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일기

16년차 PR컨설턴트의 인생 주도권 되찾기 프로젝트

by 비온뒤

대학교 1학년 1학기.

집안 사정으로 휴학을 했다. 내 공부보다 집의 생계를 돕는 게 더 중요한 시기였다.

그 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 인생은 내가 주도적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때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의 많은 것들에 휘둘리며 괴로워 하기 보다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내가 만들어갈 수 있는 것들을 하려고 노력해 왔다.


PR, 홍보도 그런 과정 중 찾은 '내가 선택한 일'이었다.

16년 경력 중 1년 반을 제외하고 나머지 경력을 '홍보대행사' 또는 ' PR에이전시'라는 곳에서 일했다.

클라이언트를 유치하고 그들을 위한 대외 홍보 전략을 수립하고 실제 수행까지 하는 곳이다.

자격증은 없으나 컨설턴트로서 나름의 전문성을 차곡 차곡 쌓아왔다고 생각했었고, 실제로도 그렇게 인정 받았다.


하지만 최근 3년 간 너무 과도한 업무와 책임이 집중되면서 결국 번아웃이 왔고, 공황 장애를 겪었다.

그걸 겪고도 병원과 약을 먹어가며 8개월을 더 버텼으나

이제 그만 쉬어가려고 한다.


나의 모든 노력을 고객사, 미디어, 내가 몸담은 회사, 팀원..이라는 '이타'가 아니라

'자기'로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


사실 두렵다.

매달 고정적인 월급과 나의 존재를 찾아주는 타인이 없는 일상을 과연 내가 심리적 부담 없이 잘 이겨낼 수 있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미 던진 사표, 정해진 퇴사이니

두려움을 한겹 한겹 벗겨내봐야겠다.


이 브런치는 그런 나의 노력들을 하루하루 기록하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루틴을 만들고, 매일 이곳에 들어와 나의 생각과 노력들을 남겨두는 것이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첫 번째 시도다.


만약에, 그랬다면, 아니라면, 그렇지 않다면 등등 이제 상상과 가정은 그만하자.


나 자신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