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 뉴스타트패키지 리뉴얼 작업기 - 01
안녕하세요! 원티드 김동휘입니다.
원티드를 통해서 이직해보신 분들이라면 “뉴스타트 패키지”를 받아보셨을 겁니다.
뉴스타트 패키지는 원티드를 통해 이직에 성공한 분들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합격보상금 50만 원과 함께 보내드리고 있는 굿즈 패키지입니다.
가장 먼저는 고객의 새로운 출발을 정식으로 축하하고, 새 동료들과 함께 굿즈를 보면서 “(웅성)뭐야뭐야?(웅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원티드를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합격자 고객 여정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이뤄지지만, 뉴스타트 패키지는 유일하게 오프라인으로 제공됩니다.* 그런 탓에 역대 뉴스타트 패키지들 또한, 구성품 하나하나에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최대한 눌러 담아 세심하게 기획해왔습니다.
* 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나눠서 볼까요?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험은 서로 다른 작용을 하며, 그 효과는 상호보완적인데요. 특히나 오프라인 경험은 특히 온라인 대비 ‘공감 조절효과’가 유의미하게 더 나타났다고 합니다. 고객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판매자에게 더 공감하게 되고, 이로 인해 구매 등으로 더 많이 전환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지요. 링크 단, 제가 참고한 실험결과는 재화 판매 서비스를 기준으로 한 실험 결과이긴합니다만, 웹/앱 기반 온라인 서비스를 하는 브랜드에도 오프라인 활동이 필요한 근거 중 하나로 참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정성들여 만들었던 패키지를, 우리는 왜 지금 리뉴얼하게 되었을까요? 그 배경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패키지를 합격자의 새 직장 오피스로 발송하여 직장 동료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효과를 기대해왔었는데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재택이나 순환근무제가 늘어남에 따라 그 노출 효과가 기존 대비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당연하게도 모두를 100%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전 버전의 구성품이었던 무드등이 반응이 나쁘지 않았고, 저 또한 지인들에게 만족스러웠다는 찐 후기를 받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첫 번째 버전에 비해서는 호불호를 더 타는듯해 보였습니다.
저 또한 무드등에 담긴 “원티드가 고객의 앞길을 밝혀드리겠다”는 메타포가, 고객이 바로 공감하기엔 다소 일방적으로 느껴지거나 심리적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고객의 입장보다는 브랜드의 포부에만 포커스된, 공급자적인 태도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리하여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고객의 브랜드 경험을 지키는 것은 유지하고 1)자발적인 인증 등을 유도해서 노출을 극대화하면서 2)최대한 호불호가 없게끔 하면서, 3)고객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되, 주어진 예산 내에 제작해야 하는(가장 중요) 숙제가 주어졌습니다.
사실 말이 쉽지 이걸 하나의 패키지로 단박에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고객이 공감할만한 메시지를 담고, 고객이 인증하고 소문내고 싶어 하는 굿즈를 기획한다는 것은 분명히 기업 로고를 프린트해서 그럭저럭 쓸만한 제품을 만드는 것 이상의 일이니까요.
때마침, 원티드는 새로운 브랜드 미션과 슬로건을 정비하게 됩니다.
미션을 “모두가 나답게 일하고 즐겁게 성장할 수 있게 돕는다”로 새로이 정의하고, 이에 맞추어 최근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인 “나다운 일의 시작"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이미 작년 말부터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제 머릿속에선 이 두 가지 고민이 섞이기 시작했는데요.
이 새 슬로건의 “나답게"라는 키워드를 뉴스타트 패키지와 연결하자, 풀릴 듯 말 듯 했던 부분들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답게 일하는 게 대체 무엇일까요? 나답게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나답게 일하기 위해선,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최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자발적으로 인증하는 콘텐츠는 대부분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나타내주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낼 수 있고, 이를 가지고 타인의 반응과 대화를 촉발할만한 것들을 공유한다는 것이지요. MBTI나 심리테스트가 유행이 이를 방증한다 생각했고요.
격무에 지쳐 메말라버린 팀장님의 감성도 건드릴 수 있는 귀여운 비주얼은 어떨까요? 귀엽고 예쁜 것은 설령 아무 의미가 없을지라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킵니다. 귀여움 그 자체가 의미이죠.
그렇다면, 귀여운 캐릭터에 자신을 이입할 수 있고, 그 캐릭터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대변할 수 있게 한다면 어떨까요?
그리하여,
1) 일할 때의 유형을 크게 4개로 나누어 캐릭터를 부여하고,
2) 유형별 캐릭터 4종을 엄청 귀엽게 디자인하고,
3) 그 유형 중 자신과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유형을 선택하게 하고 그 패키지를 제공하면,
고객은 뉴스타트패키지에 본인을 대입할 수 있고, 그래서 인증할 뿐 아니라, 원티드의 새 브랜드 메시지 "나다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아 주고 공감해줄 거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과연 이 가설을 어떻게 구체화하였을까요? 실제 반응들은 어땠을까요? 가설은 마침내 적중하게 되었을까요?
이를 실행하고 증명하기 위해, 당시 뉴스타트 패키지를 받기도 전이었던 신규 입사자 a.k.a. 불도저 백나은님이 등판하게 됩니다.
글. 디자인부문 부문장 김동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