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를 유독 사랑하는 남편과 사는 삶이란
결혼한 지 이제 6개월이 되어 가는 이 시점.
내 남편은 결혼식 대비 약 20킬로 정도 쪘다고 한다.
거짓말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내가 아침마다 도시락을 잘 싸주고 저녁도 항상 밥을 하고, 주말에도 특식을 해주다 보니
많이 찌기는 했지만…. 20킬로까지는 아니다.
내 생각엔 본인의 가장 날씬했던 과거 몸무게 대비 그만큼 쪘다는 거 같다.
그래도 다행인 건 못생기게 찌지 않았다. 아주 토실토실한 큰 강아지처럼 잘 쪘다.
주말마다 하는 필라테스로 근육도 잘 붙은 거 같고, 배가 좀 많이 나왔지만 내가 한 밥에는 문제가 없다.
야근할 때마다 즐겨 먹는 커피믹스 탓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자꾸 살쪘다고 해서 건강식을 해줬다. 당근, 양파, 브로콜리가 가득 들어간 카레를 끓였다.
육식주의자 남편이 낯선 채소 카레에 반감을 표할까 봐 살짝 항정살을 터치하듯 넣었는데….
그 항정살이 기폭제가 되어 남편은 회사에서 야근하면서 저녁을 먹었다고 했는데 갑자기 2그릇을 먹었다.
그리고 다음날 야근하고 돌아오자마자 또 2그릇을 먹었다.
이렇게 그는 카레 한 솥을 비워냈다.
내가 끓인 카레가 맛있다며 야밤에 카레를 먹는 모습을 보면서 ”당신은 20킬로가 찐 것이 확실합니다 “라는 생각을 했다.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카레’라고 하는데 카레를 잘하는 아내를 뒀다니 ㅎㅎ
혹시 우리가 둘 다 직장 잃으면 카레집을 하기로 했다.
결혼하고 느낀 건
남편은 아가다. 나의 영원한 큰 아들.
든든하면서도 손이 많이 가고 나의 보살핌이 필요한 아가다.
밥만 차려줘도 저렇게 좋아하고, 행복해한다.
자기 몸을 잘 못 챙겨서 내가 매일 비타민도 챙겨주고, 비타민 먹었는지 숙제검사하듯 확인을 한다.
나의 이런 모습에서 남편이 그랬다.
“‘살림’은 국립국어원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어원의 뜻이지만 ‘가족들을 살린다 ‘ 에서 유래되어 ’ 살림‘인 거 같다. 내 아내의 살림 덕분에 내가 살아간다.”
이렇게 카레돌이는 다음에도 카레를 끓여달라는 의미로 예쁘게 말하며 칭찬을 던지고 잠들었다.
이런 소소한 삶이 매일 반복되는데 참 이런 게 지루하지도 않고 편안한 거 보니
이 남자랑 잘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