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분노했다. 학교에 가서 삶의 기본이 될 지식을 배워야 할 나이에, 자신을 다른 집에 식모로 보내버린 당신의 엄마를 원망했다. 엄마는 끊임없이 말했다.
“당신 때문에 자신은 평생을 부끄러워하며 자신 없이 살아야 했다.”
암에 걸리고 난 뒤에는 그 말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얼마나 그 말들을 반복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한 채 엄마의 삶을 망쳐버린 부모를 끝없이 원망했다.
“그 과거 때문에 자신을 자주 슬프게 만들지는 마. 엄마.”
엄마에게 말했지만 엄마는 언제나 처음 하는 이야기처럼 배움의 기회를 빼앗겨 버린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에게 치매가 찾아오며 기억이 사라졌고, 분노와 좌절, 암만이 남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엄마는 저 분노마저 잊었고, 더 이상 그때의 말을 꺼내지 않았다. 대신 더 잃는 것이 많아졌다. 여기가 어디인지,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를 잊었다.
“여기 어디야? 우리 어디 가?”
차를 타고 이동할 때면 엄마는 자주 잠에 들었고 잠에서 깰 때면 저렇게 물었다. 내가 영원히 답할 수 없는 질문들. 엄마는 내게 항상 나의 현실을,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하도록 했다. 하지만 난 항상 두려웠다. 엄마가 더 이상 옆에 앉아 있지 않는 그때, 나는 어디에서 어디로 가고 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