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 속의 고독
딸의 친구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엄마들과의 모임자리가 점점 더 많아진다.
피하고 싶은 게 진심이지만 현실은 적극적으로 그런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의 친구 무리, 즉 사회성에 엄마가 어쩔 수 없이 나서줘야 하더라.
나는 한부모임을 숨긴다.
이혼, 그리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게 부끄러워서가 아니다.
행여라도 타인이 내 아이를 볼 때 색안경을 끼진 않을지 걱정되어서 그리고 아이가 커가면서 스스로 숨기고 싶을 수도 있는데(어린 맘에) 내가 감히 커밍아웃해 버리는 건 아이에게 못할 짓 같아서 숨긴다.
당연스럽게도,
모임에서 남편, 아이들의 아빠 이야기는 자연스레 나온다.
나는 나의 X와 이상적인 남편이자 아빠인 형부를 섞어 답한다.
그리고 늘 허무하다.
그런 자리를 파하고 아이와 집에 돌아오는 길엔 늘 마음이 무겁다. 답답하다.
내 잘못이 아닌데 아이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에 괴롭다.
늘 그렇기에, 군중 속의 고독감이 꽤나 아프기에 피하고 싶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
가면을 쓰고 척을 해야 한다.
아이를 내 거짓말의 공범으로 만드는 아주 불쾌한 죄책감에 시달려야 한다.
앞으론 더 그럴 것이다. 그럴 것 같다.
아무도 없는 곳, 누구도 우리를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다.
…
내가 더 단단해지는 방법뿐이겠지.
잠든 아이를 보며 미안하다 되뇐다.
미안한 엄마임을 티 낼 수는 없기에 잠든 아이에게 입맞춤으로 사과를 한다.
딸. 엄마가 다 미안해.
내일은 한걸음 더 단단한 엄마가 되는 하루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