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새 스마트폰 G6가 10일 국내에 출시된다. G6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본부의 명운이 걸린 제품이다. 지난해 LG전자는 G5가 실패하면서 1조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가전 등 다른 사업부문에서 낸 이익을 모두 까먹었다. 더구나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부상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이상 LG 라는 존재감을 찾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LG전자는 G5에서 선보였던 혁신적인 모듈형 스마트폰 컨셉을 버리고, 애플 삼성 등과 비슷한 배터리 일체형 디자인을 들고 나왔다. 메인 시장에서 겨뤄보겠다는 속셈이다. 국내 소비자의 손에 곧 공개될 G6를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스레스(MWC)에서 먼저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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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토중래, 절치부심, 와신상담.
새 ‘전략 스마트폰’ G6를 들고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무대에 선 엘지(LG)전자의 처지 내지 각오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역작 G5를 소개했지만 스마트폰 부문 1조원 영업손실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엘지전자에 G6는 그만큼 큰 승부수일 수밖에 없다. 한때 휴대폰 시장에서 세계 3위까지 올랐던 엘지전자는 급성장한 중국 업체들에 밀려 스마트폰 시장 순위가 7위까지 떨어졌다.
엘지전자는 26일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의 산조르디 클럽에서 ‘엘지 G6’를 공개했다. 지난해 감행한 모듈형 스마트폰이라는 실험 대신 애플과 삼성전자 등 선두 업체를 좇는 배터리 일체형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패스트 팔로’ 전략을 택했다. 애플이 처음 내놓은 아이폰 디자인 형태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의 G6를 들고 나왔다.
국내외 언론과 이동통신 사업자 등 1500명이 참석한 공개행사에서 조준호 엘지전자 엠시(MC)사업본부장은 “세계 최초 18 대 9 화면비를 적용해 한 손으로 다루기 쉬운 최적의 그립감을 유지하면서도 화면은 키운 풀비전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의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이상의 가치를 전달해 스마트폰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G6가 내세우는 것은 우선 화면이다. 디스플레이 옆 배젤을 줄이고 화면을 꽉 차게 만들었다. 5.7인치 디스플레이는 1인치당 화소 수가 564로, 엘지 스마트폰 가운데 화소 밀도가 가장 높아 역동적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메탈 테두리를 곡선형으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뒷면은 코닝의 강화유리 ‘고릴라’를 장착했다.
손에 쥐어보면 묵직한게 특징이다. 엘지전자는 그립감까지 고려한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두께는 조금 두껍게 느껴진다. 베젤도 손에 쥐었을때 화면 터치가 안될 정도의 공간을 남겨놓은 것이라고 했다. 전면을 모두 디스플레이로 채우면 잡고 있다 다른 앱을 구동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은 3300㎃h다. 배터리 연소 문제가 발생한 갤럭시노트7의 3600㎃h를 넘지 않았다. 엘지전자는 제품에 히트파이프를 적용해 내부 열을 밖으로 배출할 수 있게 했다고 소개했다. 또 최고등급(IP68) 방수·방진 기능은 먼지를 완벽하게 차단하고 1.5m 수심에서 30분까지 작동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후면 광각과 일반각 듀얼 카메라 모두 1300만 화소의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했다. 전면 광각 카메라 화각은 100도로 셀카봉 없이도 여러 명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했다. 촬영과 동시에 사진이 화면 한쪽에 필름처럼 표시돼, 확인을 위해 갤러리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재미있는 카메라 기능들도 넣었다. ‘스퀘어 카메라’ 기능은 사진을 합성하거나 편집해 새로운 사진을 만들고 에스엔에스(SNS)에 바로 올릴 수 있게 해준다.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도 탑재했다. 엘지전자는 “아직 영어로만 인식할 수 있지만, 구글이 올해 한국어 서비스도 가능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엘지전자는 조성진 부회장이 인사말을 한 데 이어 돌비, 퀄컴, 구글 등 개발에 협업한 글로벌 업체 인사들을 무대에 올려 토크쇼처럼 진행하는 등 공개행사에 공을 들였다. 할리우드의 유명 촬영감독 비토리오 스토라로는 G6가 영화 감상에 좋은 화면 비율을 갖췄다며 “생큐”라고 했다.
G6의 가격은 89만9800원이다. 가격은 좀 부담스럽다. 애플과 삼성 같은 브랜드력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비슷한 가격대를 책정한 셈이다. 전략적으로 가성비를 앞세울 수 있었지만 하위 라인업의 가격대를 침해할 수 있고 개발비 등 여러가지를 고려한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엘지전자는 이어폰이나 커피 머신 등 20만원 어치의 사은품을 5천원에 살 수 있는 혜택을 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