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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기자 Apr 08. 2017

[MWC17] 화웨이의 빅피처에 걸려들었다

국제통신박람회에 전략적 투자..."삼성전자는 위기"

MWC를 다녀와서 화웨이의 전략을 분석한 <위기를 경영하라>는 책을 읽었다. 전세계 무선통신장비 점유율 1위 화웨이에 대해 궁금증이 컸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미국으로부터 통신장비에 백도어를 심어 중국정부의 스파이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고, 국내에서도 이동통신사들은 저렴한 가격의 화웨이 장비를 들여오고 싶지만 안보 이슈 때문에 주저하는 상대방 기업이다.


세계 시장에서 유심히 지켜봐야할 화웨이 부스를 MWC에서 찾았다가 깜짝 놀랬다. 다른 업체들이 따라갈 수 없는 엄청난 크기의 부스를 자랑하고 있었다. 인상 깊었던 화웨이 부스, 이 책을 읽고서야 무릎을 칠 수 있었다. MWC에서 보고 쓴 화웨이에 대한 기사는 화웨이의 '빅피처(큰 그림)' 에 넘어간 것은 아닐까




화웨이가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중국 기업에 대한 오해부터 없애야 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각종 국제통신박람회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화웨이는 1998년부터 모든 국제통신박람회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이는 해외 마케팅의 기본수단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처지가 좋은 유명 기업들은 박람회에 큰 공을 들이지 않는다. 상품도 최신이 아니고 부스도 평범하게 만들곤 했다. 그러나 화웨이는 박람회에서 눈에 가장 잘 띄도록 부스를 크고 화려하게 만들었다. 인원도 많이 투입했으며 언제나 최신상품을 잘 보이도록 전시했다. 전시장 내부에 무대를 만들고 상품을 시연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각)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기업홍보 부스. 구름 처럼 몰린 사람들 머리 위엔 ‘더 나은 연결된세계를 위해 길을 열자(Open Roads to a better Connected World)’라는 화웨이의 슬로건이 걸려 있다. 그 옆에는 화웨이의 핵심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클라우드’를 형상화해 구름(솜 모양의 조형물)을 띄웠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기간 전 미리 화웨이에 등록된 사람만 들어올 수 있다는 1홀 부스는 사람들이 가득차 있었다.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중국 통신업체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대표 업체인 화웨이는 이번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세 군데나 부스를 열었다.


 삼성전자·엘지전자·소니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모두 모인 메인 홀인 3관에 부스를 만들어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을 전시했고, 케이티(KT)와 에이티앤티(AT&T) 등 통신업체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노베이션 시티’에도 부스를 만들었다. 화웨이는 이곳에 드론과 커넥티드카 등의 기술력을 과시했다. 가장 핵심적인 역량인 5G 등 네크워크 시스템 등은 1홀에 대규모 기업 홍보 부스를 열어 과시했다.화웨이 관계자는 “정부 인사와 기업 최고경영자 등 각국의 통신 관련 일을 하는 이들이 모두 이곳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 부스


이날 오후 중국 업체들은 8홀에서 ‘글로벌 5G 테스트 서밋’도 열었다. 기업 관계자와 미디어 등 각 나라별로 한정된 인원만 초청된 이 행사에 들어가보니 중국이 차세대 네트워크인 5G에서 앞서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글로벌 서밋에는 일본의 NTT 도코모, 영국의 보다폰, 유럽의 에릭슨, 미국의 인텔과 에이티앤티 등 다국적 정보통신기술(ICT)업체들이 참여해 표준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중국 차이나모바일 등의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한국 기업들은 보이지 않았다.




연단에 선 왕샤오윤 IMT-2020 프로젝트 그룹의 부의장은 “4G 등 그동안 네트워크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지만 5G 시대는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연결할 것”이라며 중국이 5G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중국이 제안한 ‘IMT-2020’을 5G의 공식기술 명칭으로 채택한 바 있다.국제전기통신연합이 정의한 5G는 현재 4G LTE 보다 전송속도는 약 270배, 지연 속도는 30배 이상 빠른 차세대 네트워크다. 20GB 초고화질 영화 한편을 8초만에 전송할 수 있다. 한국 역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서밋 뒤 화웨이는 차이나 모바일, 도이치텔레콤, 폭스바겐과 함께 5G 시대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담은 ‘5G 서비스 보장 네트워크 슬라이싱 백서(5G Service guaranteed Network Slicing White Paper)’를 공개했다.


중국 통신업체들이 줄달음을 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의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서 글로벌 통신시장의 전략 수립과 실행을 주도했던 양현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통신 시장에서 보면 오히려 삼성전자가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삼성 부스


이번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브이아르(VR) 등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적극적으로 전시했다. 하지만 5G와 커넥티드카 등 다른 ICT업체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내세우는 기술 역량을 보여주진 않았다.


물론 삼성전자는 28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인도 통신기업인 지오와 인도 인구 90% 이상에게 4G LTE 서비스를 제공하는 ‘I&G (Infill & Growth)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오와 지난 2012년 4G LTE 네트워크 장비 단독 공급 계약을 체결해 약 2년만에 인도 최초의 4G LTE 전국망을 구축했다는 성과도 발표했다.


통신업계에선 ‘일류 기업은 표준을 팔고 이류 기업은 기술을 팔고 삼류 기업은 제품을 판다’는 말이 있다. 양현미 GSMA 전략책임자는 “삼성이 스마트폰 사업에 갇혀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업 다각화를 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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