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만 소개하던 모터쇼는 가라

[2017 서울모터쇼] 메르세데스-벤츠

by 이완 기자

서울모터쇼 2017이 개막한다. 어쩌다보니 서울모터쇼에 간 것만 3번째.

우연히 만난 30년 경력의 자동차전문기자 선배는 이번 서울모터쇼는 예전과 달리 틀이 좀 잡혔다고 했다. 신차만을 공개하는데서 벗어나, 세계 자동차 산업의 흐름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시아에서 워낙에 중국 시장이 크다보니 상하이와 베이징 모터쇼에 치이는 서울 모터쇼의 형국. 그래도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자동차 브랜드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넘겨짚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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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벤츠

모터쇼의 꽃은 역시 벤츠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어느 모터쇼에 가든 가장 화려한 프레스 컨퍼런스를 선보인다. 독일 메이커들의 본산인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가보면 벤츠 전시장의 규모는 다른 브랜드를 압도한다. 고급 브랜드로서의 자존심, 자동차를 가장 먼저 개발했다는 자존심 등이 담겨있는 듯 하다. 이번 서울모터쇼의 벤츠는 흥겨운 재즈음악과 함께 시작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은 이번 벤츠의 프레스 컨퍼런스는 다르다고 했다. 디지털의 도래가 자동차를 바꾸고 있어서, 이제 더이상 신차의 외관과 성능을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니 모터쇼 역시 신차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 서비스를 소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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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러면 벤츠의 디지털 전략은 뭘까. 실라키스 사장은 CASE 를 이야기했다. C는 커넥티비티, A는 자율주행, S는 공유, E는 전기차를 말한다. 실라키스 사장은 먼저 커넥티비티(연결성)을 설명했다. 벤츠는 개인 맞춤형 연결서비스인 'me'를 내세운다.


미는 생활과 사무실의 연장선인 자동차를 연결하는 통로가 된다. 원격 자동 주차 기능도 가지고 있고, 구역을 설정해놓으면 그 구역 밖으로 차가 나갔을때 알려주는 'Geo Fencing' 기능도 있다. 실라키스 사장은 "아들이 몰래 차를 끌고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이 기능이 가장 기대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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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비티에 이어 벤츠는 전기차를 소개하는데 컨퍼런스 시간을 할애했다. 서울모터쇼에서 보통 한 브랜드에 배정된 발표 시간은 20분인데, 벤츠는 커넥티비티와 전기차를 소개하는데 10분을 썼다. 벤츠가 다음 전략으로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 뒤로는 벤츠의 새 모델을 소개하는데 할애했다. 제네바 모터쇼 뒤 아시아에서 처음 보이는 모델도 선보였고, 배기음이 근사한 벤츠의 힘을 보여주는 자동차도 공개했다. 물론 아시아 시장 특성상 신 모델은 중국에서 먼저 소개되기 때문에 신차가 없어 전략 위주로 소개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CASE를 통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준비하는 벤츠의 전략을 듣는 것은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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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는 이어 차례대로 E클래스 쿠페와 고성능 모델 AMG 등을 소개했다. 벤츠는 한국에서만 고성능모델인 AMG 차량을 2000대 넘게 팔았다. 한국은 고성능 브랜드에게 무척 중요한 시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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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에 나선 벤츠코리아 부사장의 셔츠를 보면 오른쪽 어깨에 퀄컴과 엡슨 등의 브랜드가 보인다. 자동차와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IT기업들이 스폰서로 붙은 것이다. 오일 업체 등 자동차와 연관깊은 전통적인 스폰서의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예전에는 공장 자동화의 기업 지멘스와 SAP 등 독일의 제조업체들도 스폰서로 붙었다고 한다. 이 자리를 치고 들어간 디지털업체 퀄컴과 엡슨, 자동차가 빠르게 IT와 융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 오늘 다 정리하려 했는데, 메인 주제인 벤츠를 쓰다보니 한참이 걸렸다. 더구나 졸려서 ㅜㅠ 다른 브랜드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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