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압박감 줄이는 법

by 싱글맘워너비언니

싱글맘으로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나만 늦었다는 생각, 빨리 해야 된다, 잘 해내야 된다는 압박감이었습니다.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는 여러 증상으로 얘기하겠지만 제가 느끼기엔 다 압박감인 것 같습니다.




목표는 높고, 주변보다 많이 쳐진 것 같은데 방법도 모르겠고, 시간도 부족한... 숨이 턱턱 막히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명상하고, 책 보고, 운동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발견한 싱글맘이 압박감을 줄이는 법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정말 작게, 더 작게


저는 항상 압박감을 달고 살았습니다. 집이 가난하니 내가 얼른 돈 벌어서 도와야겠다 싶었고, 학비를 낼 수 없으니 전액 장학금을 받기 위해 늘 기를 썼습니다. 그게 습관이 된 건지 항상 저를 몰아붙였습니다. 높은 목표, 엄청난 계획으로 할 수 있다, 해내야 해 하면서 저를 채찍질했습니다.




그런데 이혼 후 우울증을 앓던 저한테는 그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받아들일 수가 없어 저한테 더 가혹하게 했습니다. '뭐해? 너는 100만큼 할 수 있는데 왜 5만큼도 못하는 거야? 왜 맨날 누워만 있어? 일어나, 정신 차려, 이 게으름뱅이야, 왜 사니?' 그렇게 구박만 하던 제 몸은 이상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갑자기 숨이 안 쉬어지고, 팍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는 안될 것 같아서 방법을 찾다가 "정말 작게 시작하라"는 문구를 보게 되었습니다. 작게 해서 어느 세월에 되려나 싶고, 그건 열심히 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러다 죽으면 0이고, 작게라도 매일 하면 10은 될 테니, 그게 낫다고 믿고 시키는 대로 작게 해 봤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나는 싱글맘이니까 빨리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해야 할 일들을 매일 지속하게 됐습니다.




그중 하나가 <경제신문보기>였습니다. 신문에서 정부 정책이 어떻게 변한다는 게 나오면, 그게 나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각해보고, 유튜브, 블로그 간단하게 찾아보는 게 다였습니다. 그런데 그게 자연스럽게 투자 공부 겸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한 번씩 배운 거 복습 삼아 부동산에 가면, 웬만한 소장님들보다 많이 아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곤 했으니까요. 압박감을 느끼며 살 때는 뭘 해도 뒤쳐진 것 같았는데, 작은 실천을 매일 하니 조금씩 성장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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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살게 되어 있다.


제 지인 중에 최근에 분양 아파트를 계약한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설렘은 하루뿐이었고, 계약 날 이후부터 완전 노이로제에 걸린 듯 보였습니다. 현재 수준보다 무리해서 집을 샀는데 돈 벌 생각에 숨이 막힌다고 했습니다. 왜 그렇게 압박감을 느끼고 걱정하는지 물어보니, 이참에 본인도 파이팅 있게 열심히 일 할 겸, 아파트 값 전액을 남은 몇 년 동안 현금으로 다 모아보려고 했다는 겁니다. 의도는 좋았으나, 한 달 두 달도 아니고, 몇 년 동안 지금 벌던 것보다 몇 배씩 더 벌려고 한 거니, 당연히 숨이 막혔을 겁니다. 그래서 다시 물어봤습니다.



싱글맘워너비언니: 그 돈을 다 못 모으면 어떻게 되는데?

A: 그럼 대출을 받아야 되고, 대출 이자를 갚느라 다달이 고생하게 될 거야.

싱글맘워너비언니: 대출이 나올 수 있을지는 알아봤어? 대출이자가 얼마나 나올 것 같은데?

A: 대출 나올 수 있는데, 갚아야 될 돈이 한 달에 200만 원 정도 나온대.

싱글맘워너비언니: 한 달 생활비 얼만데?

A: 우리? 300만 원

싱글맘워너비언니: 그럼 한 달에 500만 원 벌 수 있어?

A: 평소에도 그 돈 이상 벌었기 때문에 벌 수 있어.

싱글맘워너비언니: 그럼 됐네. 걱정하지 말고, 지금은 밥이나 먹어.



남들은 대출이 안 나와 걱정인데, 대출 나오고, 갚을 능력 되니 문제가 없는데도 제 지인은 혼자 압박감을 느끼면서 피폐해져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전액 현금을 벌면 스스로도 뿌듯하고, 아파트 외에 현금자산이 생긴 거니 당연히 좋을 겁니다. 근데 그렇게 되면 좋은 거지, have to는 아니잖아요. 그분께 본인이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아도 죽지 않는다고, 다 살 방법 있다고 말해줬습니다.




생각만큼 못 모으면 대출받으면 되고, 대출금은 다달이 벌어서 갚으면 되고, 소유하고 있는 상가 월세 나오는 걸로 대출 이자 갚아도 되고, 이거 저거 싫으면 호재가 많은 동네니 등기 전에 P 붙여서 팔면 되고, 팔긴 아깝다 싶으면 전세 놓아도 되고, 월세 놓아서 보증금 회수하고, 월세로 이자 충당해도 됩니다. 결론은 죽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거 아니면 안 돼 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너무 극한으로 몰아붙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로열동에 로열층 할아버지 아파트라도, 거기 들어가려고 몸과 마음 다 쥐어 짜내느라, 제대로 누려보기도 전에 쓰러지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요.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압박감에 꼼짝도 못 할 정도라면, 그래 봤자 안 죽는다는 생각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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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멀리까지 안 가도 됩니다.


압박감은 미래까지 생각해서 생기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이걸 못해내면 어쩌지?' 하면서 이 일을 못해낸 미래의 후폭풍에 집중을 하고, 그게 너무 크게 느껴져서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못해내는 건 미래의 일이지, 지금 벌어지는 게 아닌데, 우리 참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힘들게 사는 것 같네요.




미래는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결국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냐 아니냐 이것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저는 자꾸 미래가 걱정돼서 할 일을 못하겠을 땐, 그냥 내일 죽는다고 생각했어요. '나한테 내일은 없으니, 이걸 잘 못해서 욕을 먹든, 돈을 못 벌든 상관없다. 나는 어차피 없으니까. 대신 나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 할 일을 아주 끝내주게 예술처럼 해낼 거다. 그래야 가는 길 후회 없이, 만족스럽게 편하게 갈 테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할 일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랬더니 미래까지 생각하느라 굳이 당겨서 받는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더 도움이 되고 중요한 일 위주로 하게 되었고, 작은 일을 해도 몰입해서 하게 됐습니다.




당장 10분 후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인데, 우리 너무 멀리까지 내다보면서 압박받느라 할 일도 못하고, 건강도 잃고, 소중한 사람도 제대로 못 챙기면서 살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만 있다고 생각하고 멋진 모습으로 살다 가겠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살면 좀 압박감을 덜 받지 않을까요? 여러 역할을 해내느라 애쓰시는 싱글맘분들께 제 글이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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