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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글희 Oct 28. 2019

뉴스를 상품으로 보기

뉴스 생존방법 찾기 x.x

크로아티아에 10일 정도 가족여행을 가 있으면서 발견한 사실은 아빠가 엄청나게 열렬한 뉴스 소비자라는 것이었다. 물론 아빠는 집에서 아침, 저녁으로 뉴스를 틀어놓으며 자기 전에도 뉴스를 보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여행에 나와서도 폰으로 열심히 뉴스를 보고, follow up 하는 걸 보면서 강하게 깨달았다.

그리고 그는 언니와 나에게 견해를 묻기도 했다. 조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며, 나라가 잘 가고 있는 것 같냐며 물음을 던졌다. 그에 언니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는 "아빠 일도 아닌데 왜 그렇게 스트레스받으면서 뉴스를 봐? 나처럼 소설책을 읽어."하고 응수했다. 아빠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뉴스를 소비하는 것을 언니는 이해하지 못했다. 이렇듯이 세대 간 뉴스 소비 행태는 확연하게 다르다. 누구는 시민들이 '사회적인 것'을 소비하지 않는 원인은 경기침체로 인한 사회적 관심이 없어져서라고 할 수 있다. 누구는 언니의 태도를 두고 탈정치라며 비판을 할 수도 있다. 그러한 분석도 의미 있고 즐겁지만 내가 더 관심 있는 건  "그렇다면 뉴스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혹은 더 확장해서 어떤 콘텐츠가 가능할까?"에 대한 생각이었다. 생산자의 관점에서! 
(비단 뉴스뿐 아니라 사회적인 이야기들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1) 뉴스의 가치를 사회적인 것, 의무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정보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언론계나 방송계에 관심이 있고 사회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 열렬한 소비자는 아니지만 이따금 뉴스를 보긴 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올라온 뉴스를 그래도 보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근래 일상이 바빠지고 사회적인 이슈의 소용돌이에서 한 걸음 물러서고 나니 이전보다 뉴스 소비가 확연히 준 것을 느낀다. 상황이 변하니 꼭 마치 다수의 사람처럼 소비하게 된 것이다.
이대로라면 내 업계 소식이 아닌 경우를 제외하면 뉴스를 안 보고 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는 뉴스가 가지는 사회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었기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뉴스가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못했다. 물론 뉴스는 사회적 가치를 갖는다. 하지만 그러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하나의 정보 값 중 하나일 뿐이다. 음식 레시피와 뉴스를 저울에 달아본다면 뉴스의 무게가 더 무겁지 않고 같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질문을 고쳐야 한다.
내가 비교적 함몰되어 있던 사회적 가치에서 벗어나서 뉴스라는 '정보'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로.
어떤 정보가 매력적인지로.

물론 다수의 사람이 뉴스를 '봐야 한다'는 의무감을 매우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기에 이에 호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무감을 더 촉발시키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 정보가 왜 가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한다.  

(2) 제도정치에 대한 이야기 외에는 할 이야기가 더 없는지 고민해보자   
제도정치는 뉴스산업에서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이야깃거리다.
하지만 제도정치를 "내 이야기"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젊은 세대로 올수록 줄어든다.
정치, 사회에 관심 많은 이들은 물론 여전히 있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정치 관심 행태와는 다르다.  

내 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이슈들 - 예를 들면 공기업 학력 블라인드제-에 대한 관심,
꼰대, 갑질 등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살고 있는 이슈들에
조국 이슈보다는 더 많은 관심을 할애하고 있다.
(조국 이슈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래서 조국 사퇴, 그래도 조국 찬성과 같은 제도정치식 사고를 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내가 심판자라고 느끼지도 않고, 커다란 효용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과 관련된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전 세대와 제도정치에 대한 관심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하는 질문을 묻는 게 다수다.
(정말로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혹은 왜 관련 있는지를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는 무엇인지, 제도정치 영역만이 거의 가득 찬 신문 세상 속에 어떤 정보를
의미 있게 받아들일지를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 제도정치 외에도 우리의 삶을 가까이에서 구성하고 있는, 더 가깝고 만져지는 듯한 사회면의 이야기가 더 많아지는 게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다. 정치뉴스보다 추석이란 무엇인가 칼럼이 흥행했던 것처럼, 여성 혐오 관련 이슈들이 더 많이 읽히는 것처럼.
(제도정치 관련 이야기가 가치가 없다는 게 아니라! 소비자에게 충분하게 효용 감을 줄 수 있는 다른 정보도 고려해보자는 것)

혹은 지역신문이나 업계 신문이 하고 있는 것처럼 타깃의 범위를 좁히고 타깃이 원하는 이야기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아직 산업에 종사하고 있지는 않기에 재밌는 실험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한다.

그래도 예전보다 더 뉴스를 하나의 상품으로써 잘 이해해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 ,, 이자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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