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승규 Jul 03. 2022

되는 대로 살지 않기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기


아래와 같은 기사를 보고나니 과연 말은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들어서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044037.html


타이틀에 나와 있지만, 기자가 하고싶은 말을 요약하면 '된다'라는 수동태 표현을 쓰지말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어에는 피동형은 있지만 수동형은 없기 때문에 'ㅇㅇ된다'는 이상한 말입니다. 저도 이런 표현에 너무 익숙해서 '이상한 말이 되어 버립니다.' 로 썼다가 고쳤습니다. 


이런 이상한 말이 왜 우리의 말에 자리잡았을까요? 저는 일본에서 5년동안 일했는데, 저런 말들이 굉장히 익숙합니다. 왜냐하면 저런 표현들은 일본어에서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에는 수동태 표현이 있어서 한국어로 옮기면 굉장히 어색한 말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소개해드리겠습니다는 일본어로 紹介させていただきます(쇼우카이사세떼 이타다키마스 로 읽습니다) 입니다. 한글로 직역하면 '소개해 받겠습니다'가 됩니다. 기사에 나와있는 생각된다, 판단된다, 예상된다 말들 모두 일본에서 많이 듣던 말들입니다. 뭔가 자신의 주장이 아닌것 처럼 들리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왜 저런 이상한 말을 쓰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본 사람의 대부분은 자신이 결정한 인생이 아니라 결정된 인생을 살아갑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본이 더 그런 경향이 크다고 느꼈습니다. 정치인인 부모의 대를 이어서 정치를 하는 정치가, 식당을 하는 부모의 대를 이어서 식당을 하는 식당주인, 부모의 대를 이어서 중이되는 스님 이렇게 대를 이어서 하는 경우가 참 많이 있습니다. 자기가 선택한 삶이 아니라 선택 당한 삶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하는' 삶이 아니라 '되는' 삶을 살아 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가지 생각이 드는 것은 일본은 지배계층이 매우 오래 서민들을 지배하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현재 민주주의이지만, 이 민주주의도 시민들이 투쟁을 해서 얻은 결과가 아니라 지배층이 어느날 민주주의를 하자고 해서 하게 된 것입니다. 계급제 사회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말을 함부로 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러저러해서 이렇게 생각이 된다. 판단이 된다. 라고 본인이 어떻게든 면피를 할 수 있는 구석을 마련해 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일본사람은 이런 책임소재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합니다. 그러니 언제든 방어할 준비를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부터 하고 있으니 그런것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는 그러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도 원하는 삶을 살았는지, 내 인생을 책임지는 삶을 살았는지 아니면 언제든 면피를 할 수 있도록 방어적인 삶을 살았는지 말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것을 제 마음대로 하고 살지는 못했지만, 한가지는 저의 뜻대로 이루어서 살고 있는 것은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게임하는 것을 좋아해서 게임을 만들거나 게임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고, 기술자가 되고 싶었었는데, 게임회사에서 개발자로 10년을 일했었습니다. (지금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입니다.) 


반면에 남탓은 많이 했었습니다. 저에게 일어나는 좋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부모님 탓, 남탓, 나라탓을 많이 했었습니다. 거짓말도 많이는 아니지만 한적이 있고, 변명도 여러번 했던 기억들이 납니다. 최근에는 아내탓 회사탓을 많이 했었습니다. 늘 남탓을 하고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제탓입니다. 정말 다른 사람들이 잘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제가한 선택들에 대한 잘못된 결과들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저도 저런 '된다'는 식의 말을 많이하고 살았나 봅니다. 이제부터라도 능동적이고 주관적인 삶을 살아보려 애써야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주체적이고 멋진 삶 살아내시길 바래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모임은 모르는 사람과 함께하는 편이 좋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