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삶의 변곡점이 몇 차례 찾아온다.
대학 입학, 첫 직업, 결혼, 그리고 아이의 탄생 같은 통과의례들은
삶의 방향을 서서히 바꾸어 놓는다.
그 길은 사람마다 조금 다르지만,
결국 모두가 바라보는 곳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어떤 변화는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의 생을 크게 꺾어 놓기도 한다.
사랑하는 존재의 죽음처럼.
죽음은 실은 누구에게나 예정된 통과의례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우리의 마음이 따라가지 못할 때,
삶은 깊게 금이 간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 나의 형은 마흔아홉에 세상을 떠났다.
여덟 살 많은 그는 나에게
하나님이었고, 아버지였으며, 어머니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다.
2017년 12월 27일,
그는 눈을 영원히 감았다.
그의 마지막 소원은 단 하나였다.
“다가올 봄에 벚꽃을 한 번 더 보고 싶다.”
그토록 소박한 소원을,
그는 끝내 이루지 못했다.
그때 나는 마흔하나였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마지막 나이보다 한 살이 많았다.
그래서 다짐했다.
내가 마흔아홉이 되는 해,
어떤 상황에 있든 다른 삶을 살아보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쉰여덟이 되려면 아직 아홉 해가 남았다.
나는 그 기록을 꼭 넘어설 거라 장담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시간 동안 걸어온 길을 기록하고,
세상의 모든 꽃을 보기 위한
새로운 여행을 떠나려 한다.
지금 내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
서론이 길었다.
그저 떠나고 싶다.
세상을 떠돌며, 모든 꽃을 보기 위해.
Nom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