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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란 Jun 26. 2016

중국어 회화 제대로 떼기 (2)

중국 어학연수 필독서

중국어 뉴스 인강 : www.screenchinese.com

중국 드라마 대사로 배우는 HSK단어와 중국어회화 : 
https://www.youtube.com/channel/UC_1ftGlAb2X9uvvzQxW-dpA



2. 왜 회화가 안되는가, 왜 어학연수에서 효과를 못 보는가


(1) 중국에만 가면 된다?  No!

중국에 가면 확실히 귀는 트인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한 그냥 거기까지다.  필자는 중문과를 나온 관계로 주변에 중국어 전공자가 많다.  당연히 대부분 중국 어학연수 한 번쯤은 다 다녀왔고, 수 년째 중국에서 거주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모두 중국어를 다 잘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다 알아듣는 것도 아닐 수 있지만, 알아듣는다고 해도 말을 잘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 귀만 트이면 입도 뚫린다?  No!

당연히 말을 주고받으려면 귀가 트여야 하고, 귀가 트이면 그 내용이 머리에 입력이 되므로, 문장 순서를 잡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평소에 입을 움직여서 말을 하고, 내 생각을 말로 표현해내는 연습을 하지 않는다면, 그저 귀가 트이는 데서 그칠 수도 있다.  필자 근처에는 영원히 '친절한 한국인'으로 남은 전공자들이 많다.  중국인이 무슨 말을 해도 그저 미소만으로 응대하다 보니, 성격 좋은 것으로 오해받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기게 된다.


-. 읽을 줄 알면 회화도 된다?  No!

외국어 습득은 모국어와 달라서 읽기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맞는 이야기이다.  읽어서 모르는 내용을 들어서 알기는 힘들다.  하지만, 늘 읽기만 해왔다면, 듣고 말하는 것은 새로 연습해야 한다.  물론, 읽을 줄도 모르는 사람보다는 빠를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더 겁이 날 수도 있다.  다 아는 문장일 텐데, 왜 안 들리지? 하는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면, 차라리 처음 한두 마디부터 말과 글을 함께 배워나가는 사람보다 결국엔 더 늦을 수도 있다.


(2) 중국에 가서도 학원에만 의존한다

"중국에 가선 어떻게 공부했어요?" 하고 물어봤을 때, 제일 날 답답하게 하는 대답은 "학교에서 어학연수 코스 수업 4시간 듣고요, 한국인이 하는 HSK 학원에서 수업 들었어요"라는 것이었다.  직업이 중국어 강사이다 보니, 동종업계 강사들의 수입도 생각해야 하는 처지이긴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너무 학원 수업에 의존한다.  나 역시도 그 덕분에 먹고살지만, 중국까지 어학연수를 가는 이유는 중국인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 게 아니겠는가.  중국인과 1:1 수업은 어떻게 했냐고 물으면, 시간이 없어서 못했다거나, 몇 번 해봤는데 별로 효과가 없어서 말았다거나 하는 대답도 돌아온다.  이런 식이라면, 그저 이력서에 '중국 어학연수'라는 한 마디를 써넣는 것 이외에 딱히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3) 중국인과의 1:1 수업은 언제나 즉흥적으로 한다.

어학연수는 6개월~1년 정도 해야 효과가 있는데, 그 긴 기간 동안 거의 매일 1:1 회화수업을 하게 되므로, 이 1:1 수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하는가가 어학연수의 성패를 가른다.  그런데 꽤 많은 학생들이 이 중요한 1:1 수업을 준비 없이 하는 일상회화나 어학연수 정규코스 숙제 봐주기 등으로 소모하고 만다.  매일 만나서 대화를 하면, 당연히 회화가 늘기는 하지만, 해본 사람들은 다 안다, 결국엔 별로 할 이야기도 없다는 것을.
미국이나 영국 등으로 어학연수를 갔을 때 원어민과 매일 1:1 회화수업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생각해보면,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대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1:1 회화 수업은 중국 어학연수 과정 중에서 제일 중시해야 할 부분이고, 가장 많이 준비해야 할 수업이다.  이 수업을 어떻게 준비할지가, 개인적으로 이 글에서 제일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고, 이는 본문에서 다시 다루기로 한다.


(4) 상대방이 알아만 들으면 만족한다.

물론 우리에게 중국어는 외국어고, 우리가 외국인인 이상 완벽하게 중국어를 말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런데, 우리가 영어 공부도 이런 자세로 했던가는 조금 짚어볼 만한 것 같다.  초보 강사 시절, 가끔 데스크 직원을 도와주러 내려가서 상담을 해주곤 했는데, 그때마다 상담직 직원들을 존경하게 되곤 했다.  영어 학원에 가서는 그렇게 묻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데, 의외로 "중국어, 한 6개월 하면 마스터하죠?"하고 묻는 분들이 많다.  그러면 친절한 상담직 직원들은 "무슨 용도로 배우시느냐에 따라 다릅니다"하고 대답해주지만, 딱히 친절하지 않은 나는 "영어를 6개월 만에 마스터하셨나 봐요?"하고 묻고 싶었다.  영어가 10년 해도 잘 안 되는 외국어인 것처럼, 중국어도 10년 해도 답답한 외국어 중의 하나일 뿐이다. 물론, 처음부터 겁먹자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겁 없이 대하는 태도의 장점도 많다.


하지만, 이 일화들을 듣는다면 약간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  중국어 학원에서 일하다 보니, 주변에 자연히 중국인이 많다.  이 중국인들 중에는 아예 한국어를 안 배우는 사람도 많은데, 배울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이다.  10년 가까이 있으면서도 한국어라곤"얼마예요, 이 차 어디 가요" 이 정도만 말할 줄 아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어를 좀 배운 사람들 중에서도 더 잘 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대충 하면 된다는 사람은 그 자세에서부터 확연히 나뉜다.  늘 "우리 신랑가..."라고 말하는 강사가 있었다.  "우리 신랑이..."라고 백 번은 고쳐준 듯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한 번은 영어권에서 유학한, 우리 학원에서 제일 엘리트였던 중국인 강사에게 한국어 발음 교정을 해 준 적이 있다.  중국어에는 한국어의 ㅅ 발음이 없다.  옛날이야기이긴 하지만, 주윤발이 밀키스 CF 찍을 때, "사랑해요, 밀키스" 그 한마디를 처리하기 위해서 이틀 찍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중국어식 발음으로는 "싸랑해요"혹은 "샤랑해요" 밖에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ㅆ발음을 선택하는데, 모든 ㅅ을 ㅆ으로 발음하면, 듣기가 상당히 힘들다.  그  중국인 강사의 ㅆ발음은 유난히 세서 귀에 많이 거슬렸다.  몇 번 정성껏 고쳐줬는데, 대충 응대하더니 저쪽에 가서 다른 중국인 강사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들렸다.  "한국어가 뭐 영어나 되냐, 뭣하러 그렇게 발음에 신경을 써야 하냐고".  그 강사가 영어를 못 하는 사람이었으면, 그 강사에 대한 인상이 그렇게 나빠지진 않았을 것이다.  


어떤가, 이런 일화들이 한국인으로서 딱히 즐겁지는 않지 않은가.  중국인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외국인이니까 당연히 틀릴 수 있지만, "그래, 나 외국인이다, 어쩔래, 네가 맞춰서 알아들어라"하는 고자세로 중국어를 한다면, 당연히 반감을 사게 될 것이다.  언제나 성의를 가지고, 발음 하나라도 더 고쳐보려고 애쓰고, 어순 하나라도 더 바르게 잡아보려고 노력한다면, 우리가 그런 외국인을 보듯, 중국인도 그런 우리를 더 챙겨주고 싶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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