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흔적을 담은 음악들
마음이 힘들 때 찾게 되는 음악이 있으실까요?
반대로 기쁠 때 배경음악으로 꼭 깔아 두는 음악도 있으시겠죠?
오늘은 제가 자주 듣는 플레이 리스트를 이야기하며 음악 취향의 마지막 챕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앞서 두 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재즈는 제게 '마음의 속도'를 바꿔주는 음악이자 '정리'의 음악입니다.
빌리 홀리데이의 목소리는 여전히 슬프지만 슬프지 않고, 느리지만 무너지지 않는 묘한 온기로 제 마음을 쓰다듬어 줍니다. 빅밴드의 연주는 하루를 달려 나갈 힘을 주는 음악이지요. 기쁨으로 들떠 있는 날에도, 슬픔에 잠긴 밤에도 마음의 속도를 다시 다루게 해주는 음악입니다.
성시경의 노래는 제게 참 오래된 친구 같습니다.
시경님이 데뷔 때부터 좋아했고 팬클럽 1기로 활동하기도 했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합니다.
학창 시절 설렘으로 들었던 목소리가
시간이 지나 어른의 삶 속에서 가장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는 것이..
퇴사를 결심하기 전에 많이 갈팡질팡 했는데,
그 시절 저는 매일 회사로 향하는 길에 성시경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애정한 곡은 '다정하게, 안녕히', '태양계', 그리고 '잠시라도 우리'
특히 '잠시라도 우리'는 성시경과 나얼이 함께 부른 곡인데,
차 안에서 그 한 곡만 무한 반복으로 듣기도 했었습니다.
그 노래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십 년쯤 흘러가면 우린 어떻게 될까
만나지긴 할까
어떻게 서로를 기억해 줄까
그걸로 충분해
서로 다른 그곳에서
잠시라도 우리 따뜻한 시간을 갖는다면-"
이 가사를 들을 때마다 팀원들에 대한 책임감과 애틋함, 미안함.. 그런 마음들이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회사를 떠나기로 마음먹기 전,
저는 제 팀원들과의 인연을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어떤 팀장으로 기억되면 좋을까"
"이 친구들이 나를 떠올릴 때, 어떤 마음일까?"
그 모든 고민이 이 노래와 참 닿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곡은 제게 슬픔의 감정이면서도 또 다른 기대를 품게 하는 따뜻함으로 완성되는 곡입니다.
그들에게 저와 함께한 시간이 잠시라도 서로에게 따뜻한 시간이었기를 바라봅니다.
락밴드의 음악은 희로애락을 다 담아내는 장르인 것 같습니다.
저는 답답하고 화가 날 때면 '넬'의 '조금만 닥쳐줄래요'를 즐겨 듣습니다.
이 노래는 제목만큼이나 솔직하고 날 것의 감정이 가사로 드러납니다.
이 노래의 웃으며 뺨치는 듯한 보컬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분노'의 감정을 대신 꺼내주는 쾌감을 줍니다.
밴드 음악 속 단단한 드럼 소리는 제가 참 좋아하는 비트입니다.
드럼은 곡을 받쳐주기도 하고, 어떤 순간엔 강하게 이끌어가기도 하는 악기입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마음들이 리듬 속에서 거칠게 흔들리다가도 어느 순간 조금씩 가라앉기도 합니다.
하루가 조금 버거운 날엔 밴드 음악이 제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날엔 또 다른 음악을 찾습니다.
90년대 후반 댄스곡이나 2000년대 초반의 노래들을 틀어 크게 따라 부르곤 합니다.
H.O.T, 젝스키스, S.E.S, god...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어김없이 입이 먼저 따라가는 노래들입니다.
이 음악들은 '즐거움'의 감정을 채워줍니다.
너무 많은 생각이 필요 없는, 그저 신나고 가볍고 밝은 그 시절 분위기로 저를 데려다주는 음악들입니다.
그래서 이 노래들을 흥얼거릴 때면 표정도 조금씩 밝아집니다.
음악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 제 감정을 정리하고 일상을 회복하게 하는 하나의 축입니다.
희-노-애-락이 찾아올 때마다 음악을 선택하고 듣는다는 건
결국 그 순간의 저 자신을 돌아보는 일과도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음악으로
여러분의 감정을 정리하고 계신가요?
오늘, 여러분의 마음에 흐르는 음악이 작게나마 여러분을 '다시 움직이게'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