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형란 Jun 25. 2016

중국어 회화 제대로 떼기

- 중국 어학연수 필독서

중국어 뉴스 인강 : www.screenchinese.com

중국 드라마 대사로 배우는 HSK단어와 중국어회화 : 
https://www.youtube.com/channel/UC_1ftGlAb2X9uvvzQxW-dpA



1. 통계수치에 흔들리지 말자, 간절함이 무기다   

 

는 중문과를 졸업하기는 했지만, 대학 다닐 때 전공 공부를 별로 열심히 하지 않았던 까닭에 30살 가을이 되도록 중국어 한 마디 하지 못했다. 영문과 졸업생에게도 사람들이 그렇게 묻는지 모르겠지만, 중국어 전공자라면 평생 듣게 되는 한 마디는 "이거 중국어로 뭐라고 해?"이다. 그 질문 앞에서 내내 머뭇거려야 했던 나는 결혼한 지 2년째 되던 서른 살 가을에 남편을 부추겨서 중국 어학연수에 나서게 된다.    


요즘이야 나이 든 사람들도 어학연수를 많이 가곤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일이 그렇게 흔치 않았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도, 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유학도 아닌 어학연수를 그 나이에 뭣하러 가냐면서 말리곤 했다. 특히 설득력 있던 반대 이론은 통계수치를 대는 것이었다. 요즘은 대학을 막 졸업한 중문과 학생 중에서도 몇십 퍼센트는 취직을 못 한다면서, 네가 어학연수를 갔다 오면 서른이 훌쩍 넘는데, 그 나이에 중국어 좀 한다고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는 이론 앞에서 무너지지 않기란 쉽지 않았다. 늘 그 몇 퍼센트라는 당당한 증거가 내 발을 붙잡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통계 숫자에는 참 많은 허수가 포함되어 있는 듯하다. 몇십 퍼센트가 취직을 못 한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 몇십 퍼센트 속에는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 간절하지 않은 사람들이 같은 비중으로 섞여 있다는 걸 간과해선 안된다.    


30살 가을에 어학연수를 떠난 관계로 나는 더 간절했고,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아직 한 마디도 입을 떼지 못하는 상태에서 본 분반 시험에서 운이 좋게도(?) 고급반에 배정된 어학연수 첫 주에, 기숙사에서 보온병을 들고 더운물을 뜨러 가다가, 후배들의 방 앞에서 이런 대화를 듣게 되었다. "형란이 누나가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했나 봐, 고급반에 들어갔더라", "야, 넌 바보냐, 남편 것 베꼈지". 순간 보온병을 든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걸 느꼈다. '아, 내가 남의눈에 이렇게 보이는구나'. 우연히 엿듣게 된 그 대화 때문에라도 나는 더 열심히 공부했고, HSK 11급이라는, 당시에는 드문 중국어 성적을 받아 들었지만, 귀국했던 32살 가을에는, 이미 결혼을 한, 그것도 아직 아이가 없는 상태로 구직을 하기는 무척 어려웠다. 면접위원들은 언제나 "아이를 곧 낳으시겠네요" 하는 말로 면접을 시작했다. 하지만 어렵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건 아니므로, 나는 그럭저럭 내 적성에 맞는 직장을 찾을 수 있었다.     


물론 간절함만 가지고는 되지 않는다. 뉴스 독해와 청취를 내용으로 수업을 하다 보니, 외무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그중에 기억나는 한 학생이 있다. 일반적으로 외무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예습 복습을 잘 해온다. 목적이 분명해서 그런 듯하다. 그런데 유독 한 학생이 예습도 대충, 복습도 대충 해와서, "아니, 그렇게 하시면 시험에 붙겠어요?" 하고 대놓고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그랬더니 이 학생이 "제가 외무고시 학원까지 합해서 하루에 8시간을 학원 수업을 듣거든요, 예습 복습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요"라고 대답했다. 순간, 너무 미안하게도 '이 학생은 합격하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절하다면, 정말 절박하다면 올바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수업과 자습시간은 1:1.5~1:2 정도여야 한다. 과목에 따라 1:4가 적당할 때도 있다. 최소한으로 잡아도 8시간 수업을 들으면, 이동시간 등은 모두 빼더라도 12시간 자습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그게 가능이나 하겠는가.

     

영어도 아닌데 중국어야 뭐 대충 해도 된다는 사람들도 많다, 괜찮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나도 늘 영어 배워야지 하고 노래를 부르지만, 영어를 원어민처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혼자 여행 다닐 수 있을 만큼만 배우고 싶다. 중국어도 그만큼만 배우면 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정말 중국어만큼은 하나 제대로 해 보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 간절함으로 무장한 그 사람들에게, 이 중국어 학습 이론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시리즈의 첫 글을 시작해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