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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티드 Apr 13. 2018

채용을 바꾸는 데이터와 인공지능

원티드 대표 이복기 인터뷰


원티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원티드는 지인 추천을 기반으로 한 채용 플랫폼이다. 채용이 성사되면 추천인과 합격자에게 보상을 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페이스북, 우버, 라인, 카카오, 네이버, 라쿠텐, 소프트뱅크 등 2,000여 개 기업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원티드의 지인 추천제도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


사람을 채용한다고 해보자. 기존의 방식 중 가장 효과적이고 신뢰가 가는 것이 알음알음 일 잘 하는 지인을 추천받는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팀원, 전 직장 동료를 통해서 말이다. 원티드는 오프라인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이런 지인 추천의 행태를 모바일화했다고 보면 된다. 누구나 자기가 잘 아는 지인을 추천할 수 있고, 채용되면 보상금을 추천인과 합격자에게 준다.


이런 방식이 실제로 효과적인가?


추천인은 주로 지인, 동문, 그리고 친한 친구 등인데, 그중에서도 전 직장동료가 과반수 이상이다. 전 직장동료의 경우 그 사람이 일하는 방식, 스타일, 추진력 등을 어느 정도 잘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담당자들이 레퍼런스 체크하는 데에 있어서 굉장히 용이하게 쓰인다.


타깃 마케팅 효과도 같이 누릴 수 있다. 어떤 일이 맞을지는 같이 일하는 사람이 가장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광고의 경우 대중을 향해서 ‘맞는 사람은 지원해라’라고 하지만, 원티드 방식은 ‘누가 잘 맞는지를 찾아달라’라고 하기 때문에 찾아질 때까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달이 된다. 그 결과, 어떤 사람이 이 일에 잘 맞을지를 타게팅해서 전달이 된다. 실제로 그렇게 추천을 받은 사람이 지원할 경우 일반 지원자 대비해서 8배 정도의 합격률을 보인다. 일반 지원자들이 2.5%의 확률로 서류를 통과한다면, 추천사를 받은 지원자는 20%의 통과율을 보인다.


지인 추천을 통해 타게팅 효과를 누릴 수 있다니 흥미롭다.


2009년에 미국 국방성에서 미국 전역에 10개의 대형 빨간 풍선을 퍼뜨리고 가장 빨리 풍선을 찾는 팀에게 4만 달러의 보상금을 주는 이벤트를 했다. 미국 국방성이 예상한 소요시간은 9일 정도였다. 근데 MIT의 한 학생팀이 소셜 네트워크에서, 풍선을 봤을 것 같은 사람 혹은 본 사람을 알려주는 것에 보상금을 걸고 풍선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9시간 만에 풍선을 모두 찾았다. 원티드가 하는 일도 소셜 네트워크와 보상금을 통해 가장 적합한 사람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찾는 것이다. 


추천을 받아서 채용된 사람이 실제로 일을 더 잘 하나?


인사담당자에게 많이 받는 질문이다. 원티드는 아직 이년 반 정도 된 기업이기 때문에, 채용이 성사된 사람들의 성과가 어떤지는 더 장기적으로 추적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다만 기업 인사담당자에게서 원티드에 있는 인재풀이 다른 채용서비스에 비해서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개발, 마케팅, 디자인 직군에서 그렇다. 또 아무래도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서 들어온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책임감이 높은 것 같다.


사람들이 실제로 추천을 많이 하는지 궁금하다.


한국에서는 아직 추천을 주고받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 하지만 원티드가 지난 3년간 추천이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훨씬 더 효율적이고 유리하다는 것을 시장에 홍보해왔고, 그 결과 실제로 많은 합격자가 추천사를 받아 이직하고 있다.


더 많은 보상금을 주면 더 좋은 추천이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의 데이터로는 더 많은 보상금이 더 좋은 추천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인당 50만 원 정도의 보상금이 설정되어 있을 때 사람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누군가를 추천할 때 선의에 기반을 둔다. 그 선의가 액수가 올라간다고 더 커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선의로 사람을 소개할 수 있는 보상금의 최소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추천인, 즉 지인들의 신뢰성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


크게 두 가지의 장치가 있다. 첫 번째는 추천인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이 사람과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에서 일하는 개발자가 자기와 인턴으로 일했던 후보자를 일을 잘 한다고 추천한 경우, 어느 정도 신뢰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추천인이 몇 명을 추천했는지, 그 추천받은 사람들이 서류통과나 채용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꾸준히 쌓아가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내부적으로 추천인에 대한 등급이 매겨져 있다. 좋은 추천인 그룹은 평균 추천 그룹 대비 서류합격이나 최종 합격과 같은 추천 성과가 5배 이상 높다. 즉, 지인들에게 좋은 잡(job)을 추천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어떤 사람과 직접 일을 같이 해보고 그 사람의 역량, 적성을 분명히 파악하고 정말 좋은 기업을 추천해준다. 이른 시일 내에 이 등급을 기업과 유저들에게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노출할 생각이다.


좋은 추천인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추천인 두 분이 똑같이 10명을 추천했다고 하자. 추천인 A는 10명을 추천했는데 그중 2명이 서류 통과하고, 한 명도 합격하지 못했다. 추천인 B는 10명을 추천해서 5명이 서류를 통과하고 2명이 합격했다. 그렇다면 B라는 추천인이 우리에게는 더 좋은 추천인일 것이다. 그렇게 소수를 추천해도 좋은 사람을 추천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어떤 사람은 굉장히 인맥이 많아 업계에 있는 많은 사람에게 공고를 노출할 수 있다. 그 사람을 통해서 천 명의 사람들이 지원할 수도 있다. 우리는 소수이지만 좋은 사람을 추천하는 사람과, 다수의 사람에게 빠르게 채용 공고를 전달하는 사람 둘 모두를 좋은 추천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추천인이 되면 이익이 있을까?


좋은 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더 많은 보상금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또 본인이 추천한 사람이 합격할 확률이 더 높아지니까 본인에게도 보람이 될 것이다.


이제 인공지능 얘기를 해보자. 최근 인공지능이 화두이고, 채용에서도 다르지 않다. 원티드가 바라보는 인공지능을 통한 채용 가능성은 어떤가?


원티드는 지난 약 3년간 16만 건 이상의 합격, 불합격 데이터를 모아 왔다. 어떤 지원자가 어떤 직군이나 직무에 어떤 이력서 키워드를 가지고 지원했는지, 기업에서는 어떤 포지션에 어떤 요구사항과 자격 요건을 요구하는지를 분석해서 매칭 했다. 그리고 실제로 서류를 통과하는지, 합격하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꾸준히 추적해왔다.


그 결과 그동안 쌓인 데이터로 기계학습, 즉 머신러닝을 통해서 누가 합격할지 불합격할지를 예측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매칭점수이다. 지원자의 직군, 직무, 연차, 이력서 키워드와 기업의 요구조건을 비교한다. 그러면 이런 조합에서 어떤 사람들은 합격하고 어떤 사람들은 불합격했는지에 관한 데이터가 나온다. 매칭점수는 그 데이터를 머신러닝을 통해서 분석한 결과이다. 현재 원티드가 내부적으로 예측하는 정확도는 약 7~80% 이상이다. 7~80%의 확률로 누가 합격하고 누가 불합격할지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누가 범죄를 저지를지 예측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예측도가 더 높아지나?


물론이다. 현재의 데이터는 10만 건이지만, 월 만 건 이상의 지원 데이터가 원티드에 쌓이고 있으며 쌓이는 속도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10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면 정확한 예측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통해 채용을 예측할 수 있게 되면, 어떤 점이 좋을까.


유저와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먼저 유저는 직군, 직무, 연차, 본인의 강점 등을 인공지능이 분석해서 어떤 기업에 지원해야 가장 합격률이 높을지를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쓸데없이 많은 곳에 지원서를 보낼 필요가 없다. 합격률이 높은 곳에 지원하면 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수많은 지원자가 있다면 그들 모두를 동일한 노력으로, 혹은 인사담당자 개인의 선입견에 의해 각기 다른 기준으로 스크리닝 하지 않고 동일기준 최단시간 안에 검토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한 명당 몇 분이 걸리던 것을, 인공지능이 몇 초 만에 판단해줄 여건이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적으로도 구직자가 자기에게 맞는 기업을 찾는 데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 기업이 좋은 인재를 찾는 데에 쓰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이다.


채용 시장에서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할까?


기존의 채용 광고 서비스에서는 합격/불합격을 모니터링하거나, 누가 더 적합한 인재인지를 분석하는 게 큰 의미가 없었다. 기업으로부터 광고비를 받고 집행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에서 어떻게 더 적합한 인재를 찾아낼지, 또 효율적으로 채용할지가 요즘의 고민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면접관 개개인의 판단에 의한 채용보다는, 좀 더 신뢰할 수 있고 효율적인 채용 방식을 채택할 것이다. 원티드는 실제로 더 적합한 사람을 찾아내며 거기에 맞는 서비스 비용을 요청하고 있다. 향후에는 이런 데이터를 단순히 채용뿐 아니라 채용된 사람들의 성과관리나 보상 승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원티드는 16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 그 데이터를 통해서 알 수 있는 다른 인사이트가 있을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대한 많은 기회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매칭은 많을수록 좋다. 한 번 지원을 한 사람은 합격률이 1% 대지만, 다섯 번 이상 지원한 사람은 8%대의 합격률을 보인다. 자기에게 적합한 기회를 찾으려 하면 할수록 성공확률이 올라간다.


원티드는 이 데이터 발견을 기반으로 두 가지 방향으로 유저에게 도움이 되려고 한다. 첫 번째는 가장 유사하거나 가장 합격률이 높은 비슷한 포지션을 동시에 추천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왕 하는 것 같은 횟수라도 이왕이면 확률이 높은 지원을 하면 좋기 때문에 매칭점수가 높은 기업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와 비교해 미래의 채용 방식은 어떻게 달라질까?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공장식 채용을 했다. 즉, 기본 소양을 갖춘 사람들을 대규모로 뽑아서 각 부서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사람을 채용하고 교육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전문 분야가 생기며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 또 회사의 문화에 맞는 사람을 뽑는 게 더 중요해졌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공채를 버리고 수시채용을 비중을 높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공채를 중심으로 대규모로 사람을 뽑고 그 이후에 부서에 배치하는 방식을 오랫동안 취해왔다. 하지만 최근 한국도 외국과 같이 그 자리에 꼭 필요한,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을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그런 변화에 따라서 원티드 서비스가 많은 사람과 기업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티드의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원티드는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서비스를 성장하려고 한다. 현재는 디지털, IT, 게임 쪽에 고객군이 집중되어있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산업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또 서울과 도쿄에서 하는 것들을 글로벌 도시로 하나씩 확장할 계획이다(2018년 4월 이후 대만, 홍콩, 싱가포르에 진출하였다). 마지막으로 현재는 채용에 집중하고 있지만, 채용뿐 아니라 커리어 코칭, 교육, 등 다양한 HR 산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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