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마냥 텅 비어 버린 부동산 업자
죽음을 판매하는 납골당 직원
한 군데 정착하지 못하는 노점상.
항상 프레임 가장자리로 밀려나고
그 안에 갇히고
식사할 때조차 허용되는 공간은 좁디좁을 뿐이고
방해물들이 수없이 그 앞을 가로막는다.
수신되지 못하는 전화벨
누구를 향하는지 모르는 경적
볼링핀 없는 맨벽에 굴러가는 볼링공
전해지지 못하는 마음
상대방 없는 키스.
셋은 한 프레임에 들어오는 것을 강박적으로 피한다.
같이 등장할 때에도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더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프레임 바깥으로 줄행랑친다.
납골당 직원과 노점상은 함께 식사를 하지만 둘 중 하나는 사실 동성애자다.
납골당 직원은 노점상에게 다가가고
곧이어 노점상은 부동산 업자에게 떠나가고
다음날 부동산 업자는 남몰래 집을 나서고
빈 자리를 납골당 직원이 채우려 하지만
노점상은 그걸 모른다.
이 기묘한 관계에서 마음 속 구멍을 채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받아 줄 핀이 없으니 공이 벽에 들이박아 부서지지 않을 도리가 있겠느냐고.
어떻게 그 속살이나마 헤집어 얼굴에 부여잡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그러니까 이건,
어디서 흘러왔는지 모르는 우리가
섞이지 못하고 부유하다가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다시 우울 속으로 침잠해 가버리는 그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