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열어서 되겠어?
입지에 대한 고민으로 거의 모든 부산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대부분 본 듯하다. 내가 원하는 조건에(월세까지) 맞는 곳을 우연히 찾았다. 그곳이 여기 부산대다. 솔직히 부산 사람이지만 부산대를 잘 알지는 못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부산에 살거나 연고가 있는 분이 있다면 잘 알겠지만 생각보다 부산이 넓다. 나는 남구에서 나고 자랐고 대학도 부산대가 아니다. 남구에도 대학가인 경성대가 있어서 모든 것이 그곳에서 해결이 가능했다. 오히려 서면이 더 가깝기 때문에 부산대는 직장을 금정구에 다니면서 몇 번 오게 됐다.
상가 계약을 마음먹고 부산대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주변에 밝히고 나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있다.
요즘 대학생들 책 안 읽는데 거기다 차려서 되겠어?
요즘 부산대 상권이 다 죽어서 괜찮겠어?
요즘, 요즘 참 많이 들었다.
나는 어느샌가 변명처럼 똑같은 말만하고 있었다.
요즘 대학생들 독립서점 투어하는 친구들도 있고, 아기자기한 소품샵 구경하듯 책방 구경하기도 해서 SNS에 많이 올라와요.
제가 찾은 곳이 근처에 부리단길이라고 부대카페거리 근처더라고요. 그리고 바로 앞에 쌀국수 맛집이라 웨이팅도 있어요.
왜 이렇게 구구절절 내가 하겠다는데 이런 말들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다 나에 대한 걱정에서 나오는 말이겠지.
저도 다 했던 걱정이에요. 대학생들 문해력이 문제가 될 정도로 책을 안 본다는데, 부산대 친구랑 밥 먹으러 가보니 큰길에도 여기저기 임대가 붙어있을 정도로 상권이 다 죽었던데 여기에 하는 게 맞는 것인가 한참 고민을 했어요.
고민만 할 때 뭔가 바뀌었던가? 이미 하기로 결정했으니 마음에 든 곳을 찾았을 때 도전 해 보자. 오히려 부산대 상권 이런 것 보다 비교와 경쟁이 가장 큰 고민이었던 것 같다.
이미 독립서점이 많은 서면이나 광안리 인근도 알아봤다. 1층을 포기하거나 평수를 줄여보면 내 여건에 맞는 곳이 보였다. 갈 곳이 보이니 덜컥 겁이 났다.
내가 저곳 보다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나만의 특색 있는 공간을 창조할 수 있을까?
나만의 특색. 그게 뭐지?
끝없는 물음표의 연속.
내심 나에게도 저렇게 변명을 하며 해 볼 만한 곳으로 도망쳐 여기로 왔을지도 모른다.
막상 열고 보니 이 골목에 더 애정이 간다. 관심을 가져 주시는 따뜻한 인근 주민들, 모임을 시작하면 만난 다정한 분들. 사람냄새나는 골목이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오는 경우는 3분의 1 정도. 아직 데이터가 쌓아기엔 기간이 짧지만 지금은 그 정도. 구매로 이어지진 않지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을 생각해 보면 반반이다. 관심이 있으니 문을 열고 들어오겠지?
생각보다 없지 않아요. 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 많아요. 걱정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