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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부대는? - 1부

세계사에 있어서 최강의 부대들



만약 이 제목에서 ‘현존하는’을 빼고, ‘역사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역사상 최강의 부대는?"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하지 않던가?

따라서 수 천 년에 걸친 전쟁사에, 당대 사람들한테 회자되는 부대가 있기 마련이다.

고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부대, 암타카가 그 한 예다.



*당시의 복장과 무기로 불멸부대 창설 2천5백 년을 기념하고 있다. 페르시아는 지금의 이란이나 마찬가지니, 이란으로 추정된다. 사진출처: wikimedia.org



1만 명이라는 숫자가, 절대 줄지 않는다는 페르시아의 불멸부대 암타카(물론 가우가멜라 전투에서 알렉산더한테 전멸을 당했지만...). 그리고 세월을 꽤 건너뛰어 중세, 스페인 전성시대의 스페인 델지오. 스위스 독립전쟁 때 각광을 받기 시작한 스위스 보병 집단 - 이들은 필살의 병기 할리벗(미늘창)으로 중장갑 기사단들을 전멸시켜, 전쟁사의 새 장을 열기도 했다.



*스위스 보병 집단의 전투, 군사사에서 워낙 유명하기에 이렇게 모형으로도 발매된다. 사진출처: tinypic.com



그리고 오스만 터키의 예니첼리 군단, 워낙 결렬한 전투를 많이 치러, 병사들 평균 수명이 30세를 못 넘긴다고 하던가? 그리고 워털루 전투에서 최후를 맞이했던 나폴레옹 근위대 등이 손가락에 꼽힌다.


그러나 인류의 그 긴 전쟁사 속에, 이들보다 더 돋보이는 부대가 있다. 영원한 최강부대. 로마 군단이다. 천 년을 지속했다고 해, 흔히 로마를 ‘천년 제국’이라 하는데, 그 숱한 전쟁 속에서도 긴긴 세월을 지속케 한 것은 단연 로마 군단 때문이라는 건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평균 6천 명 정도가 되는 30여 개의 군단. 물론 그중엔 스코틀랜드에서 사라져 버린 군단도 있고, 게르만 족의 기습을 받아 토이텐부르그 숲 속에서 전멸한 군단들도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로마 군단의 전투력은 무시무시했다. 자기네보다 피지컬이 우월하면서 훨씬 더 용감했던 게르만 족을 10만 명이나 도살하면서, 자기네는 2~3백 명의 전사자 밖에 내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으니까.


특히 그중에서도 2개 군단의 전투력은 공포 그 차제.

제 10군단과 14군단이다.


오죽하면 현대의 역사가들이, 카에사르(시저)가 데리고 있었던 제 10군단을 이렇게 표현할까?


"화약이 발명되기 전까지, 세계 최강의 부대였다."


수 백 년이 지난 후에도, 로마 제 10군단을 능가할 부대는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이야기를 다시 풀어서 이렇게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수 백 년 후의 부대가, 수 백 년 전의 로마 군단과 붙어도, 이기기 힘들다."


정말이지 대단한 부대 아닌가?

그래서 이 군단에 대해선, 꽤 두꺼운 페이지로 책까지 나와 있다. 물론 현대에 와서, 제2차 대전 시의 독일 SS부대나, 기갑부대의 사단사(師團史) 같은 건 꽤 여러 중류 나와 있다. 그리 먼 시대 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작해야 수 십 년 전에 존재했던 부대 아닌가? 그래서 생존자도 많으며, 나치 독일이 가장 잘 하는 영역인 프로파간다(선전) 때문에, 막대한 양의 사진이나 필름도 있다. 그리고 언제나 독일군 물(物)은 인기가 있어(특히 일본에서 그렇다), 책을 내도 제법 팔린다. 그래서 사단사가 꽤 나와 있기는 하나, 로마는 언제적 시대의 이야기인가?


2천 년 여 전이다.

역사학에서 시대를 구분할 때도, 고대에 포함되는 그 아득히 먼 시대.


그래서 그런 걸 생각하면 조금은 놀라운 일이기도 한데, 다행히 이 책은 우리나라에도 번역본이 나와 있어, 마음만 먹으면 구할 수 있다.


책 제목은 "로마의 전설을 만든 카이사르 군단".



*켈트족과 싸우는 로마군단.  사진출처: ancientmilitary.com



그리고 또 하나의 군단, 제 14군단.


이 부대도 10군단 못 지 않게 굉장했나 보다.

역시 책으로도 나와 있는데, 제목이 10군단 쪽보다 살벌하니까.


"네로의 킬링머신"


부대원 6천 명 모두가 살인기계란다. 그 군단과 맞서는 자들은 이 킬링머신들이 휘두르는 글라디우스(로마 병사의 칼, 검투사라는 의미의 글라디에이터가 여기에서 나왔다)나, 던지는 단창 필럼의 희생자 밖에 되지 않으니까. 바로 이런 군단들이, 영국 브리튼 섬으로부터, 게르만 땅 깊숙이, 그리고 북아프리카를 유린하고, 머나먼 메소포타미아 깊숙이 진출하여 인류 역사상 최장(最長)의 국가인 ‘로마’를 지탱해 왔던 것이다.



*로마 군단의 진격. 사진출처: www.romansreborn.com



그러나 로마는 어찌 됐던 과거의 나라이며, 로마 군단 역시 과거의 부대다. 그리고 이 글의 제목은 '현존하는 최강의 부대' 따라서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로 얘기를 옮겨보자. 20세기와 21세기, 지금 이 시대에는 어떤 부대가 있나? 어떤 부대가 엘리트 부대인가?



제2차 대전 때의 엘리트 부대



20세기는 전쟁의 시대라 칭한다. 인류사에 있어서 가장 광범위하면서 격렬했던 전쟁이, 2번씩이나 벌어졌기 때문이다. 열강들 모두가 참전했던 제1차 대전이 그것이고, 20년 후, 단지 4개 나라 정도만 빼곤 지구 상 독립국가 대부분이 참전했던(브라질도 나중 연합군에 가담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바로 그 거대한 전쟁 중의 하나다.


현존하는 최고의 부대를 이야기하기 전에, 그때를 헤아려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과연 그때에도 로마의 10군단이나 14군단 같은 부대가 있었을까?


물론 로마 군단은, 여러 가지 면에서 어드벤티지가 있었다. 켈트 족이나 게르만은 키가 크고 힘은 세도, 문화적으로 야만적이었고, 전투기술이나 무기가 몹시 조잡한(?) 편이었다. 따라서 로마군은 자기네의 정교한 진형이나, 무기, 전투 방법 면에서 그들을 충분히 압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세기는 다르다. 두 차례나 벌어진 세계 대전은, 열강이라 칭하는, 내로라하는 문명국끼리의 전쟁이기에, 한쪽이 압도적으로 이기기는 힘들었다. 더구나 참호전이라 하는 갑갑하면서도 비참하기 이를 데 없던 제1차 대전은, 기동을 할 수가 없는 지극히 평면적인 전투라, 뛰어난 부대들이 나타나기 힘들었다. 


조금 들여다봐야, 이제.. 독일의 ‘폭풍 돌격대’ 스투룸 투르퍼(조지 루카스의 영화 '스타워즈'에서 제국군 부대가 이 이름이다. 그러나 할리우드 영화니까 독일어에서 영어로 바꾼 이름 '스톰 트루퍼'다.)가 눈에 띈다고 할까? 


고착된 참호전 상태를 타개할 목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최대 한도의 수류탄과 함께, 당시에는 보기 드문 신무기인 기관단총으로 전원 무장, 연합군 기관총 진지나 화력 거점을 습격하는 엘리트 부대.



*독일의 참전 군인이자 화가인 오토 딕스의 작품 ‘폭풍 부대’ 사진출처: wikimedia.org



그러나 제2차 대전은 달랐다. 프랑스 북쪽의 들판과 구릉이 1차 대전의 주 전쟁터라면, 이 전쟁은 지구 전 지역을 공간으로 해 펼쳐졌으니까. 얼어붙은 북유럽의 바렌츠 해(海)로부터 작열하는 북 아프리카 사하라, 그리고 러시아 광대한 스텝 지역과 발칸 반도의 산악지역이 무대였고, 지구 반대쪽으로 가면 태평양 그 넓은 바다와, 수많은 섬과 섬에서도 전쟁이 벌어졌다.


육상은 물론이고 하늘과 바다에다가, 심지어 바다 밑까지 입체적으로 전쟁이 벌어지던 시대.


따라서 수많은 전쟁터에서 엘리트 부대의 활약이 버어졌으며, 그 활약으로 인해 전설(?)이 생겨나기도 했다. 우선 전투 DNA를 핏 속에 갖고 태어난 듯 한 독일 쪽에, 그런 부대들이 많았다(엘리트들만 들어간다는 U-보트와 스투카 급강하 폭격대 같은 걸 빼고 순전히 지상전 위주로만 하면).


전쟁 초기부터 활약한 모략, 침투 목적의 특수전 부대, 브란덴부르그 사단과 나중엔 군단으로까지 확대된 그로스 도이칠란트, 대(大) 독일 사단, 또 비록 공군 소속이나 지상전 목적의 ‘공중에서 내려오는 사냥꾼’이라는 이름의 팔슈림 야거 낙하산 , 그리고 동부 전선의 그 피를 피로 씻는 가혹한 전쟁터에서 시종일관 터프하게 싸웠던 무장 친위대 소속의 SS 기갑사단과 척탄병 사단들도 엘리트 부대로서 빼놓을 수 없다.



*크레타 섬 낙하 작전 시의 독일 공수부대 그린 데블, 그러나 이 섬은 이들의 공동묘지가 된다. 사진출처 : wikimedia.org



그렇다면 연합군에서는?


역시 공수사단들이 대표 주자다. 미국의 제101 공수 ‘스크리밍 이글’이나, 제82공수 ‘올 아메리칸’이 정강(精强)이었고, 영국에선 모든 유럽 대륙이 나치한테 떨어지고 홀로 남았을 때, 대륙 재 반공을 위해 창설한 ‘코만도’ 부대나, 역시 공수부대로서 붉은색 베레모를 착용하는 붉은 악마 ‘레드 데블’이 단연 엘리트였다.



*노르망디 투하 이틀 후, 나치 깃발을 들고 있는 스크리밍 이글 대원들. 사진출처: wikimedia.org



그렇다면 같은 추축국으로서 싸웠던 일본은? 


육군 제2 보병사단이다.

백병전, 다시 말해 총검을 꽂고 돌격하는 육박 공격으로 유명한 부대. 


그러나 진짜는 따로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최강 부대. 그 부대는 북 아프리카나 노르망디, 아니면 동부전선에서 싸우지 않았다. 태평양이 그들의 전투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엘리트 부대들이 2차 대전 종료와 함께 사라지거나, 축소됐는데도, 이 부대만큼은 지금도 존재하기에, 현존하는 최강의 부대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오래전부터 키워온 우수한 품종이라는 의미의 ‘올드 브리드(Old breed)’ 또는 마크가 푸른색 마름모꼴이라 해 ‘블루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부대.



*미 해병 1사단 마크. 사진출처: thegunnys.us



미 해병 제 1사단이다.

물론 이 사단에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주는 건, 필자 개인의 주관이다.


그래서 이런 의견도 나올 수 있다. 아니 어떻게 전투력을 수치로 매기나?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무슨 ‘전 세계 전투력 측정 대회’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나 이 부대가 수많은 전역에서 어떻게 싸워왔고, 어떻게 적을 물리쳤다는 걸 안다면, 또 그 승리로 인해, 2개의 거대한 전쟁에 어떤 영향력을 주었는지 안다면...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부대로 꼽은 일이, 결코 필자 개인의 주관적 의견만은 아니라는 데 동의하리라 믿는다.


더구나 그중 하나가 어떤 전쟁이었나?

"한국전쟁"이다.


필자는 친미도 반미도 아니다. 미국이 우리를 전폭적으로 도와준 걸 알고, 그들의 피로 인해 대한민국이 살아난 것도 안다. 그러나 백여 년 전 일본이 우리를 병탄할 때, 반가워한 나라가 미국이며(아마 러시아의 남진을 막기 위해서 그랬으리라), 제2차 대전 직후엔 우리 한민족을 (국가조차 세울 능력이 안 되는) 천박한 3류 민족으로 여긴 것도 알며, 38선을 소련과 같이 그은 것도 그들이고, 그 후 우리가 기적적인 발전을 이뤄 내 세계 10위권 정도의 경제국가가 되면서, 달러가 많아지니까, 어수룩한 대한민국 경제 관료들과 국방관계자로부터, 달러를 어마어마하게 챙겨가고 있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우린 저들 군산복합체의 호구가 된 것도 알고...


그러나 분명한 건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1사단 해병대원들의 감투(敢鬪)와 함께 흘린 피가, 일정 부분 밑받침이 되었다는 걸 필자는 결코 부인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제1해병사단은 어떻게 싸워왔나?


어떤 싸움을 하고 어떻게 승리를 했기에, 현존하는 최고의 부대로 필자가 자리매김을 하는가? 


지금부터 그 휘날리는 전력(戰歷)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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