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anted Creative and Design Aug 09. 2022

원티드 매거진 <&Workers>에 대한 통찰

 안녕하세요. 원티드 브랜드 디자이너 오수민입니다.
 오수민이 누구냐구요? 예 그렇습니다. 이걸 읽으시는 많은 분들은 제 이름을 처음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저는 원티드에 합류한 지 갓 3개월이 지난 신규 입사자거든요. 얼마 전에 통장에 꽂힌 원티드 채용 보상금 456,000원(기타 소득세 공제)도 야무지게 확인하고 나니 애사심이 끓어오릅니다.

 처음 써보는 브런치 글이라 설레는 마음에 서론이 길었군요. 이번에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 원티드에서 발행하는 매거진 ‘&Workers - 스타트업편(이하 앤워커스)’이 갖는 의미에 대한 통찰과 컨셉 도출 과정의 맛보기 스푼 정도가 되겠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스타트업의 체계 안에서는 온보딩과 실무가 함께 진행됩니다. 저 역시도 바쁘다 바빠 스타트업 사회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편집 디자인 경력이 있던 저는 앤워커스 제작에 곧바로 투입됩니다.



매거진 ‘앤워커스’란

 원티드에서는 에디터 분들이 HR, 스타트업, 커리어 등의 다양한 직무 아티클을 온라인으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원티드 HR 관련된 온라인 아티클을 모아서 &WORKERS HR편이 제작되었었는데요, 이번에 제가 참여하게 된 앤워커스는 ‘스타트업'편으로서 두 번째로 발행되는 원티드의 커리어 지식 매거진이었던 것이죠.
 책이라고는 만화책만을 고집하던 저에게 무려 지식 매거진이라니.. 지식인들이 모인 원티드 구성원들 사이에서 무지몽매한 저는 그저 아이캔두잇을 외칠뿐이었습니다.


의문

 앤워커스 매거진을 만든다고 했을 때 들었던 의문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원티드는 왜 하필 책을 만들까? 였습니다. ‘하필’이라고 적은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에게는 편집 디자인 경력이 있는데요, 그 회사는 대중에게 인기와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패션 매거진 회사였는데도 불구하고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인쇄 사업이 힘들어져 폐간을 해야 했던 가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왜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는 인쇄 매체를 선택했을까?
 두 번째 의문으로는 어려운 환경에도 인쇄매체를 만든다면 그 효과는 무엇일까? 였습니다.
실력을 뽐내고 싶고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이 뿜뿜이었던 신규 입사자인 저는 예전 직장에서의 매거진 폐간의 기억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성과에 대한 불안함이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아 있었습니다.



 원티드 커리어 콘텐츠의 기념비

 "앤워커스가 원티드 커리어 콘텐츠의 기념비 역할을 하게 하면 어떨까요?"
 제가 갖고 있는 의문점들을 리더님께 말씀드렸을 때, 리더님이 저에게 해주신 답변입니다.
 성과 욕심에 급발진하던 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입니다. 휴대폰과 엄지손가락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현대사회에 지쳐 차가워진 저의 심장에 온기를 더해줬달까요? 물론 성과도 중요하지만 세상에서 점점 없어져 가는 매체를 다루고, 그것을 멋지게 디자인해서 그 실물이 원티드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독자분들의 손에 실제로 잡히고 만져지는 경험을 드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매거진을 만드는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생일 같은 특별한 기념일에 이메일 대신 카드를 사서 손 편지를 쓰듯, 원티드 유저들에게 실물이 존재하는 기념비를 선물로 드리면 행복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두뇌를 풀가동하여 매거진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파워는 너무나 강력합니다. 그에 비해 저는 초라합니다. 하지만 의미 있는 작업 의식과 든든한 동료를 가지고 있다면 저는 사천만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보다 행복할 것입니다.



디벨롭시키는 병(病)

 많은 디자이너 혹은 창작자분들은 아마도 이 병을 앓고 계실 거라고 감히 짐작해 봅니다.
창작자들에게 ‘완벽하다'라는 문장은 언제나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습니다. 완벽을 갈구하다가 생기는 병이 바로 디벨롭 병인데요, 저희 크리에이티브 팀원들 역시 코로나보다 더 강력한 이 역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죠. 
 1월에 제작했던 앤워커스 HR편 보다 더 발전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번 스타트업 편에서는 어떤 부분들이 달라져야 할지를 고민했고, 그 고민들을 어떻게 풀어나갔는지를 리더 김동휘님과 회상해봅니다. 


안녕하세요, 원티드의 디벨롭병의 진원지(?), 김동휘입니다. 
요청 주시는 팀의 경우, 리소스가 매번 부족한 크리에이티브 팀의 상황을 미리 배려해 주시느라 새로운 시도나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업무는 요청하지 못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앤워커스-스타트업 매거진 제작을 요청 주셨던 에디터분들도 그러셨고요.
그러던 중에 수민님께서 때맞춰 입사해 주셨어요. 그래서 이번 앤워커스는 온라인으로 발행했던 콘텐츠들의 모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앤워커스 - 스타트업편 만의 기획 콘텐츠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드렸고, 이를 구현하는 방식 또한 온라인 매체와 오프라인 매체, 텍스트 콘텐츠와 영상이 상호보완적인 구조였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드렸습니다. (다행히 너무 좋아해 주시고 흔쾌히 반영해 주셔서 감사했고, 그래서 협업하는 즐거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결과로 스타트업의 단맛과 쓴맛이나 스타트업의 공간을 디자인하는 공간 디자이너 인터뷰 콘텐츠가 나오기도 했고요.
매거진의 디자인 또한 요청 주셨던 기존 앤워커스 디자인에서 더 나아가, ① 스타트업의 젊고 새로운 성격을 반영하고, ②기존 원티드에서 내보내던 디자인과 아주 달라도 상관없으니 디자인이 멋져서 꼭 종이 매거진을 갖고 싶을 정도의 멋진 디자인으로, ③ 종이 매체만이 할 수 있는 형태로 디자인할 것 등을 수민님께 주문했습니다.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인터스텔라-



컨셉 도출 - 맛보기 스푼

 스타트업은 영어, 대기업은 한자어인데 끝 글자 라임이 맞아떨어지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아티클들이 스타트업을 주제로 짜인 만큼 이번 앤워커스의 디자인도 스타트업 느낌이 물씬 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대기업다운 책은 무엇일까요? 안정적이어야 하고 대중화되어있고, 또 두꺼운 책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대기업의 특징을 가진 책과 정 반대로 풀어내고 싶었거든요.


 아마 수학의 정석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포자인 저마저 가져본 적이 있을 만큼 대중적이고, 책의 커버는 뜨거운 라면 냄비를 올려놔도 타지 않는 튼튼한 하드커버로 이루어져 있죠. 문송한 저로서는 수학이라는 어려운 학문의 두께가 심장을 조여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yes24에는 재고가 없습니다. 정말 안정적이네요. 불안정한 스타트업과는 다르게요.


 이렇게 스타트업의 특성을 매거진에 접목시켰습니다. 앤워커스는 매거진이라는 특성상 빠르게 소비되고, 판형이 들쭉날쭉한 자유로운 구성을 갖고 있지만 팔팔 끓인 라면 냄비를 올려놓으면 눌어붙는 얇은 종이들로 이루어진 무가지 형태의 매거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냄비에 눌어붙을지언정 디자인 퀄리티는 놓칠 수 없습니다. 그것이 모든 디자이너들의 숙명이죠.





글을 마치며

 현재 이 글을 쓰는 시점은 앤워커스의 구독 신청과 배포가 끝나, 프로젝트의 마무리 즈음에 있습니다. 아마도 이 브런치를 업로드하는 순간 앤워커스 프로젝트에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을 것 같군요. 많이 아쉽습니다.
혹시 이 글을 봐주시는 분들 중, 앤워커스를 신청해서 받아보신 구독자분이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원티드 크리에이티브 팀에서 피 땀 눈물을 흘리며 최선을 다해서 만든 불안정하고 얇은 인쇄물이 구독자분들의 눈을 즐겁게, 그리고 소장하고 싶은 그런 기념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구독 신청을 놓친 후에 이 글을 발견하셔서 앤워커스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생기신 분들이 계시다면, 아래 링크가 걸려있는 크리에이티브팀 비핸스에 방문해 주세요. 앤워커스 스타트업 편을 조금이나마 생생하게 눈요기해보실 수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티드 크리에이티브팀 비핸스

원티드 에디터들의 온라인 아티클들이 궁금하다면?!


글. 브랜드 디자이너 오수민

사진. 영상 PD 박종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