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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란 Feb 04. 2019

짜파게티

너는 번듯한 스파게티 같고

나는 천 원짜리 라면 같아
괜히 심사가 뒤틀리는 날엔
짜파게티 한 봉지 삶아 먹고
들여다보지 마라, 검정 묻는다
문패 걸어놓고 불어 터진다 

괜찮아,
내가 더 시커멓고, 내가 더 꼬였어
굵직한 그의 위로가 깊숙이 퍼져
퉁퉁 부었던 속이 뭉근히 풀어지는 새

해는 쑥스러운 내 쪽으로 지고
달은 걱정스러운 네 쪽에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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