취재 도구인 오래된 카메라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가 새겨진 동판의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우리는 대범하고 밝고 두려움없는 그리고 진실로 독립적인 신문을 발행할 것을 제안한다..... 모든 것으로부터 독립적이돼, 중립적인 것은 없는"




오전 9시, 크로니클의 편집국 모습입니다. 한산합니다.

전날 신문을 만들고 저녁 늦게 퇴근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신문 제작 시스템은 주로 오후와 저녁에 이뤄집니다. 오전에는 상대적으로 할일이 없죠. 




그래도 에디터들은 바쁩니다. 오전9시30분 <크로니클>의 에디터들이 회의실에 모였습니다. 

오른쪽에 신문을 보고 있는 여성이 <크로니클>의 편집국장입니다. 151년 <크로니클> 역사상 첫 여성 편집국장입니다. 또 미국 메이저 신문 편집국장 가운데 가장 젊은 여성 편집국장이기도 하다. <크로니클>의 디지털화를 이끌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도 회의 중간중간 유머가 넘쳤습니다 ^^


 

왼쪽이 크리스틴 고 디지털 에디터, 오른쪽은 네비우스 칼럼니스트


인터뷰는 <크로니클의 크리스틴 고 디지털 담당 에디터, 사회 분야 칼럼니스트 C. W. 네비우스를 만났습니다. 한국에서 함께 간 넥스트저널리즘스쿨 학생들과 채반석 블로터 기자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를 정리한 기사는 <한겨레21>에 게재했구요.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1900.html


인터뷰를 전부 읽어보고 싶은 분을 위해 전문을 옮깁니다. 통역과 정리에 이민경 넥스트저널리즘스쿨 수강생이 수고했습니다. 미디어 관련 부분입니다.




-  당신 신문사는 온라인판이 유료다. 유료로 뉴스를 서비스 하는 것은 자신있기 때문인가?     


크리스틴 : 기사를 유료화 한다는 점에서 우리 신문사는 다른 미국의 미디어컴퍼니가 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또 우리 기사 모두가 유료인 것은 아니다. 왜냐면 우리는 웹사이트가 2개인데 하나는 유료고 하나는 무료다. 하지만 전사적인 차원에서 느끼는 것은 점점 인쇄매체로 돈을 내고 구독하는 독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그 점에서 우리는 더욱 지역커뮤니티에서 뉴스를 배포하는 우리의 역할을 수성(지키다)하고자 하기에 더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 인쇄매체로 뉴스를 보는 독자가 줄기에 우리는 온라인 구독자를 그만큼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 실제 도달률은 크로니클과 SF게이트를 합쳐서 매달 3천1백만명의 독자에 이르는 큰 규모다. 두 사이트와 인쇄매체를 합하여 우리는 미국 전역에서 4번째로 큰 규모의 신문사다.


 음..그래서 우리가 생산하는 뉴스엔 분명히 그런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인쇄매체가 감소해도 디지털 구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상을 가지고 있다. 다시한번 말하는데, 다른 신문사와 비교해서 이건 우리 신문사만의 독특한 점은 아니다. 아마 구독의 유료화 측면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신문사는 뉴욕타임즈일것이고 거의 모든 메이저 신문사들도 유료화를 도입했다.      


네비우스: 리포터의 관점에서 기사를 쓰면서 우려되는 점은 유료화의 문제이전에 우리의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전보다 적은 독자와 구독자를 갖게 되었다. 인쇄매체가 감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명백하게 독자가 고령화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주 메일을 받곤 하는데 “나는 60대이고 손에 종이신문을 들고 보는 게 좋다.”라고 써있다. 내 아내는 시내에 있는 테크컴퍼니에서 일하는데 어제 퇴근할 때 전화하며 걷는 남자 뒤에서 가고 있다가 들은게 그 남자가 “와 나 어제 미디어에서 일하는 어떤 남자 만났는데 그 남자 진짜 현재 변화에 뒤떨어졌어, 세상에 종이신문을 보더라니까” 


우리는 우리 뉴스를 웹사이트에서 유료로 보는 사람들에게서 점점 불어나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지금도 우리가 어제 쓴 기사 중에 얼마나 많은 히트(반응이 핫한, 많이 읽어지는)를 페이지당 받았는지 주시하고 있다. 아마 하루 2~3천의 페이지 뷰가 나오는데 실제로 영향은 그의 10배 정도 될거다. 트위터로 기사가 돌아다니는 양을 합하고, 그 트위터 링크를 통해서 기사로 넘어오는 것은 어쩌다 넘어오는 게 아니라 읽으려는 목적이 있어서 넘어오는 것이니까. 


어제 내보낸 아주 뛰어난 ‘선생님 관련_봉급 인터렉티브 기사’에서 우리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기에 여전히 도시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기사는 우리 도달률을 정말 높이 끌어올렸다. 이건 정말 긍정적인 일이다. 뉴욕타임즈가 최초로 유료 사이트를 도입했을 때 칼럼니스트와 기자(writer)들로 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았었다. 


그래서 잠시 다시 그 행보를 접었지만 결국 다시 재개하게 되었다. 우리가 알게 된 것은, 크리스틴이 아주 잘 지적한 것처럼, 나도 매일 말하는 것인데 우리가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기사를 쓰는 것)은 유행이 지난 상품을 파는 것 같은 게 아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것을 써내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우리 신문을 읽는 것은 엄청난 책임감이 든다. 


우린 단지 이걸 어떻게 현금화·수익화 할 지 찾으려 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가 유료 사이트로 하려는 것이다. 나에게서 사라진 것은 두려움인데 우리가 영향력이 줄어들어서 하찮게(사소하게) 될 거란 두려움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내가 시청에 대한 기사를 쓰면 시청에서부터 유권자들에게까지 반응이 온다. 


크리스틴 : 아침에 바로 반응이 오는 건 아니다. 기사가 나가자마자 바로(웃음)


네비우스 : 맞아. 맞아. 한 오후 5시, 6시 쯤 반응이 온다. 이것은 나이든 독자들이 신문이 자기 집 앞에 도착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걸 말해준다. 하루 종일 신문을 곁에 두고 보며 이걸(내용을) 퍼뜨린다. 신문배달을 하는 한 20대 후반인지에 있는 청년을 만났는데, 그와 나는 처음으로 대면했는데 날 보고 “칼럼 잘 읽고 있다”고 말해줬다. 


그래서 “20대도 신문을 읽느냐”라고 물었더니, 그 청년이 “오 그럼요 우리 다 신문 읽어요, 그리고 내용을 나누지요”라고 대답했다. 나는 정말로 ‘멀티플라이어’(승수)가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깊이 공명할 만한 것이 있다면 도시에서 큰 반향을 불러올 것이다. 우리는 가끔 메일을 받기도 하는데 예전에 샌프란시스코에 살았지만 지금은 보스턴으로 이사 간 사람이 거기서도 우리 종이신문을 받아보고 싶다고 요청해왔다. 바로 그런게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  당신들의 수익은 어떤 경로로 창출되는지 궁금하다. 크리스티나가 말하길 샌프란크로니클은 뷰 당 체크를 하고 SF게이트는 클릭 당 체크를 한다던데?     


크리스틴: 아, 그건 수익(revenue)가 아니라 독자가 얼마나 기사에 머물러 시간을 보냈는지(engagement)를 측정할 때 쓰는 거다. 두 개의 다른 사이트는 각자 집중하는 게 다르다. 유료사이트인 크로니클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사람들이 얼마나 기사에 오래 머물렀고 읽었는지, 좋은 engagement time이 산출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람들은 미디어 커뮤니티로 참여시키고 있는지, 따라서 그들을 온라인 유료 구독자로 바꾸는 것이 목표다. 


그럼 무료사이트인 SF게이트의 경우엔 말이야 여기선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가 관건이 아니다. 페이지 뷰가 얼마나 높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했는지가 산정되니까. 그래서 너는 확인할 수 있을텐데, 크로니클 보다 게이트에서 훨씬 광고가 많아. 우리는 SF게이트를 크로니클로 넘어오게 하는 원동력(drive)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 수익에 관해서는, 대다수의 수익은 여전히 인쇄매체(종이신문)으로 부터 나오고 있다. 여전히 신문 구독자, 광고주에게서 수익이 생겨나고, 일년에 SF게이트(광고에서 나오는 것을 뜻함)에서만 25million dollars 가 수익으로 생겨난다. 


하지만 점점 종이신문 구독자가 줄어듦에 따라 회사는 이제 수익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거지. 그리고 우리는 내부광고대리인(internal advertise agency)들에게서도 수익을 얻고 있다. 내부광고대리인들은 어쩌면 굳이 샌프란크로니클에 광고를 내지 않아도 될 클라이언트들과 사업을 한다. 이들은 광고주와 일하면서 종국에는 우리 제품 중 하나를 만들거나 아예 따로 일한다. 이게 우리 수익 중 또 하나의 근원이다.

우리는 다시 성장하려고 한다, 우리 광고주들이 접근할 수 있는 많은 데이터, 마케팅 정보 등 우리가 이미 지불한 것을 사용해서 말이다.

      

네비우스 :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는 것은 롱폼 저널리즘의 최후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어제 내보낸 선생님 관련 기사만 해도 정말 대단한 인터랙티브 데이터가 가득 차 있다. 이건 긴 engagement time을 기록했다. 롱폼 스토리와 롱폼 프로젝트를 위한 기회가 열려있다는 뜻이다. 이건 정말 고무적인게 많은 비관론자들이 우리가 더이상 롱폼스토리를 해내지 못할 거라고 말해왔었다. 아무도 더 이상 컴퓨터에 앉아서 긴긴 이야기를 보지 않을 거라고. 


근데 사람들이 읽잖아? 한편으론 약간 의기소침해지는 것도 있다. 내가 칼럼을 쓰기 위해 이틀을 바쳤는데, 내 기사의 독자가 머무는 engagement time은 3분 30초였다.(웃음) 근데 사실 이 수치는 되게 좋은 거다. (웃음) 뭐? 나는 몇 시간을 들였는데 3분을 읽어? 에잇! ㅋㅋ    

 

크리스틴 : 한 번 체크해봐라. 이번 해에 우리가 한 길고도 야심찬 기획은 20페이지짜리로 펴낸 스페셜 섹션, ‘에이즈와 함께 살아왔던 사람들’에 대한 기사였다. 온라인에서도 모든 스토리를 그대로 펴냈다. 또한 온라인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작은 개인별 기사도 출판했다. 그리고 65분짜리 다큐멘터리도 만들었다.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스폰서쉽을 받았는데, 한 대학교가 우리가 이 이야기를 인쇄매체와 온라인으로 펴내는 데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를 응원하는 또 다른 스폰서도 있었다. 그들도 자금의 일부를 줬다. 그래서 이 다큐멘터리는 곧 미국, 캐나다. 아마도 포르투갈과 그 외 다수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거다. 우리는 인쇄매체 외에 도달률(reach)을 높이기 위해서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냥 단지 신문사로 남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미디어컴퍼니로서 레버리지를 줄 수 있을까.      


네비우스: 잘 고려되지 않는 것 중에 데이터를 이용하는 게 있다. 우리가 선생님 관련 기사를 내보낼 때 지도를 펼치고 지도 위에 다른 지역에 곡선을 그으면서 선생님의 봉급수준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 지 보여줄 수 있다. 굉장히 인터랙티브하고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보여줬다.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과를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0년 주기로 볼 수도 있다. 지도상에 샌프란시스코 내의 1백만 달러가 넘는 집을 빨간색 점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20년이 흐르면서 그 지도는 빨간색이 뒤덮는 과정을 보여줬다. 밀리언달러 집들이 어디에나 있다. 맵(지도)은 이걸 보여주기에 굉장히 좋은 수단이었다.


-  탐사보도나 롱폼스토리도 온라인판에서 많이 읽어지고 있는가?

 

크리스틴: 그렇다. 실제로 아까 말한 ‘에이즈’ 관련 기사가 그렇다. 올해 가장 많이 읽힌 기사다. 어떤 사람이 들어와서 기사를 읽은 것 중 가장 오래 머무른 기사는 항상 그 기사였다. 머무르는 시간은 약 6분 정도였다. 여기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긴 기사를 읽는 재미와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좋은 질을 가지고 있고, 그 사이트에서만 읽을 수 있는 독특함, 그런 걸 찾을 수 있다면 사람들이 읽곤 한다.      

- 사람들이 긴 롱폼저널리즘을 온라인 스크린으로 보는걸 힘들어 하지 않나? 내 생각엔 긴 기사를 읽으려면 종이로 보는걸 선호할 거 같은데.     


크리스틴 : 나는 그 케이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독자의 읽는 습관과 관련한 건데. 세대별로 차이가 좀 난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그룹의 사람들은 신문을 손에 들고 보는 걸 좋아한다. 근데 내 또래나 그보다 더 젊은 세대를 보면 정말 거의 누구도 신문을 보지 않는다. 심지어 책을 읽을 때도 아이패드나 킨들을 이용해서 본다.

 

롱폼 저널리즘을 생산할 때 나는 온라인에서의 읽는 경험은 어떻게 구현되는지 굉장히 선행대책을 강구하는 중이다. 자세하게 말하자면, 나는 핸드폰을 주로 생각한다. 온라인에서 읽을 때 기사가 막 깨지면 그건 어느 누구에게도 좋은 경험이 아닐 것이다. 또 네가 보는 게 전부 글자, 글자, 글자, 글자이면 쭉쭉 내리고, 내리고 하겠지. 그래서 우리는 꼭 그 중간중간에 좋은 사진과 그래픽과 비디오와 같은 스토리 텔링에 아주 중요한 요소를-글자와 비교해서도-꼭 넣으려고 한다.

      

 내가 내 딸에게 뉴스를 탐험· 경험(explore)하게 하려고 신문과 태블릿을 놓아줬더니 그녀가 선택한건 태블릿이었다. 이게 바로 우리 미래독자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점에 맞춰서 생각해야 된다.

      

네비우스: 신문이(인쇄매체) 죽어도 괜찮다. 우린 롱폼 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다. engagement time을 늘릴 수 있다. 인터랙티브 기사를 쓸 수도 있다. 이건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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