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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기자 Jun 23. 2017

IT ‘7왕조 시대’…2021 데이타의 게임

애플, 구글과 중국의 BAT 등 7곳...삼성과 IBM은 빠져

데이터를 거머쥔 ‘디지털 문지기 기업’ 7왕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정보기술(IT) 자문기관 가트너는 21일 2016년 상위 100대 글로벌 아이티기업 순위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1위는 애플(2180억달러), 2위는 삼성(1391억달러), 3위는 구글(901억달러), 4위는 마이크로소프트(857억달러), 5위는 아이비엠(IBM·778억달러)이었다. 통신서비스를 제외한 아이티 및 부품 부문 매출을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다. 


가트너는 “이들이 현재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기업이 소셜과 모빌리티, 클라우드, 정보의 결합을 뜻하는 ‘힘의 결합’에 제대로 부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미래는 바뀔 수 있다고 예측했다.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7개 기업의 지배력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의 디지털화가 진전되면서 2021년까지 모든 개인 활동 가운데 약 20%가량은 상위 7대 아이티 기업 중 한 곳과 접점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겨레신문 누리집 갈무리


삼성과 아이비엠은 7대 기업에는 빠졌다. 삼성은 갤럭시노트7 단종에도 소비자 충성도와 브랜드 인지도가 강하게 유지되었지만, 시장에서 성장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아이비엠은 서버와 스토리지 등 초기 아이티 시장에서는 강자였지만, 클라우드 시대가 열리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끌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평가됐다. 

     

미래가 밝은 7대 기업의 특징은 디지털의 관문을 차지하고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모바일 ‘검색시장’을 점령하고 있고, 애플은 지난해 전세계 소비자 2억1600만명에게 ‘아이폰’을 안겼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은 수천만명의 사용자 스스로 매일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 글을 올려 데이터를 쌓고 있다. 아마존 역시 최근 유기농식품 체인매장 ‘홀푸드’를 인수해 오프라인까지 상거래 데이터를 쌓으려 하고 있다.


최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세상의 가장 가치있는 자원은 더이상 석유가 아닌 데이터”라며 ‘데이터 경제’가 왔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데이터를 풍부하고 가치있게 만들고 있고, 시계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됨(사물인터넷)에 따라 데이터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데이터가 과거 석유처럼 수집, 추출, 제련 등의 과정을 거쳐 새 사업기회, 독점, 정치, 경제 등을 만들고 있다”며 데이터를 거머쥔 회사들이 ‘거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아마존·애플·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1분기에 낸 순이익은 250억달러가 넘었다.     

 

<이코노미스트>가 2012년 구글, 페이스북 등 아이티 기업을 다룬 기사 ‘Another game of thrones’의 이미지. 이코노미스트 누리집 갈무리


칠 왕조에 속한 중국 업체들도 미국 선두기업처럼 여러 서비스를 내놓으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는 온라인을 벗어나 구글처럼 자율주행차 연구에 나서며 바퀴를 굴려 데이터를 모을 생각을 하고 있다. 바이두는 최근 현대차와 커넥티드카 개발을 함께 하기로 했다.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영화사인 알리바바픽처스를 설립하는 등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텐센트도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사들이고 있다. 한 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사드 때문에 한-중 관계가 어려울 때도 텐센트는 한국 업체에 대해 투자를 계속했다”고 전했다.


동영상 등 콘텐츠를 가지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계속 끌어 이용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사용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새로운 사용자가 몰려드는 특징이 있다. 이들 기업은 이를 통해 소비자의 데이터를 파악하고 채굴하고 저장할 수 있다. 


존 데이비드 러블록 가트너 부사장은 “이들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기업들을 위한 문지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애플 본사 정문



7대 기업의 부상이 편리함만 주는 건 아니다. 데이터를 장악한 기업은 다른 새 제품과 서비스, 경쟁자의 부상을 손쉽게 확인해 ‘싹’을 자를 수 있다. 페이스북이 떠오르던 서비스인 ‘인스타그램’과 ‘스냅챗’ 등을 인수해 성공시키고 있는 것이 예다. 칠 왕조는 데이터 경제 독점의 또다른 말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데이터 경제는 과거의 반독점 규제 수단을 덜 유용하게 만들고 있다”며 새로운 독점 형태에 대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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