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격침 불가의 소련 핵 잠 '황금 고래' - 1부

[이전 글]






러시아의 3대 발명



밀리터리 계통에 이런 말이 있다. 슬라브 인들은 3가지를 발명했다고. 첫 번째가 엄청 독한 술 ‘보트카’, 두 번째가 ‘사모바르’. 러시아 식 홍차를 끓이는 용기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뜨거운 걸 많이 먹어야 되는 나라, 그래서 열효율 좋은 사모바르라는 걸 발명하게 됐나 보다.



*홍차 마시는 아가씨, 왼쪽의 사모바르. 출처: previews.123rf.com



또 하나가 있다. '스투르모빅' 탱크 잡는 중무장 공격기다.



*IL(일류신)-2,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의 스트루모빅. 출처: pre12.deviantart.net



물론 독일에는 스투카가 있다. 오히려 그게 더 유명할 수 있다. 그러나 스투카의 원형은 미 해군 급강하 폭격기다. 미국에서 수입한 급강하 폭격기에 신생 독일 공군이 매료됐고, 그걸 발전시킨 게 스투카다.


그런데 스쿠카는 급강하 폭격기 일뿐, 전차 잡는 전문 공격기는 아니다. 오히려 이런 종류의 급강하 폭격기는 태평양 전쟁에서, 무수히 사용됐다. 미드웨이 해전에서의 일본 정규 항모 4척. 모두가 다 미 해군의 급강하 폭격기 돈트레스한테 당한 게 아닌가?


그러나 탱크 전문 킬러는 ‘스트루모빅’이 처음이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숫자가 만들어졌다. 거의 뭐 메셔슈밋트 109를 능가할 정도. 이렇듯 소련인들, 다시 말해 슬라브 인들은 가끔가다 대단한 무기를 내놓는다. T-34 탱크도 그렇지 않은가?



*출처: tanks-encyclopedia.com



소련이 만든 최고의 무기들



현대의 탱크 중 랭킹을 매긴다면 독일의 레오퍼드가 넘버원이다. 그러나 현대를 포함해, 탱크 1백년 사 중 최고 걸작을 뽑으라면 이의 없이 T-34다. 그만큼 T-34는 최고의 걸작.


그리고 전투기 쪽에도, 대단한 걸 내놓는다. 미그 15. 엔진은 영국 오리지널이나, 과감히 후퇴익을 채용하고 중무장 대구경포를 달았다. 상승력 최고! 스피드 최고! 거기에 23밀리, 37밀리를 쏘아댄다.


그래서 한국 전 때 북한을 폭격하던, 미 공군 4발 전략 폭격기 B-29한테 이런 단어를 덧입힌다. 


“anachronizm(애나크로이젬)! - 시대착오!"



*압록강 상공이 아닐까? 지금 B-29 폭격기들이 당하고 있다. 사냥꾼 미그 15는 마크만이 북한 공군일 뿐, 파일럿은 제2차 대전 때 활약했던 소련 공군 베테랑들이다. 출처: warthunder.com



지상으로 내려와, 자동소총인 AK-47는 또 어떤가? 두 말하면 잔소리인 개인 화기. 지구 상 어떤 전투지역에서도 그 특유의 발사음이 들리고, 지금도 계속해 개량이 되고 있다. 


그리고 필자 개인의 사견이 들어 간 베스트. 헬리콥터 쪽이다. '소년 챔프'라는 코믹스 매거진. 헬리콥터를 소재로 한 작품, ‘블랙 코브라’의 원작자로 직접 스토리를 쓴 적이 있다. 만화에도 등장시킨, Ka(카모프) 베어울프 공격 헬기를 러시아 인이 만든 베스트 중 하나로 추천하고 싶다. 블랙 코브라에서도, 주인공 이글의 강적으로 나온다.



*처음에는 베어울프, 그 뒤 블랙 샤크, 지금의 이 카모프는 Ka-52로 알리게이터(악어)라 불린다. 출처: spuntniknews.com



물론 서방 각국의 동종 헬기를 월등히 뛰어넘는 건 아니다. 소련이 해체될 즈음 나온 헬기라, 대량 생산에 실패하기도 한 불운의 기체. 모양이 매우 독창적이고 전투적이다. 로터 위에서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는 또 하나의 로터.


하나가 왼쪽으로 돌면, 하나는 오른쪽으로. 그래서 헬기는 안정되게 비행을 한다. 여타 공격 헬기들과, 전혀 다른 형태가 바로 여기에서 나오는 것(소련의 헬기 설계국 카모프의 독특한 로터 스타일이다.).



*멋지다! Ka(카모프)-50으로 블랙 샤크. 출처: wikimedia.org



그러나 소련이 만든 무기 중, 가장 뛰어난 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세계 최고의 무기



사실, 이들 러시안 무기들, 엄밀히 따지면 무적은 아니다. 적에게 충격을 주고, 방어하기에 어려움을 주며 무엇보다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기에, 적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또 이 ‘메이드 인 러시아’를 막아내려 노력도 하고, 성과도 거둔다. T-34한테는 타이거나 판테르가 있었고, 대전차 자주포들이 있었다. 그리고 미그 15는 조금 뒤 임자를 만난다. 미 공군의 역시 같은 후퇴익 전투기 F-86 세이버다. 그리고 세상이 알다시피, 세이버한테 개피를 본다.




*세이버. 기수 쪽 12.7밀리 기관총 총구가 보인다. 양쪽 합쳐 이 6문의 브라우닝 기관총이 미그 살해 도구. 출처: markstyling.com



AK도 그렇다. 매우 뛰어난 소총이나, 견고함과 생산의 용이함에 있어서 M-16을 이긴다는 것뿐, 성능에선 별 차이가 없다.



*출처: americanrifleman.org



그런데 딱 하나, 진짜 메이드 인 러시아 중 최고의 무기가 있다.  



그것은 바닷속에 있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한다. 경쟁자가 없을뿐더러 아예 잡지를 못 한다. 어뢰를 쏘는데, 어뢰보다 더 빨리 달아날 정도다. '알파 급' 킬러 핵 잠이다. 과장을 좀 한다면, 이 잠수함을 제대로 격침시킬 방도를, 당시의 나토는 갖고 있질 못 했다. 정말 가공할 성능의 킬러 '핵 잠'이었으니까. 



*출처: 1999.co.jp



소련 해군에선 이 잠수함을 따로 이렇게 불렀다. "졸라또이 키뜨" 일명, '황금 고래'다. 건조비가 워낙 비싸, 황금으로 만들어진 거나 다름없다고 해서.



무시무시한 바닷속 ‘페라리’



스포츠카도 아닌데 순발력이 중요해? 더구나 바다 속인데. 매우 중요하다. 적의 선단을 발견하면 무지무지 빠르게 접근, 어뢰를 쏜다. 그리고 히트 앤 런! 이 런을 하는데 죽여주는 속도다.


45노트! 이게 얼마나 빠른가 하면, 일반적 디젤 잠의 속도가 20노트 살짝 넘고, 당시의 가장 빠른 미국의 킬러 핵 잠 로스앤젤레스 급 최대속도가 30노트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40년도 더 된 옛날, 냉전시대, 이 잠수함의 속도가 45노트! 분명 당시의 어떤 미국과 영국 어뢰도 쫓아갈 수 없는 속도. 한 마디로 "어뢰 격침 불가!"



*이 놈이 바로. 해저의 페라리이며, 졸라또이 키뜨며, 미 항모 전단을 습격하는 히트 앤 런 용의 흉기. 사진에는 이런 글이 붙어 있다. Terrifying Hot Rod(무시무시한 경주용 개조 소형차). 그만큼 빠르다는 의미일터. 출처: kinja-img.com



그렇다면 이 황금 고래의 존재 이유, 전투 방법, 그리고 주요 상대는 어떤 건가? 미 항모 전단의 격멸이다. 그게 존재의 이유. 전투 방법은 역시 고속으로 접근, 어뢰 공격! 그리고 고속 퇴피! 이게 방법이었다. 언터처블의 전투 방법!



(2부로 계속...)






[다음 글]


매거진의 이전글 철갑괴물 핵 잠, 이건 항공모함만 잡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