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는 너야

#2. 꿈을 통해 보내는 fare well letters

by 햇살을 닮은 소녀

그러던 어느 날,

불안감으로 가득한 밤을 무거워진 눈꺼풀로 덮으면 나는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 있었다. 꿈을 꾸고 있는 대여섯 시간 동안 나는 과거의 순간을 그 시간의 내가 되어 살게 된다. 꿈속에서 보이는 과거의 나는 현재 내 의지대로 말을 하고 행동할 수 있다. 잠든 사이 내가 어느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알 수 없었으나 과거의 중요한 인물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침을 흔드는 알람소리, 깨어나면 다시 익숙한 침대 위 남편과 함께다.

나는 이 시간을 적극 활용하기로 한다. 비록 꿈에서라도 과거로 돌아가 전 남자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면, 그들에게 전하자. 어렸기에 내 감정에만 휩싸여 섣불리 상처를 주었다면, 내 인생의 남주라 생각했던 소중했던 사람들에게 그때 못한 말이 있다면 말해야지.

난임으로 인한 불면의 밤이 선사한 꿈을 통해

내 인생의 서브남들에게 따뜻한 안부인사와 함께 온전한 이별인사를 전하고 오겠다. 나에게는 며칠 전, 고작 몇 시간 전의 꿈이지만, 누군가에겐 이미 잊혀진 과거가 되었을 그 꿈의 이야기를 글로 써본다.


연애는 끝나고 감정은 남지 않았지만 한 번쯤은, 삶이 팍팍한 어느 날 치기 어린 순수함을 회상해 주길 바라며. 그리고 그것이 당신 안에는 로맨스가 있(었) 음을 일깨우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그대의 뜨거운 낭만의 온도를 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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