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광고를 만드는 시대, 광고인의 생존 전략

by 이즌

몇년 전만 해도 제작회의를 하면 수많은 시안과 카피를 A4용지에 출력해서 회의실 가득 붙여놓고도 마른 걸레 쥐어짜듯 머리를 싸매곤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몇줄의 프롬프트로 AI가 수십개의 카피를 뚝딱 내어놓는 시대가 되었다. 레퍼런스 이미지를 찾아 헤매는 대신 생성형 AI로 영상과 이미지도 만들어낸다. 아니 이제 그냥 AI로 광고를 만드는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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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꾸는 광고인의 역할

생성형 AI는 광고를 제작하는 방식을 바꿔놓았다. 정보를 탐색하고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밤낮으로 고민해서 아이디어를 내는 지리한 과정은 광고인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물론 여전히 모든 광고 제작은 대부분 인력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동시에 AI가 단 몇초만에 텍스트, 이미지, 영상을 쏟아내는 시대이기도 하다. 이제 광고인은 A부터 Z까지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방향을 설정하고 선별해내는 사람으로 그 역할이 옮겨가고 있는 듯 하다.



이럴 때일 수록 인간의 창의성은 더 필요하다

AI가 효율을 높여준건 명확한 사실이다. 이제 생성형 AI가 없던 시대로는 회귀할 수 없을만큼 업무와 일상 속 깊숙히 들어와있다. 기획의 방향을 챗GPT와 함께 대화하며 풀어나가기도 하고, 간단한 이메일 작문조차도 챗GPT에 의존해서 작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그럴싸한 AI의 창작물의 범람 속에서 인간의 공감을 설계하는 복잡미묘한 일은 진짜 인간의 감성과 두뇌를 통해서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AI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통해 학습하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조합해 그럴싸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하지만 광고는 크리에이티브의 싸움이고 여기에는 의외성이라는 변수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녹여내는지가 중요하다. 일반적인 100가지 아이디어보다 특출한 무언가의 1가지를 찾아내는 싸움에서 아직 인간은 AI에 대체될 수 없다고 본다.


광고인의 새로운 경쟁력

AI가 광고인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할 줄 아닌 광고인은 더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반복적인 제작의 루틴한 업무에서 해방된 광고인은 이제 본질적인 질문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인간만이 가지는 창의성은 더 큰 무기가 되지않을까. AI가 다양한 배리에이션과 방향을 열어주면 이걸 선별하는 몫은 여전히 인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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