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금요일 오후에 비
여느 아침과는 조금 다르다.
신랑이 차키를 두고 나가서 다시 들어와 내려갔다.
지하주차장에서 나가는 길에 범퍼를 긁었다.
우리 집 지하주차장은 연석을 깎아도 길이 좁은데 출근이 늦어질까 봐 조급했던 것 같다.
말려있는 티코스터를 스팀다리미로 펴고, 끈갈피(책갈피)를 추가로 만드느라 문을 10분 늦게 열었다.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은 없지만 내가 아니 늦은 건 늦은 거다.
허둥지둥 오자마자 문을 활짝 열어놓고 화분에 물을 주고 있는데 손님이 들어왔다.
이 시간은 항상 뭐 하는 곳인지 물어보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오늘은 책 손님이다.
오전에 고작 책 한 권 팔고 오늘은 걱정 없다 생각하는 내가 우습다.
오전에 오신 책 손님이 오후에 다시 와 책을 잠깐 보고 가셨다.
여기 근처 주민인 듯하다.
단골이 되어 주면 좋겠다 생각하지만, 기대하지 마 실망도 큰 법이야.
오후에 지인이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미리 물 세팅을 해놓고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자영업을 해서 그런지 계산이 빠르다.
지금의 나는 그런 계산과 멀어져야 한다.
계산하면 책방을 할 수 없다, 시작할 수 없다.
그래도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나를 지지해 주는 신랑이 곁에 있다.
또 한 번 느끼지만 참 고마운 사람이다.
얼마 전 누군가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스레드를 보고 부럽고, 축하한다는 답글을 달았었는데 오늘 오후 메일을 받았다. 덕분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어제 작가 신청을 올리고 '브런치 작가되기'를 검색해 보며 나는 준비가 많이 부족했구나 왜 작가 신청하기 전에 안 찾아보고 이제야 신청하고 찾아본 거야!
다음에 조금 더 준비해서 신청 넣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방을 시작하는 나의 경험, 오늘 오전까지 추가한 블로그, 브런치에 저장된 나의 글 중 어느 하나가 시선을 끌었을 수도 있고, 모두 도움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그 시작이 이상하리만치 착착 진행되어 가는 기쁨에 오늘은 고기를 먹어야겠다.
아까부터 비가 세차게 내리지만 오늘은 고기를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